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자연을 마당 삼아 텃밭을 일구며 전원생활을 하는 이가 있다.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에 새롭게 둥지를 튼 여성수·김영란 씨 부부다. 이곳은 서울에서 2시간가량 떨어져 있다.

서울에서 충주까지 1시간 30분, 다시 충주에서 수안보온천 방면으로 30분 정도 들어서면 나오는 월악산 입구에서 조령산 자연휴양림을 지나 10분 정도 더 가다 보면 연풍면 주진리가 나온다. 그곳에서도 산골짜기로 조금 더 올라가야 이들 부부의 전원주택이 나온다.

건축주 부부가 이곳에 터를 정한 지는 4년 정도 됐다. 공군 장교인 건축주는 전역 후 전원에서 살 계획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전원생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왔고, 이곳저곳 마땅한 지역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TV에서 광산개발 반대 시위를 벌이는 뉴스를 보았는데, 화면에 나오는 그 지역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쉬는 날을 기다려 부인과 함께 현장을 가보았는데, 경치가 빼어난 산이 병풍처럼 주위를 감싸고 실개천이 흐르는 천혜의 장소를 발견하고는 전원 속 보금자리로 마음을 정했다.

2000년 3월 평당 8만 원에 토지 2000평을 구입하고, 그후 잔디와 나무 등 조경을 가꾸면서 본격적으로 전원생활 준비에 들어갔다.

집은 목조주택으로 결정했는데, 그 이유는 자연친화성과 내구성, 경제성 등을 고려해서다. 건축주는 대학 때 건축학도였다고 한다.

전공을 살리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건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여 손수 집을 지을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몸은 마음 같지 않았다고.

결국 목조주택 전문 시공사에 맡기기로 하고 인터넷을 통해 모업체를 발견하고 방문하기로 했다.

가는 도중 길을 잘못 들어 우연인지 인연인지 한뿌리건축을 방문하게 됐는데, 온 김에 상담이나 해보자는 식이었지만 그 자리에서 계약했다.

공사는 2004년 3월 시작하여 5월 10일 완공과 동시에 입주했다.

자연 속 그림 같은 집
백두대간 줄기 중 하나인 희양산이 주위를 감싸고 있고, 옆으로 계곡이 뻗쳐 있는 천혜의 장소. 이러한 깊은 자연 속에 자리한 이 집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적막할 정도로 마을과 동떨어져 있기도 하다. 건축주 부부는 바로 이러한 곳에서 살기를 꿈꿔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세상과 사람을 등지고 살자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자는 것이고, 그 속에서 세상과 어울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소싯적부터 전원생활을 생각했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었지요. 그래서 집도 자연과 가장 가까운 목조주택을 선택했고요.”

건축주는 군인으로 생활해 왔지만 그의 모습은 경직된 모습보다는 시골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다. 얼굴은 까맣게 그을렸지만 인상은 푸근하다.

이곳의 부지는 2000여 평. 건평은 1층(35평)과 2층(10평)을 합쳐 45평이고, 4평 정도의 5각형 원두막과 12평 정도의 컨테이너 별채를 별도로 두었다.

그 외 공간은 정원과 텃밭으로 구성돼 있다. 건축주 부부가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곳은 텃밭이다. 집 옆으로 낸 1000평가량의 텃밭에는 고추, 상추, 가지 등 온갖 채소류를 심어 놓았다.

이뿐만 아니라 3년생 사과나무 200주를 가꾸고 있기도 하다. 조금 더 실력이 쌓이면 앞으로 더 많은 농작물을 재배해 볼 계획이라고 한다.

※ 농가주택으로 활용성 고려
집의 외벽은 미색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했고, 목조주택답게 곳곳에는 나무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려는 흔적도 엿보인다.

내부 마감재로는 실크벽지와 루바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목조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차분하고 편안한 기분을 동시에 느끼도록 했다.

농가주택인 점을 고려,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덱을 널찍하게 설치했다. 거실 앞쪽의 덱엔 탁자와 의자를 두어 전원생활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도록 했다.

집 마당에는 큰 바위 하나가 터주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데, 그 모양새가 신기할 정도로 거북이를 빼 닮았다. 이곳을 오가는 등산객 중 이 거북바위를 보고는 집 값에 상응하는 값을 쳐줄 테니 팔라는 제의를 종종 하기도 한다고.

실내구조는 4개의 방과 거실, 주방, 욕실, 다용도실로 구성돼 있다. 처음에는 단층으로 설계했지만, 농촌주택으로 활용성을 고려해 2층에 큰 방을 하나 더 두는 것으로 설계 변경을 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으로 욕실을 마주하고, 이를 기준으로 좌측으로 2개의 방을 두었고, 우측엔 주방, 거실, 부부침실을 배치했다. 거실은 시원스럽게 보이도록 1층과 2층을 오픈시켜 천장을 높였다.

거실이 공용공간이라는 점을 감안, 비교적 넓은 면적을 할애하여 전원주택의 여유로움을 한층 강조한 것이다.

부부침실은 별도의 욕실과 드레스룸을 갖추고 있고, 현관 쪽 2개의 방과 대칭이 되도록 배치해 독립성을 확보했다.

수려한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2층 큰 방은 경사지붕을 이용해 아늑하면서도 넓어 서재로 이용하기에 적당해 보인다.

큰 창과 작은 창을 통해 채광과 환기를 확보하고 실내 분위기를 밝게 설계했다.

※ 자연과 더불어 전원생활을 꿈꾸며
건축주 부부는 1년 전부터 이곳 작은 원두막에서 생활하면서 전원생활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고.

이웃 주민들과 마찰도 잦았고, 허벅지까지 쌓인 눈 속을 1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아랫마을에서부터 걸어오기도 했다는 것. 그래도 꿈에 그리던 전원생활의 꿈을 이루게 돼서 행복할 뿐이란다.

건축주 부부는 앞으로 농사 실력이 좀더 쌓이면 텃밭에 보다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할 계획이고, 고추장 된장도 담그며 자연과 더불어 살 것이란다.

“생활비는 퇴직 후 받는 연금으로도 충분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큰 욕심 없이 이곳에서 텃밭과 작은 과수원을 가꾸며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합니다.” 田

■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조영옥 기자

■ 시공사 인터뷰
이 집의 특징은?
우선 이 집은 농촌주택의 샘플이 될 수 있도록 설계·시공했습니다. 단순해 보이면서도 농촌주택으로 활용성을 고려했고, 저렴한 비용으로 1층 형태를 갖춘 2층 구조의 집인 것입니다. 아울러 이 집은 설계부터 시공, 자재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래서 주택을 완성하는데 수월했고 일정부분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었습니다.

공사 중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공사하는 동안 생활할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어려웠습니다. 워낙 외지이다 보니 여관도 없었고, 그렇다고 천막을 치고 생활할 수도 없었습니다. 산과 계곡을 끼고 있어 여름철에도 아침저녁으로는 추울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주변 마을에서 농가를 빌려서 생활했는데 공사하는 인부들이 공사하는 동안 1인당 4킬로그램 정도씩 몸무게가 빠졌을 정도로 고생을 했습니다. 하지만 공사하는 동안 건축주가 직원처럼 옆에서 많이 도와주었고, 종종 닭, 오리, 오골계 등 영양음식을 많이 해준 점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건축정보
·위 치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
·건축구조 : 외벽은 2″× 6″ 내벽은 2″× 4″
·건축평수 : 1층(35평) + 2층(10평), 총 45평
·부지면적 : 2000평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 미색 페인트
·지붕마감 : 이중그림자 슁글
·내벽마감 : 실크벽지 + 루바
·천정마감 : 실크벽지
·바닥마감 : 온돌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난방시설 : 기름보일러 온수 파이프난방
·건 축 비 : 약 1억1000만 원 (평당 250만 원)
·시공기간 : 2004년 3월 25일~5월 10일

■ 설계·시공 : 한뿌리건축 02-554-5734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고즈넉한 자연 속에 자리한, 충북 연풍 45평 2층 목조주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