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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지산동 소재 전원주택을 찾았다. 주변에는 창고형 건물이 군데군데 있지만, 마을 안쪽에는 하나둘씩 전원주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 중 이미 입주를 끝낸 집도 있지만 푸른 잔디도, 화려한 꽃도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볼 때 전원주택이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밝고 화사한 쌍둥이 집 한 쌍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건축주 김종길(39세) 씨와 부인 조은주(36세) 씨 그리고 초등학교 1, 2학년인 두 아들 태효와 민후가 살고 있는 집이다. 입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새 집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제 막 전원생활을 시작한 젊은 집주인을 닮아서인지 풋풋한 생기가 묻어난다.

여유로운 전원의 삶을 찾아
"아파트 생활은 편리하지만 답답했어요. 특히 아이들이 자유롭지 못한 점이 그랬습니다. 좀 뛰거나 물건을 떨어뜨리면 아래층에서 바로 뭐라고 했으니까요. 그래서 같은 아파트 동으로 이사를 한 적도 있어요. 이제 그럴 일이 없어 너무 기분이 좋아요."

안주인 조은주 씨의 말이다. 건축주 가족은 10년 동안 아파트에서 전세 살면서 쌓인 게 많다. 아파트 생활이 순탄치 않았던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내 집, 그것도 전원주택을 마련했으니 그 기쁨이야 짐작하고도 남는다.

건축주는 평소 대안학교에 관심이 많았다. 몇몇 뜻 맞는 사람끼리 대안학교를 만들려고 했을 정도다. 그 일이 뜻대로 안 되자, 답답한 학교생활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집에서라도 자유롭게 해주려고 전원생활을 택한 것이다.

건축주는 전원행을 결정하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겼다. 2003년 11월 부지를 구입, 그해 12월 말 착공하여 3월 31일 입주하기까지 모든 일이 일사천리였다. 그 과정을 볼 때 얼마나 아파트를 벗어나고 싶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일을 빨리 진행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이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평당 80만 원 주고 구입한 부지의 지대가 워낙 낮았던 것이다. 그래서 성토(盛土)를 해야만 했는데 여기에 들어간 흙의 양이 자그마치 덤프트럭으로 400차였다고.

아직도 비만 오면 부지가 내려앉아 주말에는 흙을 퍼다 메꾸는 게 일이란다. 이러한 부지가 제대로 자리잡기까지는 대략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공사기간은 3개월 정도 걸렸다. 12월 말부터 시작한 겨울공사였지만 건식공법인 목구조에다 설계 변경도 없었기에 비교적 짧은 기간에 소화할 수 있었다.

사전에 집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을 시간이 없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지만 다행히 전문가를 만나 일을 매끄럽게 진행했다.

효율적인 공간활용 시원스런 집
이 집은 총 면적 52평의 2층 목조주택으로 1층은 32평, 2층은 20평이다. 시멘트 하디사이딩으로 외벽을 마감해 분위기를 깔끔하게 연출했다.

지붕에는 검붉은 이중 그림자싱글을 얹어 전원주택의 멋을 한층 더했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현관문 주위는 인조석(매직스톤)을 붙였다.

이외에도 전면창 앞으로 널찍하게 펼쳐 놓은 덱(Deck)에서는 전원주택의 운치가 묻어난다.

이 같은 멋스러움은 실내 구조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우선 가족 공용공간인 1층 거실을 2층까지 오픈시킴으로써 전원에서의 여유로움을 강조했다.

1층에는 부부 공간을, 2층에는 아이들과 손님공간을 배치했다. 설계에 있어 활용성을 염두에 두고 독립성과 연결성을 적절히 조화시킨 것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계단실과 마주하게 된다. 계단 밑 자투리공간에는 다용도실을 내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이곳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서재와 침실, 우측에는 거실과 주방을 배치했다. 일단 동남향의 이점을 살려 거실에는 천장을 높이고 전면창을 내어 빛을 최대한으로 끌어들였다.

벽은 흰색 천연 페인트로, 천장은 루바로 마감했으며 가구는 최대한 줄여 시원스레 꾸몄다.

주부의 활동 반경을 고려하여 주방을 넓게 냈으며 그 옆으로 다용도실을 마련함으로써 동선을 줄였다.

부부침실은 독립성을 강조, 서재를 거쳐 들어가도록 했으며 별도의 드레스룸과 욕실을 배치하였다. 또한 각 방에는 공간 활용도를 염두에 두고 붙박이장은 설치했다.

이외에도 모든 연결공간의 문턱을 없애 청소와 이동에 있어 편리성을 가미시킨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2층은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배치하다 보니 다소 평이한 듯하다. 2개의 방은 계단을 통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시켰으며 별도의 욕실을 갖춰 독립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했다.

가족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며
“이곳에 살면서 무엇보다 아이들과 싸울 일이 없어서 좋아요. 아파트에서는 뛰지 마, 일찍 자, 이 시간엔 피아노 치면 안 돼, 뭐 떨어뜨리지마 등등 아이들에게 ‘∼하지 마라’는 얘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해야 했다는데 그럴 일이 없으니까 저도 좋고 아이들도 너무 좋아해요.”

아파트에서 살 때는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몰랐는데 여기에서는 거리가 멀어도 서로 인사하고 먹을 것도 나눠 먹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몸은 더 바쁘다.

평택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건축주는 아파트에서 살 때는 8시 30분 정도에 일어났는데 여기로 오면서 5시에 일어난다고. 아직 집안 정리가 덜 됐기 때문이다.

정원가꾸기, 텃밭에 물주기 등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여유롭다며 좋아한다.

건축주는 가족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는 뜻에서 집에 이름을 붙였다. ‘건강한 집’이 그것이다. 옆의 집은 ‘SMilE house’로 지었다. 모양도 크기도 똑같게 두 채의 집을 지은 이유는 재테크를 위한 목적이다.

건축주가 2년 후에 외국으로 공부하러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기에 그때 안주인과 아이들의 생활비라도 조달하기 위해 한 채를 더 지은 것이다. 현재 여기엔 미국인 부부가 월 240만 원에 살고 있다.

건축주의 네 가족은 이곳에서 모든 생활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공기 맑고 조용한 이곳에 둥지를 튼 지 두어 달 남짓하기에 전원생활은 다소 서툴지만 그래도 생기는 넘쳐나고 있다.

■ 글|박창배 기자·사진|조영옥 기자

■ 인터뷰
강대영 <하얀울타리목조주택 기술부장>

“일을 할 때 종종 많은 사람이 구경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돌아갈 때 ‘우리 집도 이렇게 지어 주세요’ 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설계·시공사인 하얀울타리목조주택 기술부장 강대영(29세) 씨. 그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건축일을 시작했기에 나이에 비해 경력은 꽤 있는 편이다. 남자들 대부분이 그렇듯 그 또한 일에 있어 남에게 인정을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고 의욕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건축일이 너무 재미있고 적성에도 맞는다고.

이번 일을 하면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 그래도 돌이켜본다면 외장이나 색상 등을 선택하는 데 있어 건축주가 너무 고르다 보니 시간이 지체돼 좀 애가 탔었다고. 그리고 건축주가 거실 천장이 너무 높다며 좀 낮춰 달라고 주문했는데, 강 씨가 보기엔 낮추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것 같아 건축주를 끝까지 설득시켰다고.

당시에는 ‘건축주가 원하는 대로 해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건대 그 때 고집을 꺾지 않고 건축주를 설득시키길 잘한 것 같다고 한다. 건축주는 지금 아주 마음에 들어한다.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평택시 지산동
·건축구조 : 목조주택
·건축평수 : 총 면적 53평. 1층 - 35평, 2층 - 18평
·대지면적 : 445평(1동 200평, 2동 175평)
·내부마감 : 실크벽지+온돌마루
·지붕마감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외부마감 : 시멘트 사이딩+인조석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난방시설 : 가스보일러
·바닥마감 : 온돌마루
·건 축 비 : 약 7억 원 (평당 330만 원)
·시공기간 : 2003년 12월 말∼2004년 3월 말

■ 시공 : (주)하얀울타리 목조주택(033-744-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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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공간 시야가 넓은, 평택 53평 2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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