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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주택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건축주와 협업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다. 건축주는 설계 미팅에서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디자인을 제안했다. 이렇게 제시한 공간 이미지와 대지에서 포착한 이미지의 단편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내기 위해 건축주와 많은 회의를 했다. 이러한 작업 과정을 통해 전형적이지 않은 의외의 결과물이 만들어졌고, 건축주와 필자 모두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었다.

손형욱 소장(㈜키마건축사사무소)
사진 폼스튜디오 강준호작가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평군 옥천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554.00㎡(167.58평)
건축면적 109.31㎡(33.07평)
건폐율 19.73%(법정 40%)
연면적
229.91㎡(69.55평)
지하(주차장) 41.33㎡(12.50평)
1층 100.51㎡(30.40평)
1.5층 49.00㎡(14.82평)
2층 36.07㎡(10.91평)
용적률 33.50%(법정 100%)
설계기간 2019년 12월~2020년 5월
공사기간 2020년 5월~2021년 1월
설계 ㈜키마건축사사무소 02-6951-2854 www.kymaa.co.kr
시공 건축주 직영(세미콜론 디자인) 070-4148-1204 www.semicolondesign.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콘크리트 평지붕, 노출방수
벽 - 포세린타일
데크 - 합성목재
내부마감
천장 - 벽지(LG하우시스)
벽 - 벽지(LG하우시스)
바닥 - 포세린타일
단열재
지붕 - 우레탄폼
외벽 - 우레탄폼
내벽 - 우레탄폼
계단실
디딤판 - 포세린타일
창호 알루미늄 시스템창호(이건창호)
현관 알루미늄 시스템도어(이건창호)
주요조명 LED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텐다드, 대림, 이누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린나이)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3㎾

거실과 레벨 차이를 두어 공간을 분리한 현관에 게스트 룸이나 운동실로 사용할 수 있는 알파룸을 배치해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게 했다.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양면 개방형 창호를 설치했다.
부모 세대 공간에 마련한 거실은 진입 마당을 바라보도록 계획했다.
부모님 방에 코너창을 설치해 남한강 풍경을 끌어들였다.
방을 연결하는 통로에는 뒷마당으로 시선이 열리도록 투시문을 설치해 개방감을 줬다. 뒷마당에는 소일거리 하는 아기자기한 공간을 꾸며 활동성을 부여했다.
건식과 습식으로 나눈 위생 공간은 분위기도 색다르게 표현했다. 아치형 입구에 뮤럴벽지를 적용해 개수대를 산뜻하게 꾸미고, 욕실은 무채색으로 차분한 느낌을 표현했다.

풍경 따라 자연스러운 동선 연결
원석에서 보석의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주택을 설계하는 과정이 그랬다.
 
대지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진입로 양평 IC 인근에 있다. 경의중앙선 아신역과는 차로 4분 거리다. 대지 남쪽에는 남한강이 가로지르고 북쪽으로는 용문산, 동쪽으로는 추읍산이 시원한 풍경을 자랑한다. 현장 답사 당시 수풀로 뒤덮여 있던 대지는 진입로에서 최고점까지 레벨 차가 9m에 달하는 급경사면이 언덕까지 이어진 환경이었다. 무엇보다 이곳에 집을 짓기로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레벨별로 색다른 남한강 풍경을 담고 있어서다. 남한강은 대지 낮은 부분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하류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언덕에 올라서면 양평읍을 감아 도는 장대한 강의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렇게 시점에 따라 변하는 극적인 뷰를 그대로 주택에 담아내고 싶었다.
 
현장 미팅에서 건축주와 함께 최하층 도로 진입로에서 언덕 너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지점까지 기분 좋은 산책로를 거닐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을 구현해보기로 했다. 동선 변화에 따라 풍경과 대면하는 지점에는 휴식과 감상이라는 테마를 상상했다. 따라서 거주자가 급격한 레벨 차이를 느끼지 않으면서, 다이내믹한 공간 구성이 가능한 스킵플로어 구조로 선택하게 됐다. 이러한 구조를 완성하는데 있어, 집을 짓는데 불리한 경사면이 오히려 원하는 공간을 풀어낼 해법이 됐고, 이에 맞춰 레벨별로 공간을 더욱 세분화했다.
 
ㅇ진입로 대비 레벨 7m에 거실 2와 뒷마당 2(언덕 너머 남한강 조망) 배치
ㅇ진입로 대비 레벨 5.5m에 거실 1과 뒷마당 1 배치
ㅇ진입로 대비 레벨 4.0m에 현관 배치
ㅇ진입로 대비 레벨 3.5m에 진입 마당 2 배치
ㅇ진입로 대비 레벨 2.9m에 진입 마당 1 배치
ㅇ진입로 대비 레벨 0m에 지하 주차장 배치
 
전체 설계 방향은 ‘내부에서 외부로 시각적 연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에 중점 두고, 세분화한 공간에 끌어들인 풍경 따라 시선이 흐르도록 만들었다. 공간과 공간은 서로 열려 공간감과 개방감을 확보하고, 외부 창을 통해 연속적인 차경을 끌어들여 시각적인 개방감을 외부로 확장시켰다.

주방은 안쪽에 아늑한 공간으로 배치했다.
주방을 통해 연결되는 두 번째 뒷마당은 언덕 너머로 남한강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끽하는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부모와 자녀 세대가 공유하는 공동생활공간은 주방과 대청마루 역할을 하는 넓은 평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의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이벤트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며, 하이라이트 뷰를 제공해 집 안의 중심 역할을 한다.

감성과 기능 담아낸 공간
건축주는 녹음이 우거진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순백의 모던하우스를 요구했다. 형태의 심플함을 추구했으나, 공간별 요구 조건을 맞추기 위해 입면이 다소 복잡해졌다. 복잡한 형태는 노출콘크리트와 백색 타일이라는 재료의 단순함으로 상쇄시켰다. 외장재는 건물 형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외장용 포세린타일을 사용했다. 재료 물성에 의해 느낌이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부분은 건물 전면부에 석재 무늬 대형 포세린타일을 적용해 변화를 주었다.
 
실내 공간 구성은 젊은 건축주 부부와 부모가 같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계획하면서, 두 세대 간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공간이 단절되지 않도록 설계 방향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부모와 자녀 세대 영역을 층으로 구분하고 두 영역 사이에 주방-식당-평상을 연결하는 공동생활공간을 배치해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도록 했다. 여기서 평상은 건축주의 어릴 적 추억에서 영감을 받은 툇마루를 현대적 공간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평상은 식탁 의자가 되었다가 사람이 모여 어울리는 대청 역할을 하며, 하이라이트 뷰를 제공함에 따라 멋진 전망대가 되는 다기능적인 공간이다. 겨울철에는 이 공간에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어 가족에게 포근함을 선사한다. 이렇듯 감성과 기능에 충실한 공동생활공간은 부모와 자녀 세대가 각각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모이게 만들어 ‘따로 또 같이’라는 세대 간 유대관계 의미를 더해 집 안의 중심이 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스킵플로어 구조만의 장점을 활용해 요소요소에 다채로운 공간도 만들었다. 현관이 있는 층에는 전이공간을 확보해 거실과 자연스럽게 영역을 구분하고, 한편에 게스트룸이나 운동실로 사용하는 알파룸을 배치해 다목적 기능을 담았다. 거실은 진입 마당을 바라보도록 배치하고 양면 개방형 창호를 설치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부모님 공간은 뒷마당으로 열린 시선을 확보하고 텃밭 등 소일거리를 위한 아기자기한 공간을 마련해 활동성을 유도했다. 그리고 레벨별로 분산 배치한 각 공간에 밝은 빛과 남한강의 계절을 그림같이 담아내려고 창호의 방향과 각도, 높이를 세심하게 맞췄다. 건물과 대지 형태에 따라 생겨난 사이 공간도 적절하게 활용했다. 그 가운데 주방을 통해 연결된 두 번째 뒷마당은 외부 시선 걱정 없이 언덕 너머로 그림 같은 남한강 풍경을 언제나 만끽할 수 있도록 가족 전용 휴식공간으로 연출했다.
 
주택 설계는 비정형적인 것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현장에서 받은 개인적인 느낌과 상상을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어 소통해야 하고,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상황에 진지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항상 서로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협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인내를 가지고 협업해 주신 건축주에게 감사한다.

계단 저층부는 안정된 느낌의 폴리싱타일로 마감하고, 고층부는 경쾌한 느낌의 철재 계단으로 계획했다. 계단실 상부엔 실내 전체를 밝은 분위기로 조성하도록 고측창을 설치했다.
2층 복도 상부에 창을 배치해 강너머 산 능선을 액자처럼 담아냈다.
넓은 창을 내 은은한 빛과 시원한 풍경을 끌어들인 2층 침실.
서재는 아늑하고 조용한 정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실내외 시각적 연계에 중점 둔 계획
우연히 너무 마음에 드는 집을 보게 되었다. 언젠가 집을 짓게 된다면 꼭 이분께 설계를 의뢰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토지 매입 직후 몇 시간 동안 인터넷 서핑을 통해 그 집의 건축주이자 설계사가 키마건축 소장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집은 ‘정서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집’이었고, 유기적인 동선을 바탕으로 거주자의 삶을 함께 그려보는 설계를 원했다. 이러한 이유로 키마건축 소장님에게 설계를 의뢰했다.
 
건축을 계획하면서 ‘내부에서 외부로의 시각적 연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다. 아마도 어릴 적 고택에서의 추억이 영향을 준듯하다. 어릴 적 기억에는 두 채의 집이 있다. 아버지의 유년기를 함께했던 고택과 내가 태어나던 해에 지어져 나와 같이 나이를 먹고 있는 집이다. 대학 무렵 고택은 철거가 됐지만, 고택 툇마루에 앉아 손바닥에 떨어지는 빗물의 촉감을 하염없이 즐겼던 날과 툇마루에서 숙제하거나 걸터앉아 마당을 바라보며 옥수수 먹었던 날, 낮잠 자거나 숨바꼭질하며 놀던 날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랜 세월 인고 끝에 뭉뚱그려진 툇마루의 촉감이 참 좋았다. 그 촉감과 어릴 적 기억을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하고 싶었다.
 
구체적인 디자인에 대한 의견은 최소화하고 동선과 각 공간의 인상과 같이 비형태적인 부분에 대한 의견 위주로 전달했다. 너무 구체적인 요청은 자칫 설계에 제한적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디자이너로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계 관련 미팅은 즐거웠고, 건물이 지어지면서 사뭇 설레었다. 준공 후 지금까지 매일 감탄 속에 살면서 가끔 농담처럼 얘기한다.
 
“어딘가 정말 좋은 곳으로 여행을 왔는데, 몇 달째 되돌아가지 않고 계속 여행하고 있는 기분이야.”

옥상.
건축주는 간결한 형태의 모던 스타일을 원했지만, 공간별로 요구 조건을 맞추다 보니 다채로운 입면이 됐다. 복잡해진 입면 느낌을 상쇄하기 위해 노출콘크리트와 백색 타일만 사용해 분위기를 단순화했다.
이 주택은 대지 레벨 차이를 이용한 스킵플로어 구조로 만들어 진입로부터 실내 공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을 구성해 마치 산책하는 기분이 들도록 완성했다.
손형욱 소장(키마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은 외부 형상과 내부 공간 경계에 존재한다. 이러한 경계를 탐구하는 건축을 추구해오며, 건축적 표현과 내적 기능의 합리성을 찾아내려고 한다. 지나치게 이상적이거나 기능적이지 않은 적정 디자인을 모토로 건축주와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대표작으로는 청풍호 노인사랑병원 증축’, ‘등촌동 스텐다드 호텔’, ‘도곡동 다세대주택등이 있다.




홍정은 실장(세미콜론디자인 대표)

디자이너는 다양한 영감을 바탕으로 공간 속 사용자의 경험을 헤아리는 사람이며, 좋은 디자인은 사용자의 방식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유쾌하고 다채로운 일상이 구슬처럼 꿰어져 완성되는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공간 디자이너가 되고자 한다. 세미콜론디자인 대표로 주거 전문 인테리어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향후 주거 전문 건축 영역에도 진출할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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