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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길, 이미재 씨 부부는 2004년 1월, 경기 양평군 지제면 월산리에 전원주택을 짓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수십 년을 살아온 도시를 등지고 자연과 어우러져 자연인으로 삶을 살기 위해 전원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서울 국민은행 모 지점장을 역임한 건축주 이호길(65) 씨와 미술학원을 운영한 부인 이미재(56) 씨는 그동안 이럭저럭 바쁘게 살다보니 어느새 머리도 희끗희끗해졌다고 한다. 더 이상 답답한 서울에서 살기 싫었고, 흙 냄새 풀 냄새 물씬한 전원으로 가고 싶었다고.

많은 도시인이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교육문제며 출퇴근 문제 그리고 지금껏 누려왔던 편의시설 등으로 실행에 옮기질 못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더 이상 그러한 문제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됐기에 주저함 없이 전원행을 택했다.

새로운 삶의 장소로는 건축주의 유년시절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을 택했다. 건축주는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 양평군 지제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줄곧 도회지에서 생활했다.

지제면에는 지금도 초등학교 동문들과 친척 여럿이 살고 있다. 지제면 월산3리 이장 또한 건축주의 초등학교 동문이자 죽마고우이다.

너무나 오랜 시간 길들여진 도시생활 패턴을 완전히 벗어버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과 너무 외딴 곳에서는 외로움과 적적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곳을 선택했다.

건축주는 이장에게 “이곳에 집 지을 마땅한 부지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고, 이장은 좋은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다가 소개해 준 곳이 지금의 자리다.

주변 환경과 부지 특성 고려해 지은 집
건축주는 2003년 3월 이장으로부터 소개 받은 농지 737평을 평당 12만 원에 구입했다. 이후 곧장 집 지을 준비에 들어갔다. 부지 중 150평을 대지로 전용하여 30평 주택을 짓기로 했다.

집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결정했다. 부지 특성상 목조나 황토집은 적당치 않다는 생각에 튼튼한 구조를 선택했다고.

“요즘 웰빙이다 해서 친환경적인 자재로 집을 많이 짓는 추세지만, 이곳은 워낙 습기가 많은 지역이어서 목조나 황토집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집은 튼튼하고 예쁘게 지을 수 있는 구조가 좋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결정했습니다.”

시공사는 MBC 건축박람회를 통해 알게 된 ‘기드온건설’로 선정했다. 전시회에서 수집한 카탈로그를 보고 전화를 했고,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건축주의 초등학교 후배였다고. 나이 차이는 많이 나지만 후배라는 점에 끌려, 그가 지은 주택 여러 채를 보고 난 후 맡기기로 했다.

공사는 2003년 4월 11일부터 시작했다. 널찍한 길부터 내고, 집 뒤로 옹벽도 쌓아야 했다. 부지가 논이어서 토목공사에만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공사기간 중 유난히 비가 많이 와서 자연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습기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공사 중 결로가 생겨 적잖은 애를 먹기도 했다. 봄부터 시작한 공사는 이런저런 어려움 끝에 그해 가을 완공을 보았고, 이듬해 1월 입주했다. 건축비용은 총 1억5000만 원 정도 소요됐다.

작은 공간 뛰어난 공간 연출
양평군 지제면 일대는 땅값이 저렴한 편이지만 축사가 많아 전원주택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곳은 축사도 없거니와 교통도 좋은 편이어서 전원생활을 위한 터로는 손색이 없다.

부지는 도로에서 적당히 떨어졌으면서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곳에 남향으로 집을 앉힘으로써 조망과 일조권을 확보했다. 외벽은 세라믹 벽돌로 마감하고, 단조롭지 않게 인조석과 돌출창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지붕은 이중그림자 아스팔트슁글로 마감했다.

정갈하게 꾸민 집 주위를 가만히 보면, 그 꼼꼼함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500여 평의 비교적 넓은 텃밭에는 옥수수, 상추, 고추, 감자, 고구마, 가지, 호박, 참외, 수박 등 20여 종의 채소와 포도, 사과, 배 등 갖가지 유실수를 심어 놓았다. 그 틈 사이사이에 이름 모를 야생화도 군락을 이룬다.

텃밭도 그렇지만 건축주 부인이 무엇보다 좋아하는 곳은, 집 옆으로 흐르는 실개천을 이용해 만들어 놓은 옹달샘이다. 그 주위에는 야생화들과 미나리, 취나물, 돌나물, 딸기 등이 가득하다. 이곳을 가장 좋아한다는 안주인이 정성스레 가꿔 놓은 것이다. 그 옹달샘 위로는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전원생활의 여유를 즐기도록 정자를 마련해 놓았다.

집 내부는 부부만 생활하는 공간이기에 단순하면서도 실용성을 높였다. 연면적 30평으로 좀 작은 편이어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침실을 좁게 낸 대신 주방과 거실을 넓혔다.

부부침실은 박공지붕의 라인을 그대로 살려 천장을 높였고, 하얀 붙박이장을 이용해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거실은 2층까지 시원스럽게 오픈하여 세련된 멋을 풍기도록 했다.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전면창과 두 개의 까치창으로는 풍부한 햇살이 들어오고, 전면창 앞으로는 온갖 채소와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는 텃밭과 마을 전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전원주택의 여유와 고급스런 미감이 배어나는 벽난로도 거실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한다.

거실에서 이어지는 주방과 식당은 하나의 공간으로 묶어서 주부의 동선을 고려해 설계, 시공했다. 조금은 좁은 느낌이 드는 공간이지만 별도의 다용도실과 보조 주방을 갖춰 활용도를 높였다. 주방 옆으로 아담한 덱을 마련해, 전원주택의 멋을 연출하고자 한 노력도 돋보인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가벼운 느낌의 목재를 이용해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오픈시켰다. 2층 방은 낮은 편이지만 비교적 넓은 공간을 확보해 서재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방 옆으로는 주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발코니를 내어 풍성한 전원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전원생활 재미에 푹 빠진 건축주 부부
건축주 부부는 몸에 꼭 맞는 집의 크기와 향과 전망이 좋아서 맘에 쏙 든다고 한다. 도시에서 살 때보다 오히려 더 바빠졌지만 먹을거리를 자급자족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고.

“집의 크기도 몸에 꼭 맞고 향과 조망도 좋아서 맘에 쏙 들어요. 물 좋고, 공기 맑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요. 또 야채나 과일 등 일부 먹을 것도 자급자족으로 해결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특히 이곳에서 생활한 후 남편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저도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었는데 말끔히 사라졌어요.”

건축주 부부는 새로 시작한 전원생활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단다. 앞으로 꽃, 야생화, 유실수 등을 보다 알차게 가꾸고 정원에 더 많은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田

■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 시공자사 인터뷰
연과 하나가 된 집
이 집은 향과 조망이 좋지만, 건폐율과 용적률 제한으로 건축면적이 30평으로 제한돼 있다. 따라서 실내공간은 답답하지 않고 시원스럽게 하고, 조망도 살릴 수 있도록 중(中) 2층으로 설계했다. 외부는 주변경관과 잘 조화를 이루도록 황토색의 세라믹 벽돌로 마감했고, 단조로움 피하기 위해 돌출창을 2개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기초공사를 할 때 연약지반, 즉 원 지반이 논자리라 물이 많이 나와서 애를 먹었다. 그래서 배수처리를 위해 유공관을 매설해 물길을 다른 데로 돌려야 했다. 또 공사하면서 결로가 많이 생겼고, 설상가상으로 공사 중 유난히 비가 많이 와서 불가피하게 공기에 차질을 빚었다.
함기용<기드온건설 대표>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월산리
·건축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건축면적 : 30평(1층 22.42평, 2층 7.65평)
·부지면적 : 737평
·대지면적 : 150평
·외벽마감 : 세라믹 중형 벽돌
·지붕마감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 : 석고보드 + 실크벽지
·천장마감 : 석고보드 + 실크벽지 + 천연무늬목 인테리어
·바닥마감 : 오크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건 축 비 : 총 9400만 원(평당 313만 원)

■ 설계·시공 : 기드온건설 02)3426-1834 www.gideon300.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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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 강조한 아담한 집, 양평 30평 복층 철근콘크리트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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