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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세계 대공황이 덮치자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은 댐이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할 계획을 담은 뉴딜정책을 내놓아 어려움을 극복했다. 세계가 코로나19에 휩쓸려 공황 조짐이 일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13일 ‘환경과 사람 중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의미하는 ‘그린뉴딜’추진 방침을 밝혔다.
 
기획&구성 이수민 기자
이진호(하이원리조트 애플체인 키친가든 대표)
사진제공 하이원리조트 애플체인 033-590-3732

농약 사용 1위 불명예부터 씻어야
우리나라의 화학비료, 농약 사용량은 세계 최고(2016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다. 이 지표는 빛깔 좋은 농산물을 빠르고 많이 생산하려는 욕심의 결과다. 이런 욕심은 토양·수질 오염, 화석연료 과다 사용으로 온난화, 대기오염을 비롯한 피해는 물론, 우리의 식탁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린뉴딜의 시작은 작고 쉬운 것부터 그리고 효과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바꾸어 나가야 하는데, 생각의 전환과 작은 실천이 우선이다. 이달에는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춘,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법 ‘빗물 활용’에 대해 소개한다.

환경오염을 줄이는 작은 실천법, 빗물 활용.

버려지는 빗물의 가치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45㎜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 1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하천수나 지하수 등의 수자원 총량은 1471㎥으로 UN이 정한 기준인 1700㎥에 못미처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다. 빗물은 넘치는데 물 부족 국가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의 수자원은 연평균 1276억 톤에 이르는 빗물뿐이다. 이중 545억 톤은 증발돼 사라지고 731억 톤이 땅으로 흘러간다. 그중에서도 400억 톤은 바다로 바로 흘러가버리고, 331억 톤의 물만이 댐, 하천, 지하로 흘러가 이용된다. 결국 빗물의 26%만을 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26%의 물도 대부분 바다로 흘려보낸다. 사람들은 비가 오면 정원이나 농장에 내리는 빗물이 하천으로 일사천리 빠져나가게 골마다 배수로를 만든다. 이렇게 빗물이 빠지면서 영양분이 있는 값진 표토까지 함께 쓸어간다. 그 결과 강 하구에는 영양분과 쓰레기가 넘치고 바다는 부영양화로 녹조현상까지 일어난다. 자연이 주는 빗물은 이렇게 그대로 흘려보내니, 물은 부족해지기 마련이고, 경쟁적으로 국고지원을 받아 농장마다 지하수를 개발하고 거대한 물탱크를 설치하기 바쁘다. 

빗물 저금통을 만들어 키친가든을 가꾸는 파주의 어린이집 아이들.

길은 빗물 운반 통로, 땅은 물 저장고
‘천둥번개가 많이 치는 해에는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속담이 있다. 매우 과학적인 말이다. 번개가 치면 공기 중 질소는 이온화돼 다양한 미네랄과 함께 빗방울에 녹아든다. 이 빗물이 땅속에 들어가면 천연 질소비료가 돼 농작물을 잘 자라게 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온실인 영국의 에덴프로젝트에서는 식물에게 주는 물의 43%를 빗물로 사용하고 있다. 빗물로 물과 영양분을 동시에 주는 셈이다.

올봄에 조성한 파주의 한 어린이집의 키친가든 ‘맛있는 정원’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키친가든이 생긴 뒤 이곳의 빗물은 특별한 존재가 됐다. 아이들이 비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어린이집 한쪽에 설치된 빗물 저금통 때문이다. 빗물 저금통은 내리는 빗물을 보관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저장된 빗물은 텃밭에 물을 주거나, 손을 씻고, 각종 놀이용으로 사용한다. 또한 비가 오면 매일 등원할 때 거닐던 키친가든의 길이 댐으로 바뀌어 빗물과 양분을 저장해 밤사이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한다.

경북 영주에는 젊은 농부들이 폐교를 인수하고 휴농지를 개간해 만든 ‘바보농부들’이라는 1600여 평 규모의 국내 최대 퍼머컬처 농장이 있다. 이곳은 빗물을 한 방울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다. 심지어 주변 산에서 흘러 내려가는 도랑을 잘라 바보농부들 밭의 큰 두둑 사이사이로 흘러들어 오도록 땅을 디자인했다.

영주의 젊은 농부들은 빗물 한 방울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정원과 농장에 적극 활용한다.

지속 가능한 친환경 키친가든
대규모 농장에 지금 당장 비료, 퇴비와 농약을 멈추자는 얘기가 아니다. 내 집 앞 작은 정원, 텃밭에서부터 빗물을 저장해 사용하는 작은 실천으로 환경오염과 먹을거리를 위협하는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줄여나가자는 뜻이다. 작은 실천으로 자연을 살리고 환경을 복원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고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지 직접 경험하고 확신하는 경험을 가져보길 바란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늘어가는 농촌의 빈집들을 의식 있는 은퇴자들이나 젊은 청년들이 빈자리를 메우며 번져나갔으면 한다. 이들이 모여 생산한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해 1차 산업에서 가공, 서비스산업까지 확산되고 이것이 6차 산업이 되도록 말이다. 그러면 영국의 전환 도시인 토트네스 사례처럼 지역 경제자립까지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그린뉴딜을 푸는 해법은 생각의 전환과 생활 패턴의 작은 변화에서 시작해 점점 확산하길 바란다. 우리의 국민성으로 보아 그 파급력은 엄청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하이원리조트 애플체인 키친가든
지속 가능한 농법이자 생태 조경이며, 자연이라는 큰 틀에서 식물을 돌보고 대지를 디자인하는 퍼머컬처 전문 업체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울창한 숲의 원리를 찾아 식물 간 공생관계를 활용한다. 농약, 비료, 퇴비, 경운 등을 하지 않아 친환경 먹을거리가 생산되며 관리가 편리하고 비용이 절감된다. 보기에도 아름답고, 환경도 생각하는 자연에 가까운 서양식 자연재배방식이다. 옥상이나 작은 앞마당, 학교, 카페 등에서 도시형 텃밭 가드닝은 물론, 귀농귀촌인 대상의 소규모 땅과 농장, 정원을 퍼머컬처 디자인으로 설계, 조성하고 관련 교육과 컨설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컨설팅&교육 문의 김지현 010-8585-3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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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친환경 키친가든 -그린뉴딜정책의 해법 빗물 모아 물과 거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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