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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터 마귀 부부가 삼괴지역(조암리, 멱우리)에 머무르지 말라는 산신령의 당부를 어겼다가 돌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쌍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집이다. 77번 국도를 타고 화성시 유명 낚시터인 멱우지를 지나 마산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 한갓진 시골 마을 풍경이 펼쳐지는데 여기서 5분 거리에 숲속 마을 전원 단지가 있다. 단지 내에 초기에 집을 세운 건축주 김 씨는 화성에서 화훼 사업을 하고 있다. 세속을 떠난 온전한 '자연인'을 꿈꾸는 그는 이곳 쌍봉산 줄기도 답답해 강원도 영월 해발 800m 고지에 집 지을 계획도 세웠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살구나무와 산딸나무가 허리를 휘어 손님을 반기는 단층 스틸하우스다. 처마를 길게 뽑아 여러 겹 겹쳐 놓은 박공지붕은 입체감을 살리고 아기자기한 정원 덕분에 집은 더욱 아늑해 보인다.

건축정보
위치 경기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
대지면적 990.0㎡(300.0평)
연면적 148.5㎡(45.0평)
건축형태 단층스틸하우스
설계 및 시공 푸른숲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클래식하게 꾸몄다. 공기 정화에 탁월하다는 산세베리아, 클래식한 아트월 위에 걸친 스킨답서스까지 정원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건축주 김 씨는 50평생 중 아파트에 산 세월이 고작 3년뿐이다. 단독주택에 주로 살았고 2년 전, 숲속 마을 전원 단지에 스틸하우스를 지었다.
 
"지금도 일 때문에 잠깐씩 서울에 갈 때면 숨이 턱 막혀서 도저히 오래 있을 수가 없어요." 후덕한 인상에 개량 한복을 걸친 김 씨는 그의 말대로 도시와는 먼 사람처럼 느껴진다. 반평생을 꽃에 파묻혀 살았고 그 이력은 대문을 대신하는 귤색 꽃의 능소화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118종의 식물로 둘러싸인 집이지만 그는 여전히 자연에 목마르다고 했다.
 
"여긴 주변에 집이 많잖아요. 지척에 아무도 없는 산골짜기에 살고 싶어요.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고 사업이 한창이라 홀연히 떠날 수 없지만 막내가 대학에 가면 그렇게 하려고 계획 중이에요. 강원도 영월에 이미 봐 둔 땅도 있는걸요."
 
김 씨 스틸하우스는 단지 내에서도 가장 높고 구석진 곳에 위치해 프라이버시 침해 염려가 없고 전망이 일품이다. 함께 사업을 꾸리는 부부는 집이 사업장에서 2분 거리인 것도 큰 이점으로 꼽았다.

정원 입구에 자리 잡은 연못 속 수석과 여름 향기가 가득한 식물들. 연못에서는 잉어도 키우고 매해 그 위로 덩굴에 통통하게 자라는 키위도 맛본다.
주택 좌측면과 거실 정면. 좌측으로 너른 마당이 펼쳐진다.

아기자기한 정원으로 돋보이는 집
집 형태는 부부가 사업에 바쁘고 집 관리에 시간을 들이기 힘들기에 하자 발생이 적고 단열, 방음이 뛰어난 스틸하우스로 정했다. 우연히 아랫집 공사 현장에서 시공사 푸른숲 대표를 만났는데, 직접 공사에 참여해 꼼꼼하게 체크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그 길로 계약을 체결했다. 김 씨를 비롯한 옆집 앞집 건넛집까지 숲속 마을의 5채가 푸른숲 손을 거쳤다.
 
"2년 동안 집 하자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만큼 꼼꼼하게 지었다는 소리겠죠. 하자 관리가 잘 돼야 좋은 시공사라는데 아예 하자가 없으니 이보다 좋을 수 있나요?"
 
이에 대해 시공사 대표는 "층고가 높은 것을 고려해 지붕 단열에 특히 신경 썼다고 설명하며, 표준보다 처마를 20~30㎝ 길게 낸 것은 집에 안정감을 주고 실 평수에 비해 커 보이게 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마당 좌측 끝에서 바라본 모습. 고개가 뻐근할 정도로 젖혀야 꼭대기가 보이는 측백나무는 집의 마스코트며 정원의 수호목과 같은 존재다.

도면 하나 그리지 않고 알음알음 가꾼 정원은 여러 번 갈아엎은 후에야 비로소 제자리를 잡았다. 정원의 하이라이트는 화산 폭발하듯 하늘 높이 뻗은 측백나무. 거칠었던 한 세기 세월을 말하듯 여럿으로 나뉜 줄기며 묵직하게 달린 잎사귀의 자태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다. 한때 마당을 채웠던 맷돌 디딤돌은 다 들어낸 후 집으로 오르는 계단과 연못을 두르는 경계석으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잘게 부숴 웬만한 성인 남성 키보다 높은 석탑을 만들었다. 정원 한쪽에 조성된 자그마한 연못에 폭포처럼 보이는 철판도 길가에 버려진 것을 가져다 쓴 것인데 폐기물에서 정원 구성원으로 재탄생시킨 아이디어가 빛난다.
 
신경 쓰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군락을 이룬 야생화와 돌,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리는 나무…그 어느 하나 집을 가리는 것이 없다. 오히려 집이 도드라져 보인다. 2년이 채 되지 않은 정원이 그 어떤 곳보다 근사해 보이는 이유는 이처럼 집과 정원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집 입구. 제 계절 만난 능소화가 화사하게 꽃을 피워 대문을 대신하고 땅 깊숙이 일렬로 심긴 맷돌 디딤석은 집으로 오르는 계단으로도 이용됐다. 못난이 석탑, 이 빠진 장독대 등이 정원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현관 우측으로 돌출된 안방. 덱에 놓인 테이블은 해를 만끽하며 여유를 즐기는 장소로 안성맞춤.
거실 앞으로 넓게 낸 덱에는 가운데가 뻥 뚫린 고사목을 이용해 소나무 분재를 만들었고 큰 암석으로 남성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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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종 야생화 · 수목 그득한 식물원, 화성 정원 예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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