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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이용주 씨의 정원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로 독특한 느낌을 연출했다. 삼각형 프레임 안에 담긴 각종 채소는 화초처럼 풍성하게 자라 텃밭에서 보는 것과 달리 개성 있는 분위기를 뽐낸다. 여름을 맞아 더욱 푸르게 자란 채소는 그 자리에서 뜯어 바로 먹을 정도로 건강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싱그러운 에너지가 전해진다.
 
·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취재 협조  남해 원예예술촌 055-867-4702 www.housengarden.net

한낮의 햇빛을 받아 화사해 보이는 주택과 화초들

고향이 강원도인 이용주 씨는 조경 관련 사업을 하던 평범한 가장이었다. 해오던 일 자체가 정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자연스레 원예에 관심이 깊어졌고 남해에 원예예술촌이 들어서면서 사업을 접고 내려와 정착했다. 아무 연고도 없이 가족과 떨어져 혈혈단신 내려와 2년간 지냈을 정도로 남해의 매력에 푹 빠진 그다.
 
처음에 남해는 기후도 따듯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웠지만 터를 잡은 곳의 면적은 좁았고 약간의 경사가 있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난감했다고 한다. "땅이 좁아서 정원 디자인할 때 주변 분들과 의견을 자주 나눴습니다. 그러다 채소정원으로 꾸며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텃밭을 정원에 접목하는 느낌으로요. 단조롭지 않은 모양으로 꾸미면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고 화초로 꾸민 보통의 정원과 차별화할 수도 있어 좋고요."

깔끔하게 정리된 진입로

눈과 입이 즐거운 채소정원
울긋불긋 꽃들이 만개한 진입로를 지나면 하얗고 아담한 집이 눈에 들어오고, 그 앞으로 여러 채소가 푸르고 생기롭게 자란다. 채소를 삼각형 프레임 안에 종류별로 구분해 놓았다. 땅이 좁다 보니 일반 텃밭처럼 네모 반듯한 모양보다 작은 크기의 프레임을 만들어 좁은 공간도 충분히 활용하도록 고안했다.
 
"삼각형 프레임은 어떻게 하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한 프레임마다 각각 비슷한 채소를 심어 관리하기도 쉽고 깔끔히 잘 정리돼 보이죠."
 
정원에는 열무, 배추, 부추, 상추, 딸기, 그 외 각종 쌈 채소 등을 심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고 많이 키우는 대표 채소들이다. 농약을 치지 않아 구멍이 송송 뚫린 배추 잎도, 열무에서 핀 앙증맞은 꽃도 이곳에선 하나도 버릴 것 없는 구경거리다.

크고 작은 삼각형 프레임 안에 갖가지 채소를 심에 가꾸고 있다.

한쪽에 자리한 우물 조형물이 시골 마을 분위기를 더한다.
강렬한 핫핑크 컬러의 체리세이지 / 키우기 손쉬운 지피식물 아주가 / 관상용으로 식재 한 꽃양배추

소박하고 개성 있는 정원이다. 
  
"편안한 시골 마을 분위기를 내고 싶었습니다. 친숙한 채소들도 이렇게 키우니 색달라 보이지 않나요? 채소를 전부 유기농으로 재배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따 먹어도 안심이고요."
  
유기농법으로 키우는 채소라서 따로 약을 치진 않지만 해충이 심할 땐 목초액을 희석해 농약 대신 사용한다. 쌈 채소는 필요할 때마다 뽑아 먹고 시금치는 11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먹을 수 있어 추운 겨울에도 채소 걱정 없단다. 
  
"비록 겉보기엔 구멍도 좀 나고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공들여 기른 청정 채소니까 맛도 더 좋게 느껴지고 아이들에게 현장 학습도 시켜 줄 수 있어 일거양득입니다. 보통 아이들은 양배추 꽃을 잘 모르거든요."
  
채소 주위엔 낮은 높이의 황금 측백과 아주가, 디모르포테카, 체리세이지 등 컬러풀한 화초를 심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정원에 알록달록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바닥엔 잔디가 아닌 자갈을 깔아 깔끔하게 관리하는데 예전에 심은 잔디도 지금은 다 들어내고 있다. 거의 매일같이 잡초를 뽑지 않으면 오히려 지저분해 보일 수 있어 자갈을 깔았는데, 정원은 가꾸고 싶지만 잔디 관리에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집과 정원의 정면

유럽 시골 마을 분위기의 진입로

이용주 씨는 손끝이 야무지다. 정원에 설치한 우물 조형물도 직접 구상해 만들었고 웬만한 정원 일은 혼자서도 뚝딱 해낸다. 햇볕이 쨍쨍한 한낮에도 원예예술촌 곳곳을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바삐 움직이는 그는 처음 남해에 내려왔을 땐 더 넓은 땅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지만 지금은 이 정도로 만족한단다.
 
"막연하게 꽃과 풀이 좋아 내려온 곳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은 정원을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정원이 커지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워낙 정원 가꾸는 걸 좋아해서 할 일만 잔뜩 만들었을 테니까요"라고 말하며 빠르게 잡초를 뽑는 모습은 이미 베테랑의 손놀림이다.

각종 꽃과 나무가 색감 좋게 자리 잡았다
그는 아이들이 와서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는 공간을 만든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박한 채소와 꽃이 푸근한 인사를 건네는 정원이 꼭 주인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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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러운 채소들이 가득한 남해 원예예술촌 알핀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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