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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집’에는 20여 가지 IoT 기기가 설치돼 있다. 기기는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거주자 행위나 생활 패턴에 따라 수동 또는 자동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데이터가 쌓여 하하하 집은 가족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글 백홍기 기자 
사진 노경 작가,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정예랑건축사무소 
※지난번에 이어 ‘하하하 집’ 주거 공간과 IoT 기기에 대해 소개합니다.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서구 청라동
지역/지구1전용주택지역, 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364.50(110.26)
건축면적 133.65(40.43)
건폐율 36.67%
연면적
194.07(58.71)
1133.65(40.43)
260.42(18.28)
용적률 53.24%
설계기간 20189~20198
공사기간 20206~11
설계 정예랑건축사무소 02-546-6162 www.yerangchung.kr
시공 더엠하우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벽 - 벽고벽돌
데크 - 방킬라이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 - 타일, 원목마루
단열재
지붕 - R23 글라스울(에코베트)
외벽 - R37 글라스울(에코베트)
창호 알루미늄 3중유리 창호
현관 주문 제작
주방가구 안나키친(주문 제작)
위생기구 대림바스, 아메리칸 스탠다드

외부에 설치한 조명은 시간에 따라 조도가 달라진다.

1970년대 방영한 SF 만화 《우주소년 아톰》에 나온 화상 휴대 전화를 보며 상상 속의 물건이라 여겼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본다면 오히려 구닥다리라고 얘기할 것이다. 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온 무인 자동차도 현실 이야기가 됐다. 16bit 컴퓨터에 열광하던 시절이 반세기도 채 되지 않으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집도 달라졌다. 그동안 사람이 직접 관여하고 제어하던 주거 생활에 IoT 기기가 들어와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스마트홈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미흡한 점도 많다. 표준화되지 않아 기기 간에 네트워크 연결이 어려운 호환성 문제, 스마트홈이라는 공간이 대부분 개개인의 삶을 고려하지 않고 기성화 해 비효율적이라는 점, 스마트홈 건축에 필수 요소인 전문가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렇지만 사회 한편에선 긍정적인 변화가 꾸준히 일어나고 나고 있다. 일명 ‘덕후(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라 불리며 IoT 전문가 수준에 도달한 일반인들이 지속해서 새로운 IoT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하하 집 건축주 김현민 씨도 이러한 덕후 가운데 한 명이다.
 
“처음엔 단순하게 IoT 기기에 관심이 생겨서 시작했어요.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아내 몰래 사다가 테스트하고, 그러다 등짝 스매싱도 여러 번 당했어요. 집 지을 계획을 하면서 더 깊이 파고들어 가족에게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추가하게 된 거죠. 이젠 등짝 스매싱이 아니라 칭찬하며 더 많은 걸 요구하고 있어요.”

스스로 성장하는 스마트 환경
주택은 청라지구 단독주택단지 내에 있다. 대지는 동쪽과 남쪽이 도로와 면해 진입 동선을 고려하면 동향이나 남향으로 앉혀야 했다. 따라서 동쪽에 진입로를 설정한 뒤 건축주가 요구한 차고를 정면에 배치하고 본채를 서쪽에 바짝 붙여 마당을 감싼 자 형태로 완성했다. 실내는 아이들 친구와 손님이 자주 찾아와 1층을 놀이와 응접, 휴식 영역인 공유 공간으로 배치하고 2층에 사적 공간을 구성했다. 외부 시선을 차단해 아늑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중정은 주방과 연결하고 쪽마루를 설치해 수시로 이웃과 아이들이 모여 즐겁게 지내는 곳이 됐다.
 
외부에서 보면 하하하 집은 평범하다. 집 주변과 현관에 설치한 CCTV도 주변 이웃집에 설치한 기기들과 별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20여 가지 IoT 기기를 곳곳에 설치했지만, 설명을 듣지 않으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이로움을 주는지 알 수 없다. 네트워크로 촘촘하게 연결된 기기들은 어느새 거주자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 손이 됐다.

현관
현관 위쪽에 설치한 스마트 보안 카메라는 어디서나 현관 앞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앱 APP을 통해 움직임을 감지한 시간대만 별도로 찾아보는 기능을 제공해 쉽고 빠르게 필요한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외부인이 도어 벨을 누르면 AI 스피커로 알려주거나 휴대폰으로 문자를 발송하며, 실시간으로 영상통화도 할 수 있다.
 
현관 내부 수납장 하부에는 스마트홈 환경을 갖추기 위한 가장 기본 시설인 서버실이 있다. 스마트홈 뇌와 심장 역할을 하는 서버실은 기기를 제어하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서버실을 만들면서 수납장이 깊어져, 한쪽에 벤치를 제작해 더욱 편안한 공간이 됐다.
 
현관 중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게스트룸과 화장실이 이어진다. 정면에 보이는 건 주방 팬트리다. 게스트룸과 마주하는 왼쪽 벽면엔 파티와 도어를 설치해 중정과 연결했다.

주방
주방은 내부는 물론 중정과 차고를 연결해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지는 반 외부 공간이다. 그만큼 가족이 많은 시간을 머물고 여러 행위가 일어나 여러 가지 IoT 기기도 설치됐다. 아일랜드 식탁에 설치한 AI 스피커는 차고 등 다른 공간에 있는 가족과 소통하거나 기기를 제어한다.
 
자동 커튼과 블라인드는 시간대와 거주자 유무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고 아일랜드 식탁에 설치한 기기에 음성이나 행위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주방 벽면에 설치한 스마트 온도조절기는 실내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집 안 온도를 조절하고 천장에 설치한 각종 센서와 스마트 조명은 조도와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작동한다. 수납장도 문을 열면 상부에 설치한 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불이 켜진다.

책장에는 180°로 열리는 히든 도어가 있다. 도어를 열면 서재가 나온다.

거실
거실도 주방처럼 여러 사람이 오래 머무는 공간이다. 그러나 주방이 조용히 앉아 식사나 대화하는 정적인 공간이라면 거실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영화 보고 때론 독서를 즐기는 복합 공간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러한 환경에 따라 거실에도 다양한 IoT 기기가 설치됐다.
 
특히, 거실은 자녀들이 음악을 틀고 노래나 춤추는 행위가 일어나는 활동적인 공간이기도 해 온도조절기와 더불어 실내 공기질 측정기도 설치했다. 이 두 기기는 온도, 습도, 실내 먼지와 이산화탄소, 유해화학물질, 초미세먼지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늘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
 
또, 다른 공간과 다른 점은 조명이다. 음악이나 소리에 맞춰 조명이 반응해 자녀가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 모여 노래하고 춤추며 노는 것을 즐긴다. 또, “음악 틀어줘”, “영화 보여줘”라고 한마디 하면 블라인드와 스크린, 조명, AV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해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이용자는 넓게 설치한 평상 마루에 앉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숨겨진 서재는 창이 넓어 조명 없이도 환하다. 이곳은 건축주가 좋아하는 비밀 공간이기도 하다
1층 게스트룸.
현관 옆에 배치한 게스트룸은 손님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게스트룸 맞은편에 중정으로 바로 나갈 수 있게 연결했다.

계단과 복도
계단과 2층 복도는 답답하지 않도록 높이와 크기를 고려해 곳곳에 창을 설치했다. 스마트 버튼과 스위치를 곳곳에 설치해 휴대폰이나 AI 스피커로 조명과 블라인드 등을 제어하게 했다. 2층 복도에도 열 회수 환기장치를 설치해 실내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하하하 집(Hahahaus)은 웃음이 가득한 세 남매 이름 ‘하’자 돌림을 따서 지었다. 입면은 주변 건물과 조화로움을 생각해 깔끔하게 백고벽돌로 마감하고 2층 베란다 난간에 목재로 포인트를 주어 다소 차별성을 띠게 했다. 전체 인테리어는 흰색 바탕에 목재 느낌을 적절하게 사용해 따뜻한 느낌을 냈다. 거실에도 소파 대신 목재로 넓은 평상을 제작해 앉거나 누워서 지내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각종 피규어와 스파이더맨 조명을 설치했다.

놀이와 휴식이라는 복합 요소를 지닌 거실엔 비밀의 공간이 있다. 책과 CD 등을 진열한 진열장엔 180°뒤로 열리게 설치한 문이 있다. 이 문을 열면 비밀의 방인 서재가 나온다. 서재는 건축주가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도록 책장 뒤에 마련한 것이다.
 
현재 세 남매가 어리다 보니 다 같이 함께 지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성장하면 각자의 공간이 필요해질 것이다. 그땐 1층 게스트룸과 서재를 아이들의 공간으로 꾸미면 된다. 물론 다른 대안도 있다. 다섯 가족의 시간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생활에 맞춰 집을 적절하게 변경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변화에 따라 IoT 환경도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다. 하하하 잡이 성장형 주택이라 불리는 이유다.

하하하 집(Hahahaus) 문패. 건축가가 건축주에게 선물한 나무로 제작한 예쁜 문패다.
색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원하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외부에서 중정이 잘 보이지 않게 건물을 배치해 아이들과 어른이 자주 모여 전원생활을 즐기는 장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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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기술 집약한 스마트홈 하하하 집 Hahahaus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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