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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와 시공사 대표는 연배도 그렇고 생각하는 바도 비슷해 여러모로 '죽이 잘 맞았다'고 한다. 자주 만나 끊임없이 대화하기를 반복하자 좋은 집이 나왔다며 건축주도 시공사도 무척 만족한 모습이다. 전통 북미식 공법을 따른 복층 경량 목조주택이다. 스터코로 화사한 멋을 내고 파벽돌로 포인트를 준 외벽과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인테리어가 맞물려 주택은 하나의 작품이 됐다. 내부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한 장치가 눈에 띈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
위치 경기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
부지면적 472.0㎡(143.0평)
건축면적 94.1㎡(28.5평)
건축형태 복층 경량 목조주택
외벽재 스터코 플렉스, 파벽돌
지붕재 로만TBF기와
내벽재 실크벽지, 이미지스톤
바닥재 강화마루
난방형태 가스보일러
설계 에이피건축사 사무소 http://blog.naver.com/halord
시공 야베스하우징

화사한 기운이 감도는 좌측면. ‘Love is’로 시작되는 글귀는 가족애를 북돋우는 역할을 한다.

흔히들 '집 한 번 짓고 나면 10년을 늙는다'고 한다. 어떤 이는 '집 지을 때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다시는 집 짓고 싶지 않다'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시공 문제로 법정 싸움에 몰리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꼴 저런 꼴 당하기 싫어 차라리 직접 짓고 말겠다고 나선 사람이 적지 않다. 즐겁게 집을 짓는다는 게 그리 어려운 걸까.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 복층 경량 목조주택 건축주는 집 짓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던 나머지 완공 후 허탈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나이로 보면 전원 생활자 중 젊은 축에 속한다. 교사 아내와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와 함께 전원으로 이주한 것은 3년 전이었다. 아내가 경기도 성남에서 양평으로 발령 나자 기존 집을 정리하고 양평 항금리에서 전원주택 전세 생활을 시작한 것인데 자신 직장 문제도 그렇고 아이 교육 여건 때문에 발목 잡혔을 수도 있었겠지만 건축주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서울보다 나을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단다.
 
"양평이 서울보다 교육 여건이 좋아요. 원어민 선생님이 두 분이나 계시고 인원이 많지 않으니 학년이 올라가도 같은 반 친구들을 그대로 만나요. 당연히 친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 어떤 것보다 자연에서 얻는 배움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서울에서는 절대 누릴 수 없는 것이죠. 흙을 밟고 만지고 하면서 아이 정서가 상당히 좋아졌어요."그는 또 "서울 안에서도 막히면 출퇴근길이 1시간은 걸리지 않느냐"면서 이곳은 교통 체증이 없어 충분히 다닐 만하다고 말했다.

현관에서 본 주방 입구.
회색 벽면에 흰 오크 바닥재를 드린 내부는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다. 디자이너는 주방부터 침실까지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주방/식당 공간과 연결되면서 전면으로 배치한 응접실. 젊은 부부가 사는 주택답게 쉽지 않은 붉은색을 택했다.
주방/식당으로 역시 모던한 인테리어가 일품이다.
현관 우측에 위치한 안방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창은 작게 냈다.
르누아르의 ‘시골 무도회’ 액자가 안방 문이다. 처음 방문한 사람은 안방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건축주는 안방을 드나들 때마다 색다른 재미를 느낀다고.

자주 만나라 그리고 끊임없이 대화하라
항금리에서의 전세 생활을 접고 '이제 내 집을 지어야겠다'마음먹은 건축주 가족은 먼저 아이가 다니는 학교 도서관을 찾았다. ≪월간 전원주택 라이프≫를 쌓아 놓고 건축주 부부와 아이는 공부를 시작했다. 얼마 후 아이가 잡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 아빠, 엄마! 이 집 너무 예뻐요."부부가 보기에도 마음에 쏙 들어 당장 그 주택 시공을 시공사에 전화를 걸었고 그렇게 시공사와 첫 만남이 이뤄졌다.
 
" 시공사 박대표와 나이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닮은 점이 많아 다른 곳 알아보지 않고 계약을 맺었어요. 잘 통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기존 건축주와의 관계가 너무 좋더라고요. 몇 집 방문했는데 다들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는지. 이만한 사람이면 되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렇게 '사람'을 믿고 시작한 집 짓기에 대해  건축주는 정말 유쾌한 일이었다고 돌이켰다. 4~5번이 넘는 사전 미팅도 얼굴 한 번 붉힌 적 없이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는데 공식적인 만남만 네다섯 번이지 이들은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으며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 셀 수도 없어요. 한밤중에 박대표가 전화를 걸어와서는 문득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이야기를 하는데 귀찮기는커녕 그런 정성이 오히려 고맙더라고요. '정말 자기 집처럼 생각하는구나'라고 느꼈죠."
 
안방 문을 액자 형태로 만들고 외관에 'Love is'라는 제목의 글귀를 새겨 정면 가장 높은 곳에 그림을 넣는 등의 일이 이런 과정을 거쳐 계획 없이 진행된 결과물이다.
 
고마움은 박대표도 마찬가지다.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준 건축주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내놓은 작은 제안이라도 단번에 거절하지 않고 꼼꼼히 생각해 준 덕에 좋은 집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밝은 기운이 감도는 계단실.
공용공간으로 쓰는 2층 가족실. 한쪽 벽면에 스트라이프 벽지를 가로로 적용해 모던하게 꾸몄다.
가족실에서 아이 방에 이르는 복도. 계단실 맞은편으로는 창을 내 채광에 도움을 줬고 벽과 바닥 색을 통일시켜 안정감을 강조했다.
아이 정서에 도움을 주고자 그린 계열로 마감하고 정면과 좌측으로 창을 내 밝은 기운을 받도록 했다. 또 창문과 창틀 주변은 낙서가 가능한 백페인트 글라스를 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가족 간 대화가 이뤄지도록 배려했다.
아이 방에는 다락을 뒀는데 친구들이 놀러 오면 가장 애용하는 장소라고.

가족으로서의 자격 그리고 남자로서의 자격
주택은 정면이 앞산을 향하는 전망 좋은 자리에 놓였다. 진입로 초입부터 놓인 몇몇 전원주택 사이를 타고 오르면 산 중턱 길 막바지 왼편에 주택이 위치한다. 전면에 내세운 스터코와 포인트재로 쓰인 파벽돌로 주택은 깔끔하면서 화사한 맛이 나고 가파른 언덕 단을 깎아 부지를 조성한 덕에 규모감도 전해진다. 또 앞산을 바라보는데 시야를 제한하는 그 무엇도 없어 개방감과 조망이 좋다. 대지가 좁은 것이 흠이라지만 주위에 견줄 만한 건축물이나 장애물이 없으니 문제 될 게 없다.
 
진입로에 따라 낸 작은 문을 열면 몇 계단이 나타나고 그 너머 대각 방향으로 현관이 잡힌다. 주택은 부지 북쪽 끝 선으로 밀어 조망, 채광, 단열을 최대한 배려했다. 전면과 우측으로는 길게 두른 덱은 간단히 휴식을 취하면서 자연을 감상하기 충분하다.
 
1층은 현관 정면 계단실, 우측 거실과 주방/식당 · 응접실, 좌측 안방으로 구성됐다. 한편 2층은 계단실 우측이 공용공간, 좌측이 아이 방이다. 모던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테리어가 특징으로 안방 문을 액자 도어로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건축주는 액자 도어에 대해 "집들이할 때 안방을 찾아보라 했지만 찾아낸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 정도로 기막힌 솜씨"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멀리서 본 주택으로 등지고 있는 산과 어울려 경치가 일품이다. 또 주택은 언덕배기 끝자락에 놓여 전망이 훌륭하다.
전면으로 덱을 길게 뽑고 돌출된 거실과 응접실 앞 코너 공간에는 테이블과 파라솔을 놓아 전망을 즐긴다. 간단히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이다.
좌우 측에서 촬영한 모습으로 밝은 분위기가 흐르고 파벽돌로 1층 거실 부분을 덮어 포인트를 줬다.
대문에서 몇 계단 오르면 정원이고 현관에 이르는 부분은 디딤석을 놓아 이동의 편의를 도왔다.

'남자의 자격'이라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빗대 건축주는 "비로소 자격을 갖추게 됐다"고 했다. 그는 가족으로서의 자격을 말했고 남자로서의 자격을 말했다. 가족이 편하고 행복하고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짓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격'을 갖추는 것이란다.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는 아내와 아이를 맞는 그의 어깨가 우뚝 섰다. 그는 그럴 자격이 있다.
 
가족실은 온 가족이 이용하는 편안한 장소인 동시에 아빠만의 서재, 제2의 작은 거실 역할도 한다. 아빠는 기타, 엄마는 피아노, 아이는 섹스폰을 연주하는 작은 음악실 같은 공간으로도 쓰인다. 전체적으로 기본 색상을 유지하면서 한 쪽 벽면은 스트라이프 벽지를 가로로 시공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펜던트 스탠드가 포인트다.

부지 끝에서 대각으로 본 주택. 넓지 않은 정원이지만 전원생활을 영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Designer Said ……

우선 건축주와의 미팅을 통해 가족 연령, 취미, 생활 패턴, 구성원 등 정보를 얻는다. 이번 주택 건축에 앞서 몇 번의 건축주와 만남으로 모던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짜임새 있는 도면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 색감과 스토리적 포인트가 되는 벽면의 구상이 떠올랐다.
 
전체적으로는 모노톤 그레이 벽면과 화이트 워시 오크 바닥재로 구성하고 복도 부분은 주방부터 침실 도어까지 10여 m에 달하는 긴 공간을 마치 갤러리에 온듯한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다.
 
주택 디자인 콘셉트 Concept는 Modern, Classic 그리고 Mix & Match다. 거실 이미지월은 보이드가 높은 벽면을 입체적이면서 통일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한 색상으로 마감하고 간결한 벽 조명을 써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직선의 연속이라 메인 조명은 원형구를 설치해 이를 보완했다.
 
시원하게 쭉 뻗은 복도 벽면은 모노톤 타일을 기하학적으로 나열해 모던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 집 포인트는 비밀스러운 안방 문에 있다. 르누아르의 시골 무도회가 걸린 액자가 출입문이란 생각은 그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다. 안방을 드나들 때마다 부부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것이 분명하다.
 
2층은 아이 방과 오픈된 가족실로 구성했다. 아이 방은 창의적 발상과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린을 기본색으로 정했다. 창문과 창틀 주변에 아이가 낙서를 할 수 있고 아빠, 엄마의 표현을 글로 전달할 수 있는 백페인트 글라스를 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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