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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주택은 나만의 주거 공간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생활 유지에 목적을 둔 수익형 건물이다. 그래서 단독주택과 다르게 입지분석과 수익성을 고려한 예산 집행, 임차인이 원하는 주거환경 제공에 대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박창규(56), 이은정(50) 부부는 가장 중요한 입지분석 단계를 건너뛰고 건물 짓기에만 집중했다. 어떤 사연 때문인지 건축주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신영건축사사무소(주)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261.50㎡(79.10평)
건축면적 156.62㎡(47.38평)
건폐율 59.89%
연면적(계단실 포함)
470.58㎡(142.35평)
1층 상가 110.48㎡(33.42평)
2층 201호 50.51㎡(15.28평), 202호 59.51㎡(18.00평)
3층 301호 95.45㎡(28.87평)
4층 401호 97.00㎡(29.34평)
다락 96.89㎡(29.31평)
용적률 179.95%
설계기간 2018년 12월~2020년 9월
공사기간 2020년 9월~2021년 3월
설계 신영건축사사무소㈜ 031-712-0494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테릴기와
벽 - 고벽돌 치장쌓기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벽 - 실크벽지
바닥 - 강화마루, 강마루
단열재
지붕 - 비드법 보온판 2종1호
외벽 - 비드법 보온판 2종1호
내벽 - 압출법 보온판 특호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창호 P250 이중창(LG하우시스)
현관 금강 방화문
주방가구 한샘
위생기구 동서 INUS
난방기구 가스보일러(경동)

2층은 2세대, 3층은 1세대로 계획했다. 실내 구조는 경험이 많은 신영건축에 의뢰해 일반적으로 가장 편리하게 생활하는 평면으로 구성하고, 인테리어는 흰색 바탕으로 깔끔하게 연출했다.

직장인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가 현재 안정적인 직장인의 삶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다. 정년을 보장받아도 자녀들 뒷바라지하다 보면 노후의 삶을 준비하는 게 벅차기도 하다. 언제 회사를 떠나게 될지 미래가 불투명한 건축주도 안정적인 노후 준비가 필요했고, 그 대안으로 상가주택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밀려 상가주택 계획은 생각에만 머물러 있었다. 건물을 짓게 된 계기는 우연히 지인의 연락을 받고부터 시작됐다.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현재 이 땅을 제가 매입하면 어떻겠냐고 물었어요. 마침 생각해둔 것도 있어서 이것도 인연이라는 생각해 매입했어요.”
 
지인은 상가주택을 지을 생각에 3년간 입지분석을 하며 지역과 위치를 선정해 고양시 향동의 상가주택 부지를 매입했다. 향동지구는 창릉신도시 GTX 수혜 지역이며, 아파트 단지와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이 고루 들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 판단해서다. 또, 행정구역은 경기도 고양시지만, 서울 상암동과 은평구 생활권역과 인접해있어 수요자가 넘쳐날 것으로 봤다. 이러한 입지 조건을 고려해 이곳에 상가주택을 지을 계획을 세운 것이다. 하지만 개인 사정에 의해 부지를 매도해야 했다. 그때 지인 마음에 떠오른 사람이 건축주 박창규 씨였다.
 
“그분이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준비해왔는지 잘 알기 때문에 사실 지역과 위치를 확인하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해 고마웠죠. 그래서 은혜를 입었다는 뜻으로 건물 이름을 ‘헤세이(은혜) 하우스’로 지었어요.”

넓은 현관에 대리석 무늬 타일로 마감해 무게감을 줬다.
천장 전체를 은은하게 밝히는 바리솔 조명을 설치해 공간이 한결 넓고 환해 보인다.
넓은 공간을 원한 건축주 요구에 따라 거실과 주방의 시선이 막히지 않게 연결하고 불필요한 벽도 없앴다.
설계 시 식탁이 들어갈 자리였던 곳에 평상을 설치했다. 평상은 식탁 의자, 응접실, 휴식 등 다양한 용도를 제공한다.
쓸모없던 곳을 가장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주방 상판을 ‘ㄷ’ 자로 구성해 동선을 편리하게 구성했다. 상부장을 없애고 매입조명을 설치해 시원해 보인다.
거실에서 본 안방과 서재.

1층 상가에 중점 둔 공간계획
대지는 수변공원 따라 남북으로 조성된 단지 코너에 있다. 수변공원 옆에 들어선 카페골목과 이어지는 진입로라 이동인구도 잦은 곳이다. 길 건너 한창 공사 중인 지식산업센터가 완공되면, 이동인구는 더욱 급증하고 더불어 이곳 상가 지역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건축주는 이러한 주변 상황을 고려해 세부적으로 공간 계획을 세웠다. 가장 중점 둔 부분은 1층 상가다. 상가 면적이 좁으면 입주 대상 범위도 좁아지기 때문에 주차 대수를 줄이고 1층의 면적을 우선 넉넉하게 확보했다. 이에 따라 상층 임대 세대를 2층에 2세대, 3층에 1세대로 구성했다. 그리고 4층에 건축주 가족의 공간으로 배치했다.
 
설계는 시공실적과 사후관리 능력, 안정성을 고려해 신영건축에 의뢰했다. 설계 담당자는 코너에 있는 건물이 수변공원에서도 잘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건물 입면이 돋보이는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튀거나 과장된 형태를 뜻하는 건 아니다. 주변과 조화로운 형태와 재료를 사용해 시선을 끌되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형태는 단순화하고 고벽돌의 따듯한 느낌이 잘 전해지도록 창 크기를 줄이고 외벽 면적을 늘렸다. 지붕은 박공형태에 스페니쉬 기와를 얹어 분위기를 통일하면서 다소 귀여운 모습을 담아냈다. 가각전제에 의해 잘려 나간 코너는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표정을 부드럽게 만들면서 전체 온화한 느낌이 감도는 건물로 완성했다.

안방은 우물천장 디자인에 메인 조명과 간접 조명을 설치해 아늑하게 연출했다.
안방 전용 욕실은 전체 넓은 무채색 타일로 마감해 모던하게 꾸몄다.
서재는 보관할 책이 많아 넓은 책장을 설치해 기능에 충실했다.
창가 옆에 수납과 책상 기능을 더한 가구를 제작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했다.
부족한 공간을 채우기 위해 다락을 방처럼 꾸몄다. 아담하고 귀여운 공간이 더욱 정감 넘친다.

환하고 넓은 공간 완성
환하고 시원해 보이는 실내 공간 콘셉트는 개방감이다. 넓고 확 트인 공간이 좋다는 남편 의견을 따라 최초 설계안에 있던 벽을 허물어 거실을 넓히고 주방과 일체형으로 계획했다. 자녀는 둘(28세, 25세)이지만, 방은 두 개로 만족했다. 부족한 공간은 다락을 활용하기로 했다.
 
인테리어는 비움에서 시작했다. 물건이 없어야 깔끔하고 사는 게 편하다는 아내의 의견을 따른 것이다. 분위기도 흰색 바탕에 넓은 바리솔 조명을 설치해 더욱 넓고 환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시공 과정에서 가장 고민하게 만든 부분은 주방과 마주한 식당이다. 애초 계획은 식탁이 들어갈 자리였지만, 아내는 삼각형 코너에 식탁을 배치하면 보기에 좋지 않고 사용도 불편하리라 생각했다. 고민 끝에 평상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손님을 초대하지 않지만, 평소엔 집에서 자주 모임을 해요. 평상을 만들어 아담한 카페처럼 연출하면 나중에 손님들과 어울리기 좋은 공간이 될 거 같았어요.”
 
아내의 예측은 맞았다. ‘ㄷ’ 자로 제작한 주방과 연결한 평상은 식탁 의자로 활용하거나 가족들의 휴식처 또는 독서실로 활용해도 좋은 환경을 제공해 기능적인 부분을 만족시켰다. 소반 하나만 배치하면 편하고 멋진 근사한 모임 공간으로 언제든 이용할 수도 있다. 또, 거실과 분리하기 위해 설치한 가벽과 멀바우의 짙은 나무 색감이 심심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활력과 변화를 줌으로써 인테리어 포인트 요소로도 충분한 역할을 하게 됐다.
 
올해 3월에 완공한 헤세이 하우스는 9월이면 모든 세대가 입주를 마친다. 아직 임차인을 찾지 못한 주변 상가주택 상황을 고려해볼 때 상당히 빠른 시기에 입주를 마친 것이다. 좋은 곳에 자리 잡은 것도 이유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얼마나 건물에 담아냈는지도 중요하다. 사소하지만, 부부가 혹시 모를 장애인 입주자를 위해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임차인을 배려한 공간 계획 때문에 건물이 완공되자마자 상가가 입점했다.
상가는 입주 대상을 넓히고 활성화되도록 주차장을 줄이고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재료 물성이 드러나도록 창을 작게 내고 벽면을 넓혀 건물이 더욱 아늑하고 따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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