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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발을 내딛자, ‘둥둥둥―’ 북소리가 들려온다. 본채 옆 작은 건물에서 북소리와 함께 사람의 그림자가 비친다. 건축주가 음악을 전공하는 아들을 위해 지은 음악실이다. 뿐만 아니라 좌측에 마련된 60평 규모의 수석(壽石)전시관은 많은 사람의 이목이 쏠리는 곳이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건축주는 1999년 전원생활을 결심하고, 2∼3년 동안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곳에 2500여 평의 땅을 구입했다.

1년 남짓 토목 및 기초공사를 하면서 집터를 제외한 모든 공간을 정원으로 꾸몄다. 주택박람회를 참관하며 각종 자료를 수집했음을 물론, 전문서적과 인터넷을 통해 건축 구조를 구체화했다. 내구성과 단열성, 실용성을 지닌 스틸하우스로 결정하고, 2000년 3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사람과 집은 자연의 일부
“처음 땅을 봤을 때, ‘이런 야산에 어떻게 집을 짓지’라는 우려가 앞섰어요. 그런데 지형을 잘 활용하면 평지보다 낫겠다 싶더군요. 집터를 제외하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형을 자연스럽게 살려 전정(前庭), 집터, 후정(後庭) 이렇게 3단으로 꾸몄어요.”

집을 지으면서 정원에 주목(主木)으로 소나무를 심었는데, 이젠 제법 뿌리를 튼튼하게 내렸다. 집터가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해 전체적인 조경 개념도 산의 연결선상으로 잡았다.

산자락의 연장, 그리고 전정과 후정 사이에 집을 앉힌 숲 속의 전원주택이 됐다. 정원에는 잔디를 심고 군데군데 석재 조형물을 배치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수석 애호가답게 자갈이 깔린 출입로를 갖가지 형상의 자연석으로 장식했다.

“남편은 젊어서부터 전국 유명 수석산지를 누비며 탐석했어요. 양생을 거쳐 고운 자태를 지닌 수석이 쌓이자, 자그마한 전시관 하나 갖고 싶다고 하더군요. 전원에 와서야 비로소 그 꿈을 이룬 겁니다. 작년엔 수석전시실 앞에 소나무 묘목 2000주를 심었어요. 그리고 스피커를 외부로 연결했는데, 나무도 음악을 들려주면 잘 자란다고도 하잖아요.”

봄이면 야생화 만발한 꽃동산 가운데 집이 위치한다.

1층은 거실과 부부침실, 게스트룸, 서재, 주방, 다용도실로 구성돼 있다. 1층 평면은 크게 침실, 거실, 주방부분으로 세분화됐다.

건축주의 성격이 예민한 편이어서 침실을 공용공간인 거실과 독립시켜 배치했다. 침실을 돌려 앉히고 단열에도 신경을 썼다. 침실에 들어서기까지는 두 개의 문을 만난다.

첫 번째 문에 통과해 침실로 들어서면 화장실과 드레스 룸이 나란히 하고, 그 반대편에는 파우더 룸이 위치한다. 두 번째 미닫이문을 통해 침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거실에서의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2층은 두 개의 자녀방과 발코니와 미니거실로 꾸몄다. 두 방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발코니에는 그네를 설치해 후정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에서 주방으로 분리되는 부분에는 통나무 원목 기둥을 세워 인테리어에 효과를 줬다. 또, 조명의 강약을 조절해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세심함도 기울였다.

“3년째 생활하는데 단열과 통풍이 잘돼요. 저희 집 에어컨 없는 것 보이죠. 겨울에 가끔 ‘쩍-’하고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걸 결로 현상이라고 하나… 골조가 자리잡느라 그런다는 얘길 들었어요. 지금은 들리지 않더군요.”

이 집은 식수는 지하수를, 난방은 심야전기보일러를 이용하고 있다. 단열과 통풍이 잘돼 더위와 추위를 잊고 지낼 정도다. 한편 단독주택이다 보니 보안시스템을 설치했는데, 집을 비울 때 위안이 된다고.

전원생활에서 자가용은 이제 필수가 됐다. 가족 수만큼 준비해야 할 만큼… 하지만 건축주는 종종 기차를 이용해서 서울까지 출퇴근을 한다. 서울에서 양평까지는 기차로 50분 정도이고, 회사가 위치한 신설동은 청량리역과 가까워서 넉넉잡고 1시간이면 가능하다. 기차 안에서 책이며 신문, 잡지 보는 것을 즐긴다고 부인은 넌지시 말을 잇는다.

사람들은 왜 자연을 찾는가
요즈음 회색빛 도시를 뒤로하고 전원으로 이주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교육문제 때문에 주저하곤 하는데, 막상 전원에선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결혼해서도 전원생활을 하겠다고 말할 정도다.

“전원생활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미흡하나마 몇 가지 조언한다면 먼저, 부지런해야 합니다. 전원에서의 아침은 새벽 5시 정도에 시작되거든요. 둘째는 스스로 자연을 즐겨야 한다는 거죠. 그렇지 못한다면 전원생활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 올 거예요. 셋째는 집을 너무 크게 짓지 말라는 거죠. 관리하느라 전원생활은 아예 포기해야 되니까요.”

건축주 부인은 양평 시내 대형 마트에서 일주일 단위로 생필품을 구입한다. 이곳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문화강좌가 있는데, 그 가운데 수영을 즐겨한다.

마음껏 드럼을 두드리며 꿈을 키울 수 있는 곳, 자연에 겸손한 자세로 공생할 수 있는 전원생활, 행복한 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지는 곳,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그토록 자연을 찾아 이주하는 까닭이 아닐까 … 田

■ 글·사진 김혜영 기자

■ 건축정보
·주 소 :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대석리
·대지면적 : 2500평
·건축면적 : 60평(1층 45평, 2층 15평)
·건축구조 : 스틸하우스
·외벽마감 : 알루미늄 사이딩
·지붕마감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 : 석고보드 + 페인트, 실크벽지
·창 호 재 : 해강시스템 창호
·난방시설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시공기간 : 2000년 3월∼10월

■ 설계 : 직영
■ 시공 : 예촌하우징 <031-771-6354, www.yei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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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행복한 안식처, 양평 60평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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