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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가 숲속으로 들어왔다. 천마산 줄기를 타고 내려온 마치고개에 위치하는 남양주 '하늘 숲 학교' 어린이집은 말 그대로 자연 속에 지어진 학교다. 건물 벽엔 커다란 투명 유리창을 달아 실내에 있어도 마치 자연 속에 있는 기분이 든다. 소나기 내리는 날에는 아이들이 "선생님, 종이컵 주세요. 빗물 받아야 돼요" 한다. 하늘 향해 종이컵을 높이 쳐들고 통유리에 코를 박는다. 종이컵에 물은 받아도 받아도 넘치지 않는다. 엄마들이 꿈꾸는 하늘과 숲, 대자연 속에서 배우는 '하늘 숲 학교'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하늘숲학교는 자연의 건강한 기운을 담고 동화 속 집같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건물이다. 육면체로 이뤄진 각 층마다 한 면을 통유리로 마감했고 정남향으로 앉혀 채광이 뛰어나다

건축정보
위치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대지면적 5940.0㎡(1800.0평)
연면적 452.1㎡(137.0평)
건축형태 3층 포스트 & 빔(Post&Beam)+경량 목구조
내벽재 적삼목 루버, 한지, 컬러유리
외벽재 적삼목 사이딩
바닥재 강화마루
난방형태 가스보일러+냉난방 시스템 에어컨
설계 및 시공 파인그로브 031-585-0455 www.pinegrove.kr

1층 밖에서 올려다본 모습.
2층 다리를 건너면 나타나는 수영장.

'이런 곳에 어린이집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깎아지른 비탈길을 오르다 내리막이 시작될 무렵에야 한 교회 뒤로 목조 건물이 빼꼼히 보인다. 남양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전망도 그렇거니와 해바라기처럼 해를 향해 자리 잡은 특이한 건물이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박스 형태가 세 개 층에 지그재그로 설치된 독특한 디자인은 한 사람의 신선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하늘숲학교 박효선 원장이 지인들과 함께 설계 의견을 나누던 중 일반 상식도 비틀어 생각하면 창의적 사고가 되듯 건물을 비틀면 어떨까라는 제안이 나온 것. 그 제안을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펴다 목조주택 시공 전문 파인그로브 신정호 대표를 만나 현실화됐다.
 
"규격화된 도시에서 나온 만큼 건물도 심심한 사각을 탈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재는 무조건 친환경 재료를 쓸 것을 요구했고요. 자연의 이로움을 얻겠다고 오는 아이들을 콘크리트 건물에서 가르칠 수는 없잖아요. 층마다 큼직한 통유리를 설치한 것도 하늘을 가까이 두기 위함이고요."

2층 공용공간. 벽면 하단부 루버, 교실 문, 계단 전부 시공사에서 직접 가공했다. 그래서인지 자재 하나하나가 기계적이지 않으면서 짜임새 있는 모습이다.
3층 화장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화장실 칸막이
통유리가 달린 2층 교실. 하늘숲학교에서는 책상 앞에서의 가르침을 고집하지 않는다.
1층 체육실과 퍼포먼스실. 아이 안에 잠재된 모든 것을 표출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다.

자연과 뛰노는 낙원 같은 어린이집
하늘 숲 학교는 교실을 건물내로 한정하지 않는다. 밖으로 한 발짝만 나서도 솔향기가 향긋한 숲이니 주로 숲이 교실이고 놀이터가 된다. 수업내용도 아이들 위주로 시시때때로 변한다. 비 오는 날에는 밖으로 나가 비를 맞고 뛰어놀아보기도 한다. 넘어져도 우는 아이 하나 없단다. 콘크리트 바닥이었으면 벌겋게 피가 나고 그 피에 놀라 울기도 하지만 여기선 푹신푹신한 흙과 풀이 아이들을 받아주니 교사들도 놀랐다가는 한숨 놓게 된다고 한다.
 
박원장은 수년간 유치원교사로 재직하면서 자연주의 교육에 늘 목말랐다. '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뛰노는' 낙원 같은 어린이집을 오랫동안 꿈꿨다.
 
"보통 어린이집은 '해라, 하지 마라'명령하고 아이들을 틀 안에 가두려 해요. 사고가 좁아질 수밖에 없죠. 아이들 스스로 보고 만지고 느끼며 깨달아야 해요. 그래서 자연은 가장 좋은 학습 도구며 장소예요. 꺼리가 아주 풍부하니까요. 식물, 곤충을 친구로 여기고 이들을 소중하다고 느끼면서 자연의 중요성도 스스로 깨닫는 거죠. 그것이 바로 바람직한 교육, 학습이라고 생각해요."

물 사용이 많은 세면대 주변은 물에 오염될 것은 염려해 루버를 상부에 마감하고 하부는 파벽돌을 시공했다.
3층에서 계단실을 바라본 모습. 심심한 벽면에 작은 선반을 만든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화분에 담긴 식물은 활기를 돋우는 인테리어 소품.
8 2층 화장실.

나무로 튼튼하게 몸엔 이롭게
시공사는 아이들을 위한 건물이라 좋은 재료와 안전에 특별히 신경 썼다. 게다가 아이들이 생활할 공간이라는 생각에 공사 과정이 즐거웠다 한다.
 
3층 건물을 목재로 세운 만큼 하중 계산을 철저히 했다. 기둥-보(Post & Beam)와 경량 목구조 공법을 혼용해 골조를 세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수직하중은 2″×4″ 구조재를 여러 겹 포개 만든 8개 기둥으로 받치고 횡 하중은 공학 목재가 맡았다. 통유리 주변부도 공학 목재를 세 겹씩 둘러 힘을 받도록 했다.
 
외벽은 색이 깊고 습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적삼목으로 마감했다. 내외부에 거친 질감을 살린 적삼목을 많이 이용함으로써 아이들은 변화하는 자연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를 가감 없이 받아들인다.
 
"복도 적삼목 루버, 교실 문, 칸막이… 현장에서 하나하나 정성으로 가공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감사하기도 했고요. 아이들이 지낼 곳이라 그런지 문 높이, 창틀 하나도 골똘히 고민하시더라고요. 대충 하는 법이 없었어요."
 
이에 대해 시공사  대표는 "안과 밖의 경계를 최대한 부수고자 노력했다"며 "기제품을 쓰지 않고 수작업으로 자재를 가공한 것도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실 내부는 유해 물질 발생을 막는 천연 한지에 녹말 성분 풀을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마감했다. 곡물, 델타샌드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퍼포먼스실에는 청소가 수월하고 시각적 자극이 되는 컬러 유리를 시공했다.
 
2층에서 수영장까지 이어지는 다리를 건널 때도 아이들은 신을 벗어던진다. 부드러운 나무가 발바닥에 와닿는 기분이 나쁘지 않아서다. 3층에선 마치 허공에 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 느낌이 신기하고 좋아서 아이들은 왁자지껄한다. 창밖엔 꽉 막힌 잿빛 건물 대신 녹색 그득한 숲과 그 너머로 마을까지 한눈에 잡힌다. 그 활달한 기상으로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놀 수 있도록 사면을 덱으로 둘렀다. 자연스레 너른 마당도 맨발로 뛰어다니는데 이는 촉감을 자극하면서 뇌 활동을 왕성하게 한다.
높게 쌓은 옹벽 아래서 올려다본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외관 정면
배면. 주차장에서 2층으로 통하는 다리를 놓아 동선이 훨씬 간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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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숲으로 들어왔다, 남양주 ‘하늘숲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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