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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과 어울리는 최고의 점경물(點景物)을 어떻게 만들까? 점경물의 크기나 놓이는 위치, 색상을 잘 고려해 배치한다면 최고의 정원으로 가꿀 수 있다. 점경물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원 속에 삶이 묻어나는 점경물을 골라 배치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연과 어우러진 정원 속에서 우리도 함께 할 수 있다. 밋밋하거나 개성이 없는 느낌의 정원이라면 점경물을 놓아 삶을 담은 정원을 만들어 보자.

글 사진 이성현(푸르네 대표) 02-529-2030 www.ipurune.com

솜처럼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이다. 눈은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에게 어려움을 안겨 주기도 한다. 자연재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자연 속에서 하루하루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나부터도 자연과 가까이 있지만 자만한 자세로 생활하는 것 같아 늘 부끄러운 마음이다.
 
그렇지만 정원에 눈이 소복이 쌓여 겨울을 장식할 때면, 자연이 만들어 낸 연출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자연이 빚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소나무와 눈 그리고 겹겹으로 둘러쳐진 산에 눈이 쌓인 것을 보노라면, 생각의 크기를 뛰어넘는 큰 그림 만나게 된다. 그 모습을 보며 계절의 흐름에 따라 앞으로 펼쳐질 정원을 마음속에 그리자. 봄비가 보슬보슬 내릴 때 연한 잎을 내기 시작하는 나무, 푸름을 한껏 뿜어내는 잎이 무성한 여름의 나무, 가을에 불붙은 것처럼 단풍을 만들어 내는 나무를 거쳐 눈 내린 겨울에는 작은 정원을 가진 우리를 큰 정원의 세계로 이끌어 내는 것 같지 않은가. 우리가 작은 정원 안에 머물러 있기만 한다면 이처럼 자연이 만들어 내는 그림 같은 정원을 어찌 연출하고 흉내 낼 수 있겠는가.
 
자연을 닮은 작은 정원을 만들어 그 안에서도 대자연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를 희망한다. 비록 느끼지 못한다 할지라도 개의치 말고 정원 안에서 여유를 즐기며 앉아 있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준비된 마음과 생각 그리고 눈이 필요하다.

나무와 식물 옆에서 보조 역할을 하며 정원 분위기를 연출해 주는 점경물은 정원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정원을 돋보이게 하는 점경물
정원을 두드러지고 멋지게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일까? 아마도 멋진 나무에 어울리는 점경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무는 멋지게 자라나 정원은 더욱 아름다워지고, 나무들끼리 서로 어울리면서 하나의 큰 정원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멋진 나무들이 자리 잡고 성장하는 동안 그 옆에는 나무와 어울리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점경물이다. 나무와 식물 옆에서 보조 역할을 하며 정원 분위기를 연출해 주는 점경물은 정원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나무를 잘 선택하여 키우는 것도 정원을 가꾸는 중요한 일이지만, 조화로운 정원 이미지를 만들려면 점경물을 선택하여 알맞은 자리에 놓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멋진 나무 옆에 있는 석등이나,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내는 돌확, 돌다리, 물레방아 등은 흔히 볼 수 있는 점경물로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하지만 이런 점경물도 잘못 사용하면 전혀 다른 정원이 되기에 올바른 활용 방법을 알아 두면 멋진 정원을 가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점경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점경물의 크기, 위치, 색상을 고려한 색깔 있는 정원을 만들어 보자.

점경물은 정원 속 주연인가, 조연인가
한정된 정원에서 여러 종류의 나무와 점경물이 어우러지게 하려면 점경물의 크기가 중요하다. 발에 맞는 신을 신어야 먼 곳으로 외출하더라도 불편함이 없듯이 정원은 큰데 점경물이 너무 작다든지, 정원에 비해 점경물이 너무 크다든지 하면 시각적으로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점경물은 그 크기에 따라서 정원 안에서 주연이 되기도 하고, 조연이 되기도 하므로 잘 선택해야 한다. 점경물을 주인공으로 할 것인지, 조연으로 할 것인지를 생각하며 그 크기를 선택해 보자. 점경물이 마음에 꼭 들더라도 정원에 들어왔을 때의 크기를 생각해 보고 부담스럽다면 다시 한번 고려해 보자. 또한 우리 집에만 있는 유일한 점경물인데 하는 고집도 버려야 한다. 정원과 점경물이 조화롭지 못하다면 정원에 들어설 때마다 부담을 안겨 줄 것이다.

점경물과 어울리는 곳을 찾아서
나무를 심을 때에는 그 위치를 잘 선택해야만 멋진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여유와 휴식을 생각하여 정원의 잔디 한가운데 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면, 그 옆에 의자를 놓아 보자. 나무 한 그루만으로는 만들어 내지 못하는 멋지고 편안한 휴식 장소로 자리한다. 정원 전체의 크기를 생각하여 비율을 선정한 자리에 나무와 점경물이 놓여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한편 점경물이 놓인 자리가 나무들과 동떨어졌다거나, 시선에서 벗어나 편하게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값비싸고 좋은 점경물이라도 그 값어치를 다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애물단지가 되고 만다.

멋진 나무 옆에 있는 석등이나,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내는 돌확, 돌다리, 물레방아 등은 흔히 볼 수 있는 점경물로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조화로운 점경물 색상 고르기
점경물의 색상도 정원 안에서는 상당히 중요하다. 모든 것이 다 자연의 색상을 가지고 있지만, 이 점경물 만큼은 대부분 우리가 색상을 지정하여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자연과 함께 해도 좋을 색상을 골라야만 정원에 활기를 띤다. 부자연스러운 색상의 점경물을 자칫 거북한 느낌이 들게 한다. 또한 점경물의 색상이 정원의 느낌을 만들기도 하지만, 같은 크기나 모양의 점경물도 색상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보인다. 따라서 점경물의 모양에 따라 색상을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점경물의 크기, 위치, 색상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고, 자연이 만들어 내는 큰 그림에 걸맞은 정원 그림을 그릴 수 있기에 앞으로도 이러한 사항을 고려하여 점경물을 선택해 활용해 보자.

점경물의 주연은 사람
수많은 점경물 중 사람도 정원 안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주연이고, 중요한 점경물 역할을 한다. 물론 사람을 점경물에 비교할 수 없겠지만, 나무를 제외한 모든 것을 말하면서 사람을 빼놓을 수는 없다. 멋진 나무들이 있고, 화려한 점경물들이 가득하더라도 그 안에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이나 정원을 감상하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그 정원은 살아 있는 정원이 된다. 그래서 나는 정원 사진을 촬영할 일이 있으면 되도록 정원 안에 사람이 있는 사진을 촬영하도록 부탁한다.
 
우리는 정원의 멋진 나무 옆에 점경물이 나란히 있는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의 삶을 그 안에 넣어 가꾸면서 자연이 만들어 내는 최고의 완성품으로 정원을 소유하게 된다.
 
부(富)하다고 정원 안에서의 일을 멀리 하지 말고, 빈(貧)하다고 정원 안에서의 일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정원을 가꾸면서 나의 삶도 함께 가꾸어 나가는 법을 알아 가는 사람만이 최고의 정원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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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돋보이게 하는 정원 속 점경물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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