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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내 풀풀 나는 시골살이가 그리워 풍요와 빈곤이 아우성치는 도시를 떠나,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온 이가 있다. 로아차(露芽茶)를 운영하는 신재남 씨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사라호 이후 최대라는 매미가 쓸고 간 자리를 추스르며 1년 가까운 기간을 바쳐 손수 집을 지었다. 그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가며 모은 자료를 소개한다. 정성들여 찍은 사진과 재치 넘치는 짤막한 설명을 읽어보면 ‘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글 신재남<로아차 대표. www.loacha.com>

# 전병통용 나무 자르기

1. 자를 나무에 줄 걸기
먼저 자를 나무를 선정해서 넘어지는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큰 나무는 트럭 뒤에 줄을 매달아 잡아당기며 자른다. 아무 나무나 함부로 자를 수 없고 반드시 벌목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번 경우는 아래쪽에 있는 집을 덮칠 위험이 있어 허가를 받고 잘랐다.

2. 자를 나무의 주변 정리
자를 나무의 주변을 낫을 이용해 먼저 정리한다.

3. 나무 자르기-하나
넘어질 방향으로 흠집 내기. 나무를 자르는 분은 올해 71세인 강삼준 옹이다. 50여 년 넘게 나무를 잘라왔다. 하동군 최고의 나무꾼으로 아직도 노익장을 발휘하며 활발히 활동한다.

4. 나무 자르기-둘
이렇게 주택가의 큰 나무를 자르는 일은 특별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 만일 나무를 자르다 실수하여 집을 덮치기라도 하면 모든 책임을 나무 자르는 사람이 져야 한다.

5. 나무 자르기-셋
긴장의 순간! 자르는 사람도, 줄을 당기는 사람(차)도, 옆에서 구경하는 구경꾼도 모두 조마조마하다.

6. 나무 자르기-넷
무사히 나무를 잘라 다행이다. 사진만으로는 얼마나 큰지 실감이 안 난다.

7. 이렇게 클 수가
밑동의 직경이 60센티미터가 넘는다. 이것을 잘 다듬어 전병통을 만들려고 특별히 부탁드렸다.

8. 크기에 맞게 자르기
운반을 위해 크기에 맞추어 자르고 있다. 두 개 정도 만들 요량으로 조금 넉넉히 잘랐다.

9. 차에 싣기
크기와 무게 때문에 차에 싣는 것도 경험과 요령이 필요하다. 만일 싣다가 트럭 아래로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라 조심조심…….

10. 잘생긴 전병통용 나무
옮겨 놓고 보니 더 좋아 보인다. 이런 거 하나씩 제 손으로 준비해 가는 재미는 말로는 표현 못한다.

11. 가운데 올려놓은 게 바로 전병통
가운데 홈을 파 서까래를 거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전병통이다. 지을 집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기둥이 없다는 건데 전병통이 기둥 역할을 대신한다.(사진은 흙집연구소에서 교육받으며 지은 집의 샘플 사진)

# 벽체용 나무 벌목하기

1. 아, 따가워
나무를 자르며 튄 톱밥이 가렵고 따가워 비비는데 그걸 찰칵. 멀리 보이는 마을이 밤골이다. 현재 짓고 있는 집은 마을 뒤의 길 너머에 있다.

2. 자른 나무 가지치기-하나
자른 나무는 가지를 자르고 몸통을 절단해 운반하기 쉽도록 한다.

3. 자른 나무 가지치기-둘
나무 하나를 자르고 나면 뒤처리 할 게 꽤 많다. 이렇게 절단된 가지도 꽤 많이 나온다.

4. 나무에 낀 톱
얇다고 만만히 보았다가 이렇게 톱이 끼고 만다. 특히 가지치다가 나무 사이에 자주 끼는데, 이럴 때는 옆의 가지를 손톱으로 자른다. 그러면 물고 있던 나무가 헐거워져 기계톱이 빠진다.

5. 자른 솔가지 정리
자른 솔가지는 다음 작업을 위해 한군데에 가지런히 모아 둔다. 이렇게 모아 둔 솔가지는 올겨울 요긴한 땔감으로 사용된다. 시골엔 아직도 군불을 때서 난방도 하고 나물도 삶고 한다.

6. 보기 좋게 정리된 솔가지
몇 그루 잘랐는데 솔가지가 이렇게나 많이 나왔다. 이 일이 끝나면 산에 아무렇게나 흩어진 나무들을 아래로 끌어내려 옮기기 좋게 절단하고 트럭으로 날라야 한다.

# 건물 기초 쌓기
1. 기초 놓을 자리 표시-하나
집 지을 땅의 기반이 너무 약해 약간 욕심을 부렸다. 집이 앉을 자리 바깥쪽에 폭과 깊이를 각각 1미터 정도 파고 돌로 채우기로 했다. 물빠짐도 좋고 기초도 튼튼해 일석이조의 효과 만점!

2. 기초 놓을 자리 표시-둘
우선 집이 앉을 자리의 중심을 잡고 평면도 그리듯이 땅에 집 모양을 그리고 있다.

3. 래커로 표시
땅에는 잘 보이라고 붉은색 래커를 이용해 그어 놓은 선을 따라 표시한다.

4. 전체가 표시된 집터
붉은색으로 모두 표시되었다. 이제 포크레인으로 이 선을 따라 파면 된다.

5. 모양대로 파기
사람이 이렇게 판다면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겠지만 포크레인으로 하니 이틀 걸렸다. 참고로 02형(캐터필러가 달린 소형 포클레인)으로 작업했다.

6. 돌 채우기-하나
15톤 덤프트럭이 현장까지 못 올라와, 5톤 덤프트럭으로 열 대분의 돌을 비싸게 구했는데 터무니없이 모자라 다시 여덟 대 분량이나 더 샀다.
9. 다지기
돌을 어느 정도 채우고는 자갈과 모래를 깔고 포크레인으로 다지고 있다. 터만 단단했다면 이런 일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0. 단쌓기-하나
돌을 채우기 전에 미리 골라 놓은 큰 돌로 집이 앉을 자리를 높이고 있다. 처음엔 한 50센티미터 정도 높이려 했는데, 결국 30센티미터 정도 높이는 데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11. 단쌓기-둘
밖은 미리 돌로 쌓고 안쪽은 자갈과 모래를 넣고, 그 위는 터를 팔 때 나온 흙으로 돋우기를 한다. 집터 오른쪽은 창고 겸 작업장이다.

12. 완성된 집터
드디어 집터가 완성되었다. 왼쪽의 길쭉한 모양이 집이 앉을 자리, 오른쪽은 창고가 앉을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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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 따라 짓기②] 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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