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작지 않은 중정과 함께 외부 자연 경관이 잘 보이면서 외부시선을 차단시켜 달라는 건축주의 요구 사항을 이탈리아 건축에서 해결 방법을 찾았다. 필자가 찾은 방식은 벽을 벽답게 만드는 일이었다. 벽을 통해 외부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집의 전체적인 형태와 장소를 규정하고, 벽 일부에서는 외부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글 박민용 건축사
사진 김재경 작가, 백홍기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남동구 서창남순환로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281.80㎡(85.24평)
건축면적 135.64㎡(41.03평)
건폐율 48.13%
연면적
194.58㎡(58.86평)
1층 132.48㎡(40.07평),
2층 97.85㎡(29.59평),
다락 98.21㎡(29.70평)
용적률 69.05%
설계기간 2017년 7월~2018년 6월
공사기간 2018년 8월~2019년 2월
토목공사 유형 L형 옹벽
토목공사 비용 2770만 원
건축비용 5억 4700만 원 (3.3㎡당 580만 원, 설계비 감리비 제외)
설계 박민용(나오이플러스파트너스) 02-579-1835 www.naoipartners.com
시공 건축주 직영(서태원 소장)
건축주가 요구한 가장 중요한 사항은 3가지였다. 너무 작지 않은 중정과 함께 외부 자연 경관이 잘 보이면서 외부시선을 차단시켜 달라는 것. 단순한 요구 사항이지만 도시에 위치한 단독주택에서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건축에서 그 해결 방법을 찾았다.
이탈리아 건축은 기본에 매우 충실하다. 건물을 구성하는 벽, 기둥, 지붕이 각각 명확하게 구분되면서 조화를 이룬다. 필자가 찾은 방식은 벽을 벽답게 만드는 일이었다. 벽을 통해 외부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집의 전체적인 형태와 장소를 규정하고, 벽 일부에서는 외부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건축주가 두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실내 차고가 있기를 바랐다. 차고 때문에 1층 실내 공간과 중정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도 건축주가 원했기 때문에 최적의 대안을 찾아야 했다.
정면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마주하는 배치
직사각형의 대지는 경사진 도로와 면하는 동시에 배수지가 있는 숲이 우거진 낮은 산과 정면을 마주하고 있다. 비록 높은 산은 아니지만 숲이 우거지기 때문에 집으로 푸름을 담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이러한 주변 상황을 고려해 집 이름을 ‘청함재’(푸를 청, 머금을 함, 집 재)로 건축주와 함께 정했다.
주택 배치를 위해 양 옆에 있는 필지 사이에 위치한 직사각형의 대지 상황을 면밀히 파악했다. 한 쪽은 이미 건물이 지어져 있고 다른 쪽은 빈 땅이었다. 비어있는 곳으로 경관이 좋았지만 추후 건물이 들어설 거라는 생각에 정면에 집중하기로 했다. 당장 비어있다고 해서 그곳을 빈 공간으로 보면 안 된다. 건축가들이 종종 하는 실수 중 하나다.
이탈리아 건축은 설계를 진행할 때 큰 범위에서 작은 범위로 진행한다. 다시 말해 도시에서 시작해 집 내외부 공간으로 고민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비어있는 땅이 앞으로 어떻게 채워질지,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도시 분석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집의 배치는 땅의 모양을 최대한 따르면서 중정을 가지는 동시에 정면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마주하는 배치로 결정했다.
평면의 공통적인 계획은 중정을 포함한 외부공간과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이었다. 1층은 차고와 함께 좋은 평면을 고민해야 했고, 주방과 거실이 중정과 관계를 잘 가지는 것이었다. 2층에는 서재와 안방이 있는데 각각 외부 테라스와 면하고 있다. 벽으로 이미 시야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각 방에는 큰 창문을 계획할 수 있었고 이러한 이유로 외부 공간과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2층 패밀리 룸은 건축주가 책도 보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공간이기에 남향의 햇빛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계획했다. 다락은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맞춰서 계획했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벽 - 그레이토석, 스타코플렉스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벽 - 실크벽지
바닥 - 강마루, 타일
단열재
지붕 - 경질우레탄 150mm
벽(외단열) - 비드법 125mm 가등급
벽(내단열) - 열 반사 단열재 6mm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난간 - 철제 난간+원목 손스침
창호 진공유리(이건창호)
현관 기성 현관문
조명 비츠조명, 르위켄
주방기구 네오키친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대림
난방기구 대성 셀틱
화이트 배경에 자연환경 담을 수 있는 공간
어떠한 건물이든 그 건물이 속한 장소를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단독주택을 보면 장소와 상관없이 유행을 따라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건물은 그 장소가 아닌 다른 장소에 옮겨도 상관이 없게 된다. 하지만 하나의 건축물이 도시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자신이 위치한 장소와 주변 상황을 충분히 건물 자체로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에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설계에 반영했다.
내부 전체 분위기는 화이트 배경에 포인트만 주려고 했다. 건축주가 원래 사용하던 가구들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하려고 했기에 나무 느낌이 나는 부분들이 많은 편이다. 건축주는 TV가 없는 거실을 원했기 때문에 1층 거실부터 주방을 하나의 공간으로 계획했고 가구 배치를 통해 추후에 다양한 공간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안했다.
1층 거실과 주방은 중정과 바로 면하면서 정면의 자연환경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손님방은 손님 방문 시 조용히 쉴 수 있도록 제일 안쪽에 배치했다. 2층 거실은 기존 사용하던 긴 책상을 고려해 계획했고 공간의 분위기에 잘 맞는 계단 난간도 함께 고민했다. 2층 방에 사용하던 TV를 놓았고, 이 방에서는 자연환경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큰 창문을 설치했다. 창문 너머에는 벽돌 벽으로 일부 가려진 외부테라스가 위치해 있다. 그리고 두 아들 부부가 방문할 경우를 고려해 방에 별도의 화장실을 두었다.
2층 안방에서는 잠만 잘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에 걸맞은 최소한의 공간과 독립된 드레스 룸, 전용 화장실이 계획됐다. 안방에 있는 커다란 창을 통해서 외부 테라스를 볼 수 있고 테라스를 넘어서는 정면에 위치한 산이 보인다. 벽돌 벽 때문에 안방에도 시원하게 큰 창을 낼 수 있었다. 다락은 건축주가 조용하게 사색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거나 많은 손님들이 올 때 앉아서 수다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그러한 공간으로 계획하다 보니 꽤 넓은 편이고 이 곳에서도 외부 자연환경과 테라스를 바라볼 수 있다.
이탈리아 건축의 특징은 기존에 없던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원래 우리가 사용하던 것 또는 알고 있는 것들을 지금 시대에 맞게 새롭게 재구성한다. 실제로 건축에서 디자인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직역하면 ‘새롭게 재구성한다’는 말을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집에서는 벽이 제일 중요한 건축 요소이고 그래서 지붕이 벽 안쪽에 숨겨진 느낌을 준다. 우리는 유행과 화려함에 너무 많이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해서 논의 할 때면 결국에는 자연스럽고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많이 이야기 한다. 그러한 건축을 하는 것이 필자의 목표이자 건축가로서 가고자 하는 길이다.
박민용(Naoi+Partners 파트너 건축가)
박민용 건축가는 2011년 단국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했고, 2012년부터 이손건축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다. 2015년에 밀라노 공대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7년 이탈리아 공인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8년 이후 Naoi+Partners 파트너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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