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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는 요즘 보기 드문 다둥이 젊은 부부다. 남편이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한 7년 동안 단독주택을 경험했고, 그 생활에 매료돼 귀국 후 가족의 보금자리, 집 짓기를 결정했다. 부부는 자신들의 집이 1년 365일 내내 따뜻한 기운이 가득한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 이름을 ‘룸 Room 36.5℃’로 지었다.
 
이수민 기자
사진 최진보 작가
취재협조 건축사사무소 시움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서구 청라동
지역/지구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건축규모 지상 2층
대지면적 275㎡(83.18평)
건축면적 136.84㎡(41.39평)
건폐율 49.76 %
연면적
199.62㎡(60.38평)
1층 98.43㎡(29.77평)
2층 101.19㎡(30.6평)
다락 22.44㎡(6.79평)
용적률 72.59 %
설계기간 2019년 11월~2020년 4월
공사기간 2020년 5월~11월
설계 건축사사무소 시움 070-7789-4302
시공 주왕종합건설㈜ 032-322-0405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칼라강판
벽 - 테네로 와인(벽돌)
데크 - 방킬라이 천연데크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위 친환경도장, 일부 내수합판 위 스테인
내벽 - 석고보드 위 친환경도장, 유로폼 콘크리트 노출
바닥 - 합판마루
단열재
지붕 - 경질우레판보드 2종 2호
외단열 - 경질우레판보드 2종 2호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난간 - 평철, 환봉 위 도장
창호  KCC 시스템창호
현관  이건창호
조명  라이탄조명, 비츠조명
주방가구  나무젠
위생기구  아메리칸스탠다드
신재생에너지  태양광패널 6K
난방기구  콘덴싱가스보일러(린나이)

부부는 월간<전원주택라이프> 팬이다. 오랫동안 외국에서 지내다 단독주택을 짓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국내의 다양한 주택 자료를 찾아보던 중 유튜브에서 본지가 운영하는 ‘전원주택라이프 채널’을 만났다. 주택 동영상들의 배경음악이 귓가에 맴돌 정도로 수백 번을 돌려보며 자연스레 팬이 됐고, 귀국 후 포근함이 느껴지는 룸 36.5℃를 지었다. 그리고 선배 건축주들처럼 자신들의 주택을 예비 건축주들에게 소개하고자 본지에 문을 두드렸다.

필로티 입구에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는 슬라이딩 루버도어를 달았다. 슬라이딩 루버 도어는 남편의 아이디어다.
출입구 모습. 루버도어로 만들어지는 그늘이 주택 입구에 아늑함을 선사한다.
현관을 열고 들어오면 왼쪽에 중문과 붙박이장이 배치돼있다. 신발장 외에 걸어서 겉옷을 보관할 수 있도록 붙박이장을 마련했다.

해외에서 경험한 단독주택의 매력
가족은 부부와 슬하에 고등학생이 된 큰 딸, 중학생 아들, 늦둥이 막내아들로 구성돼있다. 주재원으로 출국할 때만 해도 아이가 둘뿐이었는데, 사우디에 살며 막내가 태어났다. 30대 초반까지 아파트에서만 살았던 부부는, 처음으로 단독주택을 경험하게 됐다. 그리고 사우디의 단독주택에서 아이들의 영유아기를 보내며, 프라이빗 마당이 주는 ‘차원이 다른 행복과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해외에 제법 오래 있다 보니, 예전에는 당연하고 편하다고 생각했던 아파트 평면이 어느 순간 식상하게 느껴지더군요. 높은 천장고와 하늘이 열린 발코니 공간이 당연해졌고요. 한국에서도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하늘을 볼 수 있고,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의 외부공간이 갖고 싶어서 집을 짓기로 결심하게 됐어요. 더불어 유럽 여행 중 자주 애용했던 에어비앤비를 직접 운영해보고 싶어 캥거루주택 구조를 선택하게 됐죠.”

특별한 오브제나 질감을 배제하고 공간의 위계와 다양한 크기의 창호, 책장 등으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1층에는 주방 및 식당, 간이 욕실만 배치했다.
건축주는 다이닝을 중심으로 모든 공간이 열려있길 바랐다.
각각의 방에 다이닝 키친과 가족실이 내려다보이는 창을 계획해, 마치 작은 마을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집들이 작은 창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1층 출입구 왼쪽에 배치한 간이 욕실.

귀국 4년 전부터 집 짓기 준비 시작
남편 회사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할 나이고,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에, 학교가 가까운 부지를 찾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택지 개발 지구 위주로 토지를 찾게 됐다.
 
“인터넷으로 여러 지역의 토지들을 둘러보고, 4년 전 잠시 한국에 들어와 우리 여건에 가장 맞는 인천 청라지구 땅을 매입하게 됐어요. 완충녹지 옆 땅이라 크지 않은 필지임에도 완충녹지 쪽으로 마당을 내면 우리 집 마당처럼 초록을 누릴 수 있겠다 싶어 땅을 본 날 바로 계약했죠.”
 
설계 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을 물어보았다.
 
“다이닝을 중심으로 모든 공간이 열려 있길 바랐어요. 각자 방에 있어도 가족실을 중심으로 언제든 모일 수 있도록 열려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했죠. 그리고 다양한 외부공간을 원했어요. 보는 정원이 아닌 사용하는 마당을 원했고요.”

수직으로 연결된 1층 다이닝 키친과 2층 가족실을 중심으로, 아빠 엄마 집, 딸 집, 아들 집, 다락 막내 집으로 공간을 분리하고 바닥의 레벨차를 두어 배치했다.
2층에 배치한 가족실은 가족이 공유하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소파 뒤쪽으로 공용 세면실, 공용 드레스룸, 공용 세탁실을 배치했다.
책장 쪽 복도를 따라가면 첫째와 둘째 방이 나타난다. 가족실 쪽 계단을 오르면 막내의 놀이방이 있다.
가족실 맞은편 딸 방 창문 위로 공용 극장 개념의 대형 빔 스크린을 설치했다.

개성 있는 공간이 모여 이뤄진 집 속의 집
설계를 담당한 건축가에게 설계 콘셉트를 물었다.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꼽히는 루이스 칸의 ‘I think that a plan is a society of rooms.(방은 건축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며 독립된 구조와 빛을 갖는 공간이다.)’이라는 말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습니다.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의 단위를 ‘방’으로 보고, 개성 있는 각각의 방들이 모여 하나의 집을 이루는 ‘집 속의 집’으로 콘셉트를 설정한 겁니다.”
 
주택은 수직으로 연결된 1층 다이닝 키친과 2층 가족실을 중심으로 아빠 엄마 집, 딸 집, 아들 집, 다락 막내 집으로 공간을 분리하고, 바닥의 레벨차를 두어 공간의 개별성과 공유성을 확보했다. 모든 방에서 다이닝 키친과 가족실이 내다보이도록 계획해 마치 작은 마을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집들이 작은 창을 통해 서로 소통하듯이 공간을 구현했다. 가족실은 가족이 공유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공용 극장 개념의 대형 빔 스크린을 설치해 실내공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락은 다섯 살 막내의 공간으로 천창 및 벽 수납 침대, 수납장 등을 설치하고 루프톱과 연결해 집에서도 캠핑할 수 있도록 했다.

딸아이의 방. 문무틀식 창문을 설치했다.
아들 방은 복층으로 계획했다.
아들 방과 딸 방을 잇는 발코니 공간.
부부 침실. 아직 어린 막내는 부부와 함께 침실을 사용하고 있다. 침실에는 넉넉한 채광을 위해 코너창을 설치했다.
세탁실에서 부부 침실을 바라본 모습.
가족실 뒤쪽에 위치하는 이 복도에 드레스룸과 세탁실, 욕실이 갖춰져 있다.

보는 정원보다 캠핑하는 아웃도어 공간으로
주택은 다채로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외부공간을 마련했다. 아들 방과 딸방을 잇는 발코니는 지붕을 만들고 영롱쌓기로 연출해 날씨에 관계없이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서쪽의 멋진 일몰을 볼 수 있고, 완충녹지와 인접한 안마당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마당과 인접한 완충녹지는 주택 마당의 연장선 같은 느낌을 줘 공간의 확장감까지 준다. 추후 에어비엔비 숙소로 사용할 세대에도 독립된 마당과 데크를 마련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필로티 입구에 설치된 슬라이딩 루버도어도 정성을 기울인 부분이다.

루프톱과 바로 이어지는 다락은 다섯 살 막내를 위한 공간이다.
다락에서 내려다본 실내 모습.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담긴 집
‘집은 사람을 닮고, 사람은 집을 닮는다’는 말이 있다. 룸 36.5℃는 개개인의 생활을 존중하지만 서로에 대해 항상 열려 있는 건축주 가족들의 마음처럼, 개인의 공간을 안팎으로 확보했지만 언제든 소통할 수 있고, 소통이 이루어지는 집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365일 적절한 체온 36.5℃로 가득 채워지길 바라고, 그럴 것이라 믿는다.

입면은 작은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는 형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지붕을 중첩 및 연결하듯 디자인했다.
전면도로와 인접대지의 시선에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며 확장된 외부공간을 가지는 집이 되도록 했다.
전면도로 주출입구에서 필로티 주차장을 통해 마당과 완충녹지로 연결되는 동선은 대지의 협소함을 보완해 준다.
장식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벽돌로만 마감해 견고한 모습으로 완성했다. 벽돌은 가족의 역사와 결을 같이하며 세월의 흔적을 담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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