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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앎’과 ‘끈기’가 중요하다. 인천시 강화군 양사면 덕하리에 지난해 전원주택을 지은 노수길(62), 조양화(55) 부부는 열정과 집념으로 성공적인 전원생활을 일궈냈다.

때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부는 해외여행을 가지 않는 대신 그 여행경비에다 여유자금을 더해 강화도에 땅을 구입했다. 아카시아나무로 둘러싸인 1000여 평의 나지막한 산이었다.

사실 노 씨는 20세 젊은 청년 시절부터 전원생활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한 마음은 형님이 수원에서 전원생활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더욱 강하게 일어났고, 부친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마음의 결정을 내렸단다.

그리고 건축주는 8년 전 하던 일을 접고 전원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15년 전 땅을 구입해 놓은 강화도로 향했다.

먼저 터 잡기 작업부터 시작했다. 전정(前庭)과 후정(後庭) 사이에 주택을 앉힐 요량으로 3단 구성방식으로 터를 닦았다. 하지만 그 이듬해 큰 비에 애써 닦아 놓은 터가 쓸려 내려가고 말았다. 한순간에 쌓았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인근에서 발파석을 싸게 구입하여 석축을 쌓으면서 다시 터를 다졌고, 이내 3단 계단 모양의 지형이 완성됐다. 이를 시작으로 건축주는 철저한 연구와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강화도의 온도변화부터 시작하여, 비는 얼마나 자주 오는지, 물은 지하 어디까지 흐르는지, 우물은 어디가 좋고, 바람이 잘 통하는 자리는 어디인지, 과수와 텃밭 등에 이르기까지 조사·연구했다.

관련 서적을 찾고 직접 실험도 했다. 건축 관련 각종 박람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이래저래 모은 건축과 자재 관련 자료만도 몇 박스를 훌쩍 넘길 정도란다.

그의 노력은 7년 동안 황토집을 짓기 전까지 계속됐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자세하게 기록으로 남겼다. 그러면서 건축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설계도 직접 했다.

체험으로 얻은 소중한 지식

건축주는 먼저 집의 크기와 같은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지어 생활해보면서 공간의 효율성을 생각하고 설계에 반영했다. 시공업체는 강화에서 꼼꼼한 황토주택 시공으로 정평이 나 있는 초원황토주택으로 결정했다.

가로와 세로 20센티미터인 각재 기둥을 세우고, 5량으로 도리를 얹었다. 사개맞춤을 하여 보, 도리, 기둥에는 못이 하나도 사용되지 않았다. 황토벽돌을 쌓아 벽체를 완성하고 황토 모르타르로 마감해 단열에 신경을 썼다. 한옥의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30~40센티미터 간격으로 서까래를 노출시켰다.

공사기간은 2003년 4월 1일부터 6월말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여름 유난히 큰비가 많아 공기가 다소 늦어졌다. 32평으로 설계된 본채는 자그마한 두 개의 방과 거실 겸 주방, 화장실로 구성돼 있다.

공용공간인 거실을 넓게 설계한데는 손님이 많이 찾아와도 부족함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건축주의 성품이 배어 있는 것이다. 친척과 친구들이 찾아오면 넓은 거실에서 놀다가 잠이 든다.

별채는 구들방과 차고 겸 창고, 화장실로 구성됐다. 초원황토주택의 특화상품인 황토구들 타일을 이용해서 전문 시공자가 완성한 구들은 전통한옥의 백미로 장식됐다.

건축주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면서 가장 맘에 들어하는 장소는 창고다. 그곳에는 농사에 관련된 책과 모든 농기구가 보관되어 있다. 넉넉한 창고는 전원생활의 필수라고 설명한다.

사랑을 담아 완성한 ‘양화농원’

정성껏 가꾼 정원과 텃밭은 부인의 이름을 붙여 ‘양화농원’이라 지었다. 텃밭에는 감자, 호박, 토란, 오이, 고추 등 각종 야채와 과일을 심었다. 건축주는 도시에서 찾아온 이들이 떠날 때 양손 가득 전원의 싱그러움을 들려 보낸다.

후정에는 유실수를 심고 가꾼다. 가지를 낮게 유도해서 아이들이 딸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두 내외가 한 달에 걸쳐 쌓은 돌담은 도시의 높은 담과는 달리, 무릎정도로 낮고 오픈돼 있다.

인근 주민이 돌담을 쌓은 기술자를 소개시켜달라고 할 정도로 야무지고 아름답다. 넓은 잔디밭과 늘푸른 청송을 가운데 두고 완성한 야외 덱(Deck), 주인집과 똑같이 완성한 애완견의 멋진 목조주택(?)까지 한 폭의 그림과 같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전원생활도 현대문명과 병행해야 합니다. 예전처럼 낫과 호미만으로는 살기 어렵습니다. 보편화 돼 있는 자동차와 컴퓨터는 전원에서도 기본입니다. 전원에서는 주 단위나 월 단위로 날짜를 잡아서 쇼핑도 한꺼번에 해야 합니다. 하지만, 밤이면 빛과 소음으로부터 해방돼 전원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죠.”

인근에는 100가구 정도가 생활하고 있으며 도시인들은 계속해서 전원으로 밀려들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건축주는 설명한다.

이들 부부는 상상도 못한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전원생활에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2년쯤 더 지나 집과 나무 그리고 땅이 제자리에서 잘 다져지면 큰 나무가 넉넉한 그늘을 줄 것이고, 양지바른 곳에서는 꽃이 피어 향기를 선사할 것이라는 생각에 건축주 내외의 전원생활은 행복하기만 하다. 田

■ 글·사진 김혜영 기자

■ 건축정보
·주 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덕하리
·건축구조 : 목구조 황토벽돌집
·대지면적 : 1000 평
·건축면적 : 32평(별채 18평)
·실내구조 : 본채- 방1, 거실겸 주방, 방2, 화장실
별채- 구들, 창고 겸 차고, 화장실
·외벽마감 : 황토 모르타르, 사이딩
·내벽마감 : 황토벽돌, 모르타르
·천정마감 : 루바, 한지
·지붕마감 : 아스팔트 슁글
·난 방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건 축 비 : 본채(평당 350만 원), 별채(평당 280만 원)

■ 설계 : 직영
■ 시공 : 초원황토주택 (031-987-7322, www.whangtohous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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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과 끈기로 완성한 시골살이, 강화 32평 황토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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