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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멀지 않은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었어요. 사람과 맞닥뜨리지 않아도 되면서 일상생활의 편의를 위해 언제든 도심으로 쉽게 나갈 수 있는 곳에서요.”

경기도 안성시 당왕동에 자리한 실버형 스틸하우스. 이곳에는 세 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건축주(73세)와 그의 아내(70세) 그리고 셋째아들(40세)이다. 이곳은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한적하여 세 가족이 생활하기에 여유로운 공간이다.

건축주는 평생을 공직에 몸담아 왔고 정년 퇴임한 지 꽤 오래됐다. 전원에서 텃밭을 일구며 조용하게 살고픈 맘에 이곳에 전원주택을 지었다고 한다. 안주인은 안성시 도심에서 양품점을 운영하고 있다. 소일거리 삼아 하고 있는 셈이다.

건축주의 셋째아들은 뇌성마비 장애가 있다. 셋째아들 얘기에 건축주는 금새 눈물을 터뜨릴 기색이다. 셋째아들이 편안하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버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다고 한다. 덕분에 가족 모두 생활력이 강해졌다는 것.

하지만 아직까지 장애인이 살기에는 인식론적으로나 편의시설 면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그렇게 넉넉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하기에 건축주는 걱정이 태산 같다.

도심을 굽어보는 실버형 전원주택
38번 국도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언덕 위에 홀로 우뚝 선 이 집은 논밭으로 둘러싸여 있어 전원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주위에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어 멀리 있는 산도 한눈에 보일 정도로 조망이 시원스럽다. 집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에는 침목을 깔아 친근감이 들고, 제법 굵직굵직한 소나무들이 그럴싸한 자연정원에 수를 놓았다.

총 1000여 평인 부지는 대지가 300평이고 이 중 건평 32평을 제외하고 정원, 텃밭, 창고용 방갈로, 주차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집은 2004년 2월 착공하여 4월 말 완공했고, 건축주는 5월 14일 입주했다. 총 건축비는 1억6000만 원, 평당 290만 원 정도가 소요된 셈이다.

애초에 지난해 7월 전원주택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건축 인·허가 문제로 인해 예정보다 6개월 정도 늦어졌다고 한다. 이곳은 원래 임야에 맹지(길이 없는 도로)였다. 건축법상 허가가 날 수 없는 땅인 것이다. 건축주는 100여 년 동안 조상 대대로 내려온 이 땅에 전원주택을 짓기를 원했고, 건축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사비용을 들여 길을 냈다고 한다.

이 집의 겉모양은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외벽은 흰색의 드라이비트와 연한 하늘색 비닐사이딩으로 그리고 지붕은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로 마감했다. 집 정면에서부터 우측면까지 덱(Deck)을 넓게 설치했는데 정면 덱은 거실과 연결되고, 우측 덱은 주방과 연결시켜 놓았다.

덱 위에는 파라솔이 꽂혀 있는 목재 테이블을 얹었는데 그 모양새가 전원주택과 맞물려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공간활용을 효율적으로
32평 단층 거실, 방(4), 주방, 욕실, 다용도실로 구성된 이 집은 세 식구가 살기엔 여유롭다. 현관을 뒤쪽으로 설치하고 방을 앞쪽에 배치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남향을 고려하여 각 방마다 조망권을 확보하도록 하고 빛의 유입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배려 차원이다. 뒤쪽으로는 현관과 주방, 욕실, 다용도실을 두어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시켰다.

거주자들의 이동이 편리하도록 실내에 문턱을 설치하지 않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고,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위해 각 방마다 붙박이장을 설치했다. 사적 공간인 방을 분리시키지 않았고 또 방을 여러 개 구성한 것을 볼 때, 이 집은 실버형 전원주택으로 지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으로 거실이 들어오는데 전면창으로 화사한 햇살이 들이치고 앞으로는 전답과 산이 펼쳐져 있어 조망이 시원스럽다. 이러한 조망과 햇살은 각 방의 창을 통해서도 맘껏 누릴 수 있다.

창호는 미국식 시스템창호로 설치했다. 바닥은 목재 무늬가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강화마루로 천장과 벽은 석고보드와 실크벽지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건축주는 대부분의 시간을 정원과 텃밭을 가꾸는 데 보낸다. 정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꽃들을 심을 계획이고, 300평이나 되는 텃밭에는 고추, 땅콩, 검은콩, 파 등을 심어놓았다.

텃밭이 워낙 넓다 보니 한쪽에서 풀을 뽑기 시작하여 다 뽑고 나면 처음 풀 뽑기를 시작했던 곳에선 또다시 잡초가 한 움큼씩 자라 있다고 한다.

이곳의 부지 중 일부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사용하고 있다. 건축주가 어린이들의 농촌체험 산교육장으로 활용하라는 넉넉한 마음에서 무료로 제공한 것이다. 어린이들은 그곳에 고구마와 감자 등을 심어 놓고 물을 주고 풀을 뽑으며 손수 농작물을 길러 본다
.
건축주는 앞으로 이곳에서 텃밭을 가꾸며 그저 조용하고 묵묵하게 살아갈 것이란다. 田

■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 시공사 인터뷰
- 이 집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먼저 이 집은 자연 그대로의 조경을 이용하여 전원주택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출입구(현관)를 뒤쪽으로 배치하여 가장 좋은 공간을 출입구로 뺏기지 않도록 공간 배치에 신경을 썼습니다. 또 가족구성원들이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문턱을 없앴고,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위해 각 방마다 붙박이장을 설치했습니다.

- 시공 중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사실 건축은 작년 7월부터 하기로 계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건축허가 문제 때문에 시공에 차질이 좀 있었습니다. 다른 공사도 해야 하는데 건축허가는 나지 않고 해서 시기를 맞추느라 마음고생을 해야 했지만, 별 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안성시 당왕동
·건축구조 : 스틸하우스
·건축평수 : 32평(연면적)
·대지면적 : 300평
·내부마감 : 석고보드+실크벽지
·지붕마감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외부마감 : 드라이비트 + 비닐사이딩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난방시설 : 기름보일러
·바닥마감 : 강화마루
·건 축 비 : 총 1억6000만 원(평당 290만 원)
·시공기간 : 2004년 2월~4월

■ 설계·시공 : 경기스틸(031)294-4704, www.steelhouse.biz

건축비용
·기초/토목/정화조공사 2000만 원
·스틸스터드골조공사 2000만 원
·수 장 공 사 1500만 원
·외 장 공 사 1300만 원
·창호/도어 공 사 1500만 원
·내 부 공 사 2000만 원
·기 타 공 사 1300만 원
·조경 및 부대공사 4400만 원
·합 계 1억6000만 원
(평당 29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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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형 전원주택, 경기도 안성 32평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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