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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귀촌을 하면서 몇 차례 실패를 맛보았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말도 있지만 충격은 가혹하다.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홍천에서 횡성으로, 다시 평창까지 내가 경험한 과정을 중심으로 귀농귀촌, 귀산촌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본다.
 
글 사진 구건서(신선마을 촌장·법학박사·공인노무사)

Episode1 은퇴 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10년 후에는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일에서 은퇴라는 것을 한다면 어디서 살 것인가?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이것이 15년 전인 내 나이 50이 되었을 때 고민했던 내용이다. ‘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살아야 한다’는 자조적인 우스개가 있듯이, 이제 60세에 정년퇴직을 한다고 하더라도 자그마치 30년~40년을 더 살아가야 하는 베이비부머(55년생~63년생)에 속한 나도 어떤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어떤 사람은 힘 안 들이고 귀농귀촌지를 찾아내지만, 나는 꽤 여러 번의 실패를 거치면서 많은 교훈도 얻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과 같이 귀농귀촌에도 그냥 손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어떤 사람들은 기획 부동산의 꾀임에 빠져 돈 잃고 건강 잃고 심지어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도 있다. 사전에 준비 없이 귀농귀촌했다가 견디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사기당하는 사람도 있고, 오래전부터 살고 있던 원주민과의 사소한 갈등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귀농귀촌한 도시인들끼리 싸우다가 서로 송사訟事가 벌어지기도 한다.
 
내가 처음 토지를 구입하면서 세운 원칙은 해안가보다는 산촌, 서해안보다는 강원도,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이내라는 3가지가 있었다. 왠지 바닷가의 비릿함보다는 산속의 시원함이 좋았고, 개발되지 않는 강원도가 좋았다. 그래서 주로 홍천군과 횡성군의 산촌을 찾아다녔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비교적 낮은 곳을 소개해달라고 공인중개사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처음에는 400평으로 시작해서 15년이 흐른 지금은 3만 평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홍천에서 횡성으로, 다시 평창까지 내가 경험한 과정을 중심으로 귀농귀촌, 귀산촌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본다.

안흥 신선마을 전경.

[내가 얻은 교훈 1]
적어도 10년 정도의 사전 준비 기간을 가져야 하며, 귀농귀촌 교육, 귀산촌 교육 등 필요한 교육을 받아라.
 
어릴 적 시골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세월이 지났고 세상이 변했다. 옛날 생각만 가지고 시작했다가는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가고 싶은 고장을 선정했으면 주말을 이용해서 그곳을 여행 삼아 다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 적극적으로 한 달 살이 또는 1년 살이를 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각 지역마다 토양과 문화, 기후가 다르므로 자신과 잘 맞는지 검토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귀농귀촌 교육을 받거나 임업 기계훈련원 등에서 하는 임업후계자 교육을 미리 받아두는 지혜도 필요하다. 정보를 얻으면서 사람도 사귀고,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에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귀농귀촌 교육을 받지 않고 시작하다 보니 많은 시행착오와 수업료가 들어갔다. 지역농협과 산림조합에 가입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1000㎡ 이상의 농지에 농사를 짓는 사람은 농업경영체 등록, 일정한 규모의 임야에 임산물 등을 재배하는 사람은 임업경영체 등록을 하면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구건서 촌장의 작업실

[내가 얻은 교훈 2]
특히 기획 부동산을 조심하고, 공유 지분등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믿을 만한 공인중개사와 친하게 지내라.
 
최근 개발호재라는 미끼를 던지면서 공유 지분을 팔아먹는 기획부동산 사기가 넘쳐나고 있다. 기획부동산 사기이지만, 형사상 사기죄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불가능하므로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듣는다. 왜냐하면 땅을 비싸게 판 것 자체로는 사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망이라는 수단을 사용해서 이익을 얻는 것이 사기인데, 기획 부동산은 개발 예정이나 호재만 얘기했으므로 그들은 절대 사기가 아니라고 빠져나간다. 예전에는 도로가 없는 버려진 임야를 사서 바둑판처럼 쪼개 파는 기획 부동산이 문제였는데, 현재는 매매 분할 이외에는 함부로 토지 분할을 해주지 않으므로 그런 유형은 줄어들었다. 대신 토지 한 필지를 수십 명, 수백 명, 수천 명이 지분을 공유하는 유형의 기획 부동산이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피 같은 돈을 갈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속재산이나 도로인 경우에는 지분을 공유해도 크게 문제가 없지만, 일반 토지를 지분으로 취득하는 경우 공유자 전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개발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내 땅인 듯, 내 땅 아닌 내 땅’이 되는 위험성이 있으니 지분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그 땅은 사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지역에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인중개사와 친하게 지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동식 주택으로 지은 주택. 추운 지방에서는 단열시공을 잘하고 바닥을 띄우는 이동식 농막 형태를 피하는 것이 좋다.

[내가 얻은 교훈 3]
52五都二村으로 시작하고 점차 시골생활을 늘려나가는 방법을 택하라.

5도2촌은 글자 그대로 5일은 도시생활을 하고 2일은 시골생활을 한다는 뜻이다. 도시생활 습관에 젖어있는 사람이 갑자기 시골생활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시골에서는 경제적으로 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직장에서 은퇴 후 연금을 받기 전까지는 5도2촌이 바람직하다. 주 중에는 열심히 하던 일을 하거나 직장 생활에 충실하고 주말에는 시골생활에 적응하는 방식이다. 점차 4도3촌, 3도4촌, 2도5촌으로 시골생활을 늘려나가면 완전 정착을 해도 된다.

Episode2 마냥 좋았던 시절(홍천군 두촌면 원동리 편)
우연한 기회에 양평 쪽을 둘러보게 되었는데, 당시에도 이미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더구나 땅값이 상당히 오른 상태라서 마음에 드는 토지를 구할 수 없었다. 그 대안으로 조금 더 먼 홍천을 알아보다가 내 첫 번째 땅을 두촌면 원동리에서 구하게 되었다.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계곡이고 위쪽에 한 집과 아래쪽에 두 집만 있어서 한가로운 산촌이어서 더 마음에 들었다. 오랫동안 농사를 짓지 않은 묵밭이라 나무만 울창했지만, 졸졸졸 흐르는 개울이 있어 마음에 들었다.
 
집을 지을 자금이 없었기 때문에 비닐하우스로 임시 거주시설을 만들었다. 주말마다 내려가서 차에서 잠을 자면서 하우스를 지을 땅을 고르는데 강원도 비탈진 땅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동네에 사는 분이 올라와서 하는 말이 굴삭기(포클레인)을 불러서 일을 시키라고 한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포클레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초보자였으니 동네 분들이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포클레인 기사가 와서 평탄작업을 하는데 이틀 만에 400평을 2단으로 예쁘게 다듬었다.

5도2촌은 평일에는 도심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시골생활에 적응하는 방식이다. 점차 4도3촌, 3도4촌, 2도5촌으로 시골생활을 늘려나가면 완전 정착을 해도 된다.

[내가 얻은 교훈 4]
시골 생활은 장비와 공구, 연장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몸 고생을 덜 한다.
 
포클레인 작업은 시골에서 가장 요긴한 장비라는 생각이다. 땅 파기, 평탄작업은 기본이고 돌쌓기, 거름내기, 상하수도 공사 등 모든 작업에 포클레인은 필수가 된다. 포클레인 이외에도 관리기 또는 경운기, 트랙터 등 장비를 농업기술센터에서 임대해 쓰면 비용이 많이 절약된다. 3톤 미만의 소형 포클레인 자격증은 며칠간의 교육만으로도 딸 수 있으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평탄작업을 마친 후 비닐하우스를 짓고, 바닥은 전기패널을 사다가 깔고, 화목난로를 놓으니 한 겨울에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영하 20도 이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마냥 좋았다. 쏟아지는 별빛, 아침 햇살, 시원한 바람 등 산골의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기분이었다. 이웃에 사시는 원주민과 친해져서 함께 산나물이며 송이버섯을 따러 다닌 기억도 새롭다.
 
그럼에도 내가 그곳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진입로 문제로 아랫마을 사람과 내가 사는 산골 사람들과의 갈등이 싫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을 들어가려면 마을 입구를 지나게 되는데, 그곳에 사는 사람과 안쪽 사람들 사이에 도로 문제로 갈등이 심했다. 서로 소송을 하고, 건물을 철거하고, 길을 막기도 하는 등 오래전부터 다툼이 많았다고 한다. 입구를 지날 때는 눈치 보며 조심조심 다닐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다른 곳을 찾기로 마음먹고 매각을 결정했다. 이렇게 나의 첫 번째 시골살이는 실패로 끝났다.

시골 생활은 장비와 공구, 연장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몸 고생을 덜 한다.

[내가 얻은 교훈 5]
동네 길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전에 이장이나 원주민한테 도로 사용에 문제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도로가 없는 맹지는 당연히 집을 짓지 못하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귀농귀촌지로 선택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맹지를 사서 길을 낼 수 있다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전문가들의 몫이고 일반인이 함부로 덤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바닥면적 20㎡ 미만의 농막은 농지에 짓는 것이므로 허용된다. 만약 길이 없는 맹지 토지를 구입했다면 농막을 활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자연부락 동네 안길은 구불구불하고 차 한대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하다. 그런 길은 보통 공용도로로 사용하고 있지만 땅주인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용도로인지, 지정 도로인지, 사도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용도로나 지 정도로는 누구나 통행이 가능하지만 사도인 경우에는 땅주인의 승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단지형 택지를 분양받으려 할 경우에도 도로 지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택하면 전원생활이 한결 즐겁다.

Episode3 멋모르고 산 국립공원구역 내 토지(횡성군 강림면 부곡리 편)
홍천 토지를 매각한 후 우연하게 치악산 국립공원 내에 직거래로 나온 토지를 구입하게 되었다. 두 번째로 땅을 사는 것임에도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은 초보자였기 때문에 겁 없이 덤볐는지도 모른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계곡의 마지막 땅이라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계곡도 좋고, 더구나 막다른 곳이라 오염원이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게 다 좋은 곳은 없다는 옛말대로 단점이 있었다. 국립공원지역이라서 개발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전부터 있던 구옥이나 자연부락에 있는 토지는 개축이나 신축이 가능했지만, 내 토지는 그것이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깨끗한 자연과 계곡물이 좋아서 비닐하우스를 지어서 캠핑 같은 레저도 즐기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 후 몇몇 친구들이 여름 휴양지로 사용한다고 해서 넘겨주었다.

계곡이 너무 깊거나, 계곡 폭이 좁은 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

[내가 얻은 교훈 6]
개발행위가 제한되는 국립공원 등 자연환경보전지역이나 그린벨트 등 개발제한구역은 피하는 게 좋다.
 
‘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프로그램에서 보면 깊은 산속에 전기도 없이 생활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이런 자연인들은 개발행위가 제한되는 지역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잘 살아간다. 그러나 도시생활에 길들여진 일반인들이 자연인 흉내를 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개발행위가 되는 관리지역을 선택해야 하고, 전기는 당연히 끌어올 수 있어야 하며, 관정을 팔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 전봇대에서 200m 이내인 경우에는 최소비용으로 전기를 인입할 수 있지만, 그보다 멀어지면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상수도가 있으면 최상이지만, 적어도 관정을 뚫으면 물이 나오는 곳을 찾아야 한다. 전기와 물은 일상생활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다.

[내가 얻은 교훈 7]
계곡이 너무 깊거나, 계곡 폭이 좁은 곳은 일조량이 적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강원도는 산이 많아서 계곡도 깊고 또 길다. 계곡 근처에 있는 집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계곡에 입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겨울에는 춥고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기 때문에 일조량이 적다. 어느 곳이든 장단점이 교차하게 되므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깊은 계속이나 폭이 좁은 계곡을 피해야 하는 이유는 꽤 많이 있다. 습한 기운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일조량이 적기 때문에 난방비가 많이 들어간다. 겨울철 눈이 오는 경우 고립될 위험도 존재한다. 동식물에게 햇빛은 가장 중요하듯이 우리 인간에게도 햇빛은 필수적이다. 일조량이 부족한 경우 농사도 잘되지 않으며, 비타민D가 생성되지 않아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Episode4 52촌을 경험하다(횡성군 안흥면 안흥리 편)
안흥에 세 번째 토지를 구입하면서 작은 집을 하나 지었다. 지금까지는 비닐하우스만 지어놓고 어쩌다 내려오거나 주말에만 사용했었다. 막상 집을 지으려고 보니 막막해서 가까이에 있는 이동식주택 업체를 방문한 것이 큰 실수였다. 치악산 줄기 500고지에 있는 토지이므로 겨울에 엄청 춥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도 있어서 단열이나 난방이 가장 중요함에도 경험이 없다 보니 바닥을 띄워서 시공을 한 것이 문제였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좋았지만, 겨울에는 춥기도 춥고, 수도가 동파되어 사용할 수가 없었다. 물을 조금 틀어 놓으면 된다는 말을 믿고 물을 틀어놓고 1주일 후 왔더니, 물이 넘치고 얼어서 마룻바닥을 들어내고 전체를 다시 시공하기도 했다. 지금은 여름철에만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창고로 지었던 건물을 개축해 사용하고 있다.

직접 농사지어서 재배한 농산물

[내가 얻은 교훈 8]
추운 지방에서는 단열시공을 잘하고 바닥을 띄우는 이동식 농막 형태를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는 단열기준이 강화되어 지붕은 260T, 벽체는 155T 이상을 강제(중부 2지역의 경우) 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 당시에는 지붕이나 벽체 모두 100T 정도로 허가가 되었다. 강원도 영서지방은 1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는 겨울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단열이 약할 경우 난방비 부담이 상당하다.  보일러는 기름, 전기, 화목, 가스 등 다양하게 있지만 기름보일러가 가성비가 좋아 보인다.

동네 이름을 신선마을로 명명한 것은 매화산 정상을 신선봉이라고 부르고, 신선바위, 신선 연못이 있었다는 전설을 동네 분들이 얘기해 줬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서도 신선처럼 유유자적하면 살자는 바람도 포함되어 있었다. 내가 만든 마을이므로 5도2촌의 신선마을 촌장 역할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 집 한 채가 전부였는데 지금은 10여 가구가 전원주택을 짓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특히 내 친구와 아내 친구에게 분양을 해서 주말이 되면 함께 모여 식사도 하면서 공동체를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

신선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는 모습.

[내가 얻은 교훈 9]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택하라.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줘라.
 
잘못된 만남으로 인하여 귀농귀촌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원주민과의 갈등도 문제지만, 귀농귀촌한 사람들 사이에도 갈등이 생기게 된다. 내가 참으면 편하다고 하지만, 상대적인 것이므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신선마을에는 내 친구와 아내 친구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어서 크게 다툼이 생기지 않고 있다. 고사에 ‘백만매택 천만매린百萬賣宅 千萬賣隣’이라는 말이 있다. 해석하자면 100만 원으로 집을 사지만 1000만 원으로 이웃을 산다는 뜻이다.

그만큼 이웃사촌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웃을 잘못 만나면 그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망가지기 쉽다. 서로 맞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도 전생에 선한 일을 많이 한 결과일 수도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나 홀로 있는 토지를 구입하여 독야청청 살아가는 것도 좋다. 아무튼 토지 경계를 접하고 있는 이웃사촌을 잘 만나야 한다. 만약 잘 모르는 곳으로 귀농귀촌을 했다면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서 이웃에 봉사하는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귀농인은 포클레인을 구입해서 동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노력 봉사를 하면서 친해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구건서 촌장 모습.

[내가 얻은 교훈 10]
농사는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므로 단계적으로 넓혀 나가고 다른 사람의 말을 너무 믿지 마라.

농사를 짓기 위해서 귀농한 경우가 아니라면 조금씩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먹을 것만 조금 짓는 것도 괜찮다.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는 몸이 망가지거나 금전적인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나도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주변 사람들의 얘기만 듣고 조경수를 많이 심었다가 큰 손해를 입고 나무를 모두 폐기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2010년에 조경수 묘목 2만주를 심었고 몇 년 후 일부를 팔기도 했지만, 매각 시기를 놓치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2020년에 모두 뽑아버린 쓰라린 기억이 생생하다. ‘반농반X’라는 말이 일본에서 유행한다고 한다. 내 시간의 반은 농사를 지어서 내가 먹을 것을 해결하고, 내 시간의 반은 취미생활이나 여가생활을 한다는 의미이다. 도시생활을 오랫동안 한 사람은 이 반농반X가 적당한 조언이다.

구건서
(신선마을 촌장, 홉시언스대표 / 법학박사, 공인노무사)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했다. 공인노무사로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글로벌 내비게이터십센터 회장, 노무법인 더휴먼 회장, 법무법인 랜드마크 고문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중소기업형 연봉제, 퇴직연금, CEO를 위한 인사노무관리, 역적한 인생 vs 여전한 인생 등 26권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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