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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부터 복층 그리고 2층엔 반층을 추가해 연면적 80평 전원주택을 직영공사했는데 독자들에게 도움도 줄 겸 잡지에 싣고 싶다는 것. 함께 첨부한 사진만 봐도 도시형 전원주택으로는 규모가 꽤 크고 송판 노출콘크리트 방식의 외형미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보통 설계부터 공사까지 원스톱으로 집을 짓는 시공사를 통해도 다시는 집 짓고 싶지 않다는 건축주가 허다한데 이 큰 집 공사를 직영한 건축주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더불어 건축주는 짤막한 건축 노트를 보냈는데 그 내용이 충실하고 본지 편집 방향과 맞으며  독자에게도 참고가 되리라 생각하여 원고 일부를 생략하고 약간의 교정을 거친 후 싣기로 했다.

*2018년 이전까지 단독주택,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등 주거용 건축물일 경우 면적 661㎡이하이거나, 비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495㎡이하인 경우 건축주가 직접 직영 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건설산업법 개정으로  연면적 200㎡(60평)를 초과하는 건축물이면 건축주가 직접 시공할 수 없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경기 의왕시 청계동
대지면적 495.0㎡(150.0평)
연면적 264.0㎡(80.0평)
건축형태 복층 철근콘크리트조
외벽재 송판 노출콘크리트
내벽재 페인트, 무늬목, 이미지 스톤
바닥재 1층-원목마루, 2층-합판마루
난방형태 도시가스 보일러
설계 새로본건축사사무소 031-420-5200
시공 직영

리 집은 '햇살 고운 한울집'이다. 항상 덕德의 꽃이 피고 선善의 열매가 맺히는 상서롭고 즐거운 집이란 뜻으로 가정에 복이 많이 들기를 바라며 이러한 이름을 붙였다.
 
전원생활을 결심하고 땅을 물색하기를 2년여. 멀리 강이 내다보이는 양평 부지를 구입하기도 했지만 전원생활 실패 사례를 검토한 결과 근거지인 과천을 멀리 떠날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 수도권에서도 교통이 편리하고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도시형 전원주택지를 물색하던 중 눈에 띈 곳이 바로 의왕 청계지구. 12가구로 이뤄진 단지에서 도시형 치고 꽤 넓은 150평 부지를 구입했다. 청계산 조망권 내에 위치하고 인덕원 사거리에서 3㎞, 판교신도시에서 9㎞ 거리다. 도보로 2~3분 거리에 아파트 대단지가 있어 편의시설이 많고 청계산 등산로도 가까워 편리하고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기에 딱 알맞다.

현관에서 바라본 모습. 계단실은 오픈한 채 앤티크한 단조 난간으로 멋을 냈고 그 옆 자투리 공간은 컴퓨터 책상을 놓아 서재로 이용한다.
현관에서 우측 모퉁이를 돌아 복도 끝에 자리한 안방. ㄱ자로 동선이 짜였는데 거실 대각 끝에 위치해 프라이버시를 완벽히 보호한다. 안방에서 시작하는 물결 천장은 거실은 물론 2층까지 이어져 곡선미를 극대화했다.

익스테리어, 인테리어의 구상
외관 디자인은 땅의 모양, 지형, 위치 등을 100%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 그래픽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좀 더 정확하게 집 형태를 확인하면서 건축사와 함께 꼬박 6개월을 설계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부지 경사를 이용해 지하층을 만들면서 필로티 방식의 주차장을 배치했고 이로써 넓은 정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반층을 추가한 2층은 6m 높이로 실면적보다 웅장해 보인다. 특히 외관이 콘크리트 노출 방식이기에 선과 각이 살도록 설계했다. 인테리어는 되도록 요철 없이 공간을 넓게 쓰도록 방마다 붙박이장을 드리고 장식장도 전부 빌트인을 설치했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은 안방에서 시작해 정면 거실, 2층까지 파도처럼 이어지는 물결 천장이다. 디자인 산업에 종사하다 보니 인테리어는 전문가 도움 없이 내가 하고픈 대로 마음껏 구상했다. 내장재나 선반도 지인에게 목수를 소개받아 함께 자재를 구입하고 원하는 디자인으로 제작했다. 이때 목수의 대가는 품으로 지급했다.

2층의 높은 층고를 활용해 만든 반층.
유난히 반듯한 사각이 많은 깔끔한 거실. 천장에 흐르는 곡선과 대조되면서 선과 각을 살린 공간미가 돋보인다. 살이 비스듬하게 달린 목재 슬라이딩 도어는 해를 차단하는 데 아주 효과적일뿐더러 거실에 독특한 분위기를 부여한다.

아는 만큼 지었다
주택 직영공사는 주변에서 이야기하듯 어렵고 마음고생이 심하다. 잘못하면 부실 공사가 되기 일쑤고 시공사를 통한 것보다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직영공사를 하려면 우선 시간이 많아야 한다. 기본 공정인 토목, 골조, 전기, 설비, 방수, 인테리어 등 기술자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내 경우, 인터넷을 통해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배웠으며 공정별로 하자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지인들에게 묻는 등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2층 공용공간. 1층이 부부 취향에 맞는 우아한 분위기라면 2층은 빨간 벽지를 바르고 독특한 무늬목으로 벽면을 감싸 톡톡 튀는 개성 넘치는 공간이다. 간단하게 조리 가능한 미니 바도 놓아 아들, 딸의 편의에 신경 썼다.
2층에서 반층으로 오르는 계단. 정면에 딸 방이 있다.

직영 건축주 점검사항(콘크리트 구조 기준)
지하층은 습기가 많고 결로 때문에 특히 방수처리를 꼼꼼히 해야 하는 부분이다. 바닥은 방수 처리할 때 경사를 내고 배수판을 깔아 결로수가 집수정으로 흐르게 한다. 이후 무근 콘크리트로 마감하고 바닥용 열반사단열재 시공 후 난방 작업을 한다. 벽면 또한 방수 처리하고 벽돌을 이중으로 쌓아 사이로 결로수가 바닥으로 흘러 집수정에 모이게 한다.
 
콘크리트 작업에서 이어치기 할 때는 하부의 오염 방지 계획을 철저히 하고 미장공을 반드시 불러 건물 난간의 경사를 안쪽으로 45°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비가 올 때 물이 안쪽으로 흘러 집수정에 모이고 외부가 빗물로 오염되지 않는다. 평지붕 설치할 때도 마찬가지로 경사를 만들어 빗물이 바로 홈통으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

집 외관 콘셉트
기본적으로 견고하고 웅장하면서 볼수록 정감 가는 형태로 외관의 밑그림을 그렸다. 견본을 찾던 중 파주 헤이리에서 접한 노출콘크리트 공법의 건축물에 매료돼 그때부터 노출콘크리트 주택만 찾아다녔다.
 
그 결과, 단순하면서 무게감 있고 일반 노출콘크리트에 비해 자연미가 흐르는 송판 노출콘크리트 방식을 선택했다. 거푸집을 벗긴 상태 그대로를 노출시키면 콘크리트가 드러나는데 거푸집 표면재로 목재 송판을 사용한 것이 송판 노출콘크리트다.
 
일반 노출과 비교해 시공 방법이 까다로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송판은 목재 표면을 탄화시킨 것이라 틈이 발생하기에 섬세한 시공이 요구된다. 거푸집 제작 후 코킹 처리하면 꼼꼼한 시공이 가능하다.

집을 두른 담장도 볼거리. 경사를 따라 계단식으로 담을 올렸는데 일반 노출콘크리트와 송판 노출콘크리트를 혼용해 벽면을 마감했다. 때로는 집을 지나치던 건축사들조차 어떻게 한 것이냐며 물어오기도 한다고. 현관 우측으로는 필로티 주차장이 있다.
지형을 이해하고 건물을 세운 덕분에 정원 규모도 꽤 넓다. 나무 질감이 그대로 표현된 송판 노출콘크리트 주택은 규모 면에선 웅장해 보이지만 일반 노출콘크리트처럼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에 초록 일색인 산뜻한 정원이 무게감을 더욱 상쇄시킨다.
직영공사, 세 가지는 꼭 지키세요!

첫째, 공사비를 선先지급하지 마라. 돈을 먼저 받았을 때 일이 허술해진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일이 진행된 딱 그만큼만 비용을 지불했다. 공사비 선지급을 요구하는 업체는 애초 선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둘째, 업체 선정 시 여러 번 재고 따져라. 직영공사는 업체 선정에서 성공 여부가 갈린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골조 공사는 헤이리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고 그 집 공사에 참여한 업체를 수소문하는 방법을 택했다.
 
셋째, 단열, 방수에 돈을 아끼지 말라. 건축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방대한 양의 공부를 끊임없이 했다. 그래서 단열과 방수가 주택의 첫 번째 조건이라는 것을 알았다. 직영공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아는 만큼 짓는다'였다. 공사는 전문가한테 맡기더라도 더 꼼꼼히 요구하려면 내가 가진 지식이 많아야 한다. 디자인이 아무리 멋있어도 춥고 더운 집에선 오래 살 수 없다. 단열은 에너지를 절감하는 핵심 요소고 방수는 하자 발생률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여기에 돈을 충분히 투자하는 것이 나중을 따진다면 더 비용을 절감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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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기 대장정, 의왕 직영으로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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