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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전원생활 12년째, 전원주택 전문 컨설턴트 9년째를 맞는 전원주택 전문 컨설턴트 양정일 씨(60세). 그는 그동안 전원생활 및 전원주택 전문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한 권의 책 《전원주택 이 정도는 알아야 갈 수 있다》를 엮어냈다. 전원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경기도 광주 퇴촌면에서 생활하고 있는 전원주택 전문 컨설턴트 양정일 씨(60세). 그는 올해로 전원생활 12년째, 전원주택 전문 컨설턴트 9년째를 맞고 있다. 이젠 시골생활에 익숙해 졌을 뿐만 아니라 일 때문에 불가피하게 도시로 나갈 경우 두세 시간만 지나도 답답해서 견디기 어려울 지경이란다.

‘전원생활이 어떠합니까?’ 라고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그는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생활하고 있다는 그의 친구의 말을 빌린다.

“여기 와서 살다보니 욕심이 없어지는 것 같아. 한국에서처럼 치열하게 돈을 벌어야 할 이유도 없고 말이야. 이곳 생활은 한국의 생활과는 완전히 다르고 돈에 대한 개념도 차이가 많아. 늙으면 저절로 나오는 연금으로 충분한 생활을 할 수 있으니 말이네.”
그는 친구의 마지막 부분의 말에 대해선 부러움을 금치 못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지금 우리나라의 전원생활과 흡사하다고 말한다.

전원생활이 곧 웰빙(Well-Bing)
그가 전원생활을 시작하게 된 데는 두 가지의 사연이 있다. 그 하나는 어린 피난시절의 그리움으로 어른이 되면 전원으로 내려가 생활하리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겹친 사업의 실패로 이래저래 사람에 치이다 보니 더 이상 도시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전원생활을 좀 더 빨리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는 태어나고 자라 온 고향 서울을 뒤로하고 전원행을 결심, 91년 12월 퇴촌으로 오게 됐다.

퇴촌은 79년 친구 소개로 퇴촌에 내려와 사는 다른 친구를 알게 되면서 자주 오가고 했는데, 그때마다 그는 나중에 이곳에서 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자의건 타의건 간에 무심코 내뱉은 말이 현실로 이뤄진 셈이다.

처음 이곳에 내려왔을 때는 모든 것이 불편함 그 자체였다.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일은 물론이려니와,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모터가 고장났을 때, 보일러가 작동하지 않을 때, 안테나를 설치하지 못해 텔레비전을 몇 개월 못 볼 때, 목재를 비롯한 건축자재를 조금만 사려해도 먼 길을 가야만 할 때 등등. 그 불편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도시에서는 전화 한 통화면 만사 오케이였던 일들이다.

지금은 생활하는데 필요한 간단한 것들은 만들기도 하고, 직접 수리도 한단다. 전문가처럼 빠르게 잘은 못하더라도 반풍수(半風水) 노릇은 하고 있다고. 그 모두가 불편했기에 얻은 산지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우스갯소리로 전원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처음 전원생활을 하면서 시쳇말로 똥개 두 마리를 길렀는데, 이것들이 2년 정도가 지나자 40여 마리가 됐다는 것. 물론 생리적으로 개체수가 늘기도 했지만 주위 사람들이 자기네들이 기르기 싫은 개들을 길러 달라는 주문 때문에 개의 숫자가 너무 많이 늘어나서 온통 집이 ‘개판’이라 어떻게든 처분해야 했는데, 그 또한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개들을 처분(분양)하는데 2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 식용으로는 주기는 싫고 사랑스럽게 길러 줄 주인을 찾는 일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이름 있는 개들을 위주로 길렀다고 하는데, 그래야 주어도 잘 가져가기 때문이다. 전원에서 동물을 기른다는 것은 집을 지킨다는 목적도 있지만 집이 띄엄띄엄 있어 적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함도 있다. 그런데 가끔 개 도둑들이 있어서 정작 사람이 개를 지켜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웃으며 말한다.

그는 전원생활에 대한 장점으로 굳이 몇 가지를 꼽는다면 가까운 곳에 사고 싶은 물건이 없으니 자연스레 과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 또 도시처럼 빨리빨리 되는 것이 없으므로 참을성을 기를 수 있다는 점, 또 만약을 대비한 준비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 등을 꼽는다.

그리고 자연과 가까이하다 보니 자연히 건강해진다는 것. 즉 요즘 유행하고 있는 건강하고 안락하며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자는 의미로 쓰이는 웰빙(Well-Bing)이란 용어와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전원주택, 이 정도는 알아야 갈 수 있다
그는 그동안 전원생활 및 전원주택 전문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전원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그는 책 ‘여는 글’에서 발간 목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자그마한 마을인 퇴촌으로 내려와서 전원생활을 몸에 익혀 온 지도 벌써 12년이 지났다. 그리고 전원주택과 그 부지를 전문으로 알선하고 개발하는 일에 매달린 지도 어느덧 9년째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전원주택과 관련하여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여러 가지 일들을 꾸밈없이 요약 정리하여 전원생활에 뜻을 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사실 많은 도시인이 전원주택에서 생활하기를 원하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전원주택지를 구입하는 것에서부터 건축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기도 쉽지 않는데 힘들게 시작한 전원생활을 도중하차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전원생활의 환상에 사로잡혀 덜컥 뛰어들었다가 마음고생에 돈만 낭비한 채 포기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 중 대부분이 젊은 세대들이란다. 그 주된 이유로는 출퇴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 편의 시설 부족과 문화생활에의 갈증, 비즈니스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생각, 도시생활보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받는 스트레스, 열악하다고 단정을 짓는 교육환경 등을 꼽는다.

따라서 그는 전원생활을 어린 시절에 읽은 동화 속 나라에 나오는 시골 풍경쯤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도시하고는 문화나 정서 그리고 모든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도시생활에서의 편리함을 고스란히 전원주택으로 옮겨 놓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는 나중에 가서야 알게 되는 것이죠. 막상 전원으로 간다는 계획을 구체화시켰을 때에는 해박하지는 않더라도 전원주택에 대한 일반지식이라도 얻으려는 꾸준한 노력과 충분한 사전조사가 필요합니다. 전원주택에서 생활하려면 그만한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그는 전원주택에서 생활하다 보면, 버리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훨씬 많다고 재차 강조한다.

그는 오랫동안 전원생활을 하면서 혼자 노는 데 익숙해졌다고 한다. 혼자서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게 됐고,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드나들며 글 남기는 것도 재미있단다. 종종 사람들이 찾아와서 ‘혼자 있기 심심하지?’하면서 놀아주러 오는양 찾아오는데 오히려 귀찮을 때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의 퇴촌은 너무 많이 개발 됐기 때문에 옛날 같은 매력은 많이 없어졌단다. 그래서 앞으로 모든 사정만 허락한다면 그는 좀 더 동쪽으로 개발되지 않은 지역을 찾아가서 살고 싶다고 한다. 田

■ 글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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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는 알아야 전원에 갈 수 있다-양정일 전원주택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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