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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장흥국민관광지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카페가 많아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이와 더불어 장흥을 대표하는 토털 야외미술관, 놀이공원 두리랜드와 밤나무숲 공원 등이 있어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피자성 효인방’의 정복모 사장은 가족단위의 손님들을 위한 메뉴를 개발하고, 추억이 깃든 실내 분위기를 가꾸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 사장은 민속박물관인 청암민속박물관의 관장을 겸하고 있다. 정 사장이 직접 수집한 옛 생활용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청암민속박물관’은 피자를 먹는 즐거움 외에 또 다른 선물을 주고 있다.

빨강, 초록의 알록달록한 테이블과 화려한 조명, 먹음직스러운 과일과 갖가지 피자 토핑이 한쪽 벽면 가득히 그려진 모습. 이러한 실내 인테리어 분위기는 대형 피자 체인점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전원 속의 푸른 나무 그늘 아래서 까까머리에 검정 교복을 입었던 때를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며 피자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국민관광지 입구에 위치한 ‘피자성 효인방’은 언뜻 보면 고풍스러운 외관과 실내 풍경이 한식당이나 전통 찻집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지만, 피자성 효인방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피자를 파는 곳이다.

피자를 먹기 위해 이곳에 들어온 손님들은 이 같은 실내 분위기에 조금 낯설어 할 수도 있지만, 동양과 서양을 조화시킨 ‘퓨전 스타일’이 생긴 것처럼 한국식 피자집을 만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는지, 맛있게 피자를 먹고 있는 진행자와 정복모 사장의 사진을 시작으로 카페 내부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오래된 한옥의 대문으로 만든 테이블, 까까머리에 검은색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나란히 서서 웃고 있는 학생들 사진, 한옥의 창틀 등은 여느 피자집과 다른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키워드 역할을 한다.

농가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태어나
피자성 효인방은 입구부터 한국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맷돌로 들어오고 나가는 출입구를 마련해 동그라미 모양의 돌을 보고 걷는 재미를 주었고, 지붕 위에는 여러 가지 동물인형이 초록색 나무와 어울려 있다. 입구 왼편에는 1000여 개의 맷돌로 쌓은 돌탑과 하르방 등이 자리하고 있어 작은 민속촌에 들어온 듯 색다른 느낌이 든다.

40여 평의 실내는 목재 테이블과 의자와 전체적인 통일감을 주기 위해 목재로 마감했다. 중앙의 샐러드 바를 중심으로 오른편의 메인홀과 왼편에 나란히 두 개의 작은 홀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 한 곳은 한정식집과 같은 분위기로, 신을 벗고 바닥에 앉아 마당 전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게 했다. 방 한쪽에 보이는 나무는 으레 조화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살아 있는 단풍나무다. 일반 농가를 리모델링을 한 이곳은 마당을 방으로 꾸미면서 단풍나무를 벨 수 없어 그대로 살린 것이 이 집의 큰 구경거리가 됐다.

실내에서는 단풍나무의 몸체를, 지붕 위로는 단풍나무의 잎을 구경할 수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호기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토핑을 얹은 피자
피자성 효인방을 오픈하기 전까지 정복모 씨는 ‘효인방’이라는 들꽃 농원을 운영했다. 들꽃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물 한 잔을 찾고, 커피를 찾고, 간단한 요기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 바람이 늘었고, 그럴 바엔 차라리 꽃을 구경 온 사람들이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피자성 효인방이 생겨났다.

처음 메뉴를 선택하는 데 있어 많은 고민을 했지만, 가족들과 함께 찾는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주로 좋아하는 피자를 선택하게 됐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성인들의 입맛에 맞게 우리나라 식으로 양념을 더하고, 토핑을 얹는 등 많은 노력 끝에 지금의 다양한 피자가 완성됐다.

쑥을 반죽에 넣고 잣과 호두 등의 토핑을 얹어 어린 시절 쑥떡을 먹고 자란 어른들의 입맛에 맞는 쑥피자를 만들었고, 치즈와 쌀떡볶이를 조화시킨 미니폴 등의 메뉴는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다양한 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철길 따라 추억을 만나는 곳
피자를 먹은 후에는 철길을 따라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다. 피자성 효인방의 왼쪽에 위치한 ‘청암민속박물관’ 을 들러보는 것이다. 박물관으로 이어진 철길 양옆에는 이름도 낯선 갖가지 꽃과 풀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앵초, 구절초, 1년 내내 노란꽃을 피우고 있는 애기똥풀 등이 초록 잔디와 어울려 어느 대저택의 정원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래 전부터 뭔가를 모으는 취미가 있었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구할 수 없게 되고, 볼 수 없게 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하나둘 수집하게 된 것이 지금의 청암민속박물관이 생기게 된 이유”라고 정 사장은 박물관을 개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박물관을 관람하는 데는 별도의 관람료가 필요하지 않다. 언제든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늘 문을 열어놓고 있는 정 사장의 여유로움 때문에 가까운 동네에 사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지만, 일반 박물관에서 느끼는 딱딱하고 약간의 긴장된 마음은 조금 풀어놔도 좋을 듯하다.

피자성 효인방에서는 이처럼 철길을 따라 박물관을 관람하며 옛 추억을 구경할 수도 있지만, 먼 훗날 지금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는 추억거리를 만들 수도 있다.

덜컹거리며 금방이라도 기차가 지나갈 것 같은 철길을 비롯해 돌탑과 푸른 나무가 시원스레 정원에 펼쳐져 있고, 돌하르방과 사자상, 다정한 모습의 부부상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예비 신랑, 신부들이 종종 찾아오기 때문이다.

카페 한 쪽 벽에 걸린 한 예비 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이곳 정원을 다시 둘러보고 싶게 한다.

황토로 예스러운 분위기 더해
청암민속박물관의 메인홀인 종합박물관과 테마박물관은 내부 계단 등이 모두 목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외부는 황토로 마감을 했다. 종합박물관 안에는 훈장님의 회초리와 함께 서당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구들장과 다듬이돌, 탈곡기, 뒤웅박 등의 옛 생활용품이 어우러져 있다.

테마박물관은 시골장터, 대장간, 안방, 교실 풍경 등 다양한 주제로 꾸며져 있다. 안방에서 바느질 하는 어머니 옆에는 여러명의 자녀들이 옹기종기 모여 숙제를 하고, 나무바닥의 교실에서 웃고 떠드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일반적으로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전시품은 유리벽 안에 있어 직접 만져볼 수 없다. 이곳에 전시된 물품들도 역시 만져보는 것은 사양하고 있지만, 유리벽 없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단순히 옛 생활용품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잊혀져 가는 우리들의 생활모습을 남겨놓기 위한 정복모 사장의 노력이 박물관 구석구석에서 느껴진다.

이러한 풍경은 황토로 마감한 박물관의 외관과 어울려 예스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으며,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외부의 화장실까지 박물관과 동일한 소재로 마감해 통일감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계절 내내 푸른 대나무와 200여 그루의 소나무 분재 등으로 꾸며진 정원에서는 정 사장의 부지런한 손길도 느낄 수 있다. 田

■ 글·사진 조영옥 기자

■ 건축 정보
·주 소 :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
·건축구조 : 황토집
·대지면적 : 2000평
·건축면적 : 카페-40평, 박물관-150평
·외부마감 : 황토
·내부마감 : 황토

■ 설계·시공 : 피자성 효인방(031-855-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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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카페] 전원 속으로 떠나는 추억여행-피자성 효인방&청암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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