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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에 꿈의 전원주택을 지은 U.O.S주택 장경태(37) 본부장에게는 5살 난 아들이 있다. 서울에서 아파트생활을 할 때는 아들에게 ‘―하지 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지냈다.

하지만 올해 3월, 전원생활을 하면서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인지 아들의 성격이 훨씬 쾌활해졌으며, 무엇보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말끔하게 나았다.

“아버지께서 평소 ‘은퇴하면 전원에서 생활해야지’하고 말했어요. 제가 집 짓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지 매입부터 설계, 시공을 도맡게 된 거죠.”

장경태 씨는 모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년 전부터 설계사무소 U.O.S주택의 시공팀장을 맡고 있다. 줄곧 같은 분야의 일만 해왔기에 ‘사람 사는 집’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이 남다르다.

부모님과 장경태 씨 부부, 5살 난 아들 이렇게 3대가 각자의 생활공간에 만족하도록 집을 설계하기까지 적잖은 어려움이 따랐다. 부모님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작년에 은퇴했는데,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곳에 집 짓기를 원했다.

다행스럽게도 현지에 대지 290평을 평당 40만 원에 구입해, 집터를 제외하고 모두 정원과 텃밭으로 꾸몄다. 140여 평의 적지 않은 텃밭이지만, 농사 경험이 있다 보니 텃밭을 일구는 데 그리 어려움은 없다.

집을 조성할 때, 무엇보다 텃밭에 중점을 뒀다. 텃밭이 전원생활의 일부가 되기를 원했기에, 단순한 생산 공간이 아닌 시각적으로도 즐거움을 안겨다 주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부모님은 물론 집 구경을 온 사람들도 텃밭을 보고 매우 좋아할 정도니 가히 짐작이 간다.

석축을 포함한 기초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졌으며 1000만 원이 소요됐다. 설계 단계에서는 이장을 비롯하여 마을 주민을 찾아 부모님이 생활할 집을 짓고자 하는데 조금 시끄러울지도 모르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집을 지을 때도 주민 불편을 최소화함으로써 아무런 갈등을 빚지 않았다.

온 가족이 따로 또 같이 하는 곳

1층에는 부모님을 위한 안방과 서재, 벽난로가 설치된 넓은 거실, 식당, 다용도실이 딸린 주방을 배치했다. 온 가족이 모여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공용공간과 부모님을 위한 독립공간 구성에 중점을 뒀다. 2층에는 부부침실과 홈-바를 염두에 두고 테이블을 배치한 작은 거실이 있다. 또한 방문객을 위한 별도의 게스트 룸도 마련했다.

실내는 흰색 톤의 천연페인트와 실크벽지로 마감하여 깔끔하게 정돈된 분위기다. 미닫이문을 이용하여 거실과 주방을 독립공간으로 꾸몄다. 계단을 따라 설치된 벽면을 뚫어 인테리어 효과를 높였다. 40도로 물매 심한 지붕에는 2개의 천창(Top-Light)을 뚫어 채광을 보충했다.

“계획할 때, 텃밭으로 이어진 12평의 넓은 덱(Deck)이 좀더 활기찬 공간이 되길 원했습니다. 밭에서 노동 후엔 휴식을, 또 수확물을 다듬거나 건조하는 곳으로 말입니다. 또한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시원스레 트인 전원의 풍경을 감상하며 바비큐를 즐기는 외부 거실의 역할까지 하도록 고려했습니다.”

이곳은 지형이 높은 편이라 서울과는 3도 정도의 기온 차가 난다. 따라서 단열과 보온을 위해 벽구조를 외벽은 2″×6″로, 내벽은 2″×4″로 했으며, 보조 난방을 위해 벽난로를 설치했다.

목조주택에 대한 오해

“목조주택은 장점을 많이 지녔으면서도 몇 가지 우려 때문에 기피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쉬이 썩거나 벌레가 꾀고, 유지 관리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구조재로 사용하는 목재는 KD(Kiln-Dry : 인공 건조)과정을 거쳐 습기뿐만 아니라 병충해나 부패에도 강합니다. 관리는 공사 단계에서 시공자가 조금만 신경을 써 주고, 덱처럼 외기에 노출된 부분은 3년에 한 번씩 오일스테인을 칠해 주면 거뜬합니다.”

목조주택의 또 하나의 특징인 2층의 진동과 소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30데니어(Denier)짜리 흡음재를 별도로 사용했다. 또 난방 배관을 하고 기계 미장을 꼼꼼하게 했고, 1층 천장에도 소음 차단용 흡음재를 사용했다. 목조주택의 소음은 요즘 자재와 공법의 발달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집 앞으론 중첩한 산들이 마치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듯하다. 앞산이 용문산 정상이고 두 번째 뾰족한 봉우리가 백운봉이다. 근처에 있는 사나사계곡은 그 진입로부터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 이렇게 자연을 통해 배운 너그러움은 아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많은 사람이 전원생활을 망설이는데, 버릴 것은 훌훌 털어 버리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부모님은 봄에는 산나물 뜯고, 텃밭을 가꾸는 게 주요 일과죠. 이곳엔 3, 8일 장이 서요. 장을 보는 걸로 지루함을 달래기도 하는데, 장터에서 강아지를 한 마리 구했죠. 아이의 교육 문제는 도회지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온 이웃들과 상의하기도 해요.”

집은 휴식을 주는 곳뿐만 아니라 살아 숨쉬는, 즉 주택 내부와 외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고, 건축주가 만족할 만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게 장 본부장이 고집하는 전원주택의 기본 원칙이다. 田

■ 글·사진 김혜영 기자

■ 시공사 인터뷰
해맑은 웃음 가득한 정원
아이들이 가족과 어울려 맘껏 뛰놀 수 있는 웃음 가득한 정원이길 바랐다. 자연의 일부로, 인공적으로 화려하게 꾸민 그런 정원은 아니다. 파릇한 잔디 위에 허전하지 않을 만큼 나무를 심고 꽃향기에 나비가 찾아오면 족하다. 전원주택은 전원생활을 소망했던 이들에게 휴식만을 제공해 주는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니라, 계절에 따른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새로운 활력소를 얻는 공간이길 바란다. 대지의 포근함 속에서 땀방울의 단맛과 불어오는 바람의 시원함 그 이상의 느낌을 얻는 공간, 도시생활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것들이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아름다운 텃밭을 구상했다. 자그마한 수고 속에서 풍요로운 결실만을 얻는 곳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때론 쳐다만 봐도 흐뭇하고 자랑하고픈 그런 정원 같은 텃밭을 꾸미기로 했다.

■ 건축정보
·주 소 :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대지면적 : 290평
·건축면적 : 57평(1층 38평, 2층 19평)
·건축구조 : (2″×6″)+(2″×4″) 경량 목구조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지붕마감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 : 천연페인트, 실크벽지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난방시설 : 기름보일러
·바닥마감 : I-joist 바닥장선 + 난방 XL파이프 + 방바닥 미장 + 온돌마루
·시공기간 : 2003년 12월~2004년 2월

■ 설계·시공·감리 : 건축사무소 U.O.S
02-542-1932, 011-9713-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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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으로 정원을 꾸민 양평 57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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