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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택은 부부가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하며 완성했다. 주택 디자인을 맡은 아내 이지원(37) 씨는 한옥 구조에서 영감 얻어 주택을 ‘ㄱ’ 자로 구성하고 불필요한 요소 없이 담백하게 표현한 뒤 볼륨감으로 단순한 형태의 변화를 주었다. 진행을 맡은 남편 백승기(40) 씨는 아내와 아이 건강에 초점 맞춰 자재를 선택하고 하자를 줄이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건축주 부부

※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
건축구조 ALC 조적
대지면적 800.00㎡(242.00평)
건축면적 156.18㎡(47.24평)
건폐율 19.52%
연면적
153.10㎡(46.31평)
1층 153.10㎡(46.31평)
다락 33.00㎡(9.98평)
용적률 19.52%
설계기간 2017년~2019년(만 2년 소요)
공사기간 2019년 11월~2020년 4월
설계 이지원 에이디건축사사무소 010-2558-3431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프랑스산 평기와
벽 - 알씨톱(독일)
데크 - 현무암, 방킬라이
내부마감
천장 - 던애드워드 친환경 페인트 분체도장, 루버
벽 - 던애드워드 친환경 페인트 분체도장
바닥 - 구정마루 트크러스틱
단열재
지붕 - ALC 200㎜ 블럭, 존스맨블 R37
외벽 - ALC 350㎜ 블럭, 수지미장 3회, 올매쉬, 알씨롭 10㎜
내벽 - ALC 350㎜ 블럭, 수지미장 3회, 올매쉬
계단실
디딤판 - 집성목
난간 - 천연우드
창호 LX지인 1등급 창호
현관 성우스타게이트
주방가구 이케아, 세라미코, 세라믹 상판(스페인산)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린나이보일러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패널(건축주 시공)

주택의 출입구.
집 안에 들어서면 따듯한 느낌의 목재 중문이 반긴다.

아파트에 살던 부부는 아이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 짓기를 계획했다. 커가는 아이를 보며 정서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셀프 시공을 계획한 건축주는 아내와 함께 차근차근 계획을 세웠다. 예산 절감을 위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꼼꼼하게 집을 잘 짓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게 가장 큰 이유다.
    
“내 집처럼 지어주는 사람을 찾기 어렵고, 하자 때문에 고생했다는 사례를 접하면서 직접 지어보기로 한 거예요. 꼼꼼하게 살펴보고 잘 짓기 위해서죠. 회사 물류창고를 셀프 시공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었어요.”
    
대지는 남편이 운영하는 디자인 사노(반려견 쇼핑몰) 물류창고와 가깝고 시골 정서가 짙은 곳이라 조용하고 공기가 맑으며, 마장 신도시가 생활권이라 생활하기도 편리해 용인을 선택했다. 목조주택을 생각하고 있던 건축주는 아내와 아이 건강을 위해 친환경 자재를 알아보다 ALC 자재를 알게 됐다. ALC는 유해 성분이 검출되지 않고 단열성이 뛰어나며, 가공이 쉽고 시공성도 좋아 알면 알수록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골조가 정해지자, 디자인을 맡은 아내가 자재 특성에 대해 공부하며, 적절한 디자인을 완성해갔다.

직접 인테리어를 시공해 예산을 절감한 건축주는 천장에 골이 파인 루버를 적용해 공간에 깊이감을 더했다. 복도에서 반려견 백겨울이 반갑게 반겨주고 있다.
블록 형태로 제작하는 ALC를 천장에 사용할 땐 일정 간격마다 내력벽을 설치해야 한다. 공간을 계획한 이지원 씨는 주방과 거실 영역을 적절하게 나누는 데 내력벽을 이용하고 직선(창, 레일 조명 등)과 경사지붕에 의한 사선을 디자인적 요소로 활용해 재미난 공간을 만들었다.
건축 예산을 수립할 때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지원 씨는 이케아 수납장에 스페인산 세라믹 상판을 적용해 큰돈 들이지 않고 기능과 디자인,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갖췄다.
주방 옆 외부 공간.
복도는 적절한 빛과 그림자를 그려내도록 창을 설치하고 액자와 레일 조명을 설치해 걷고 싶은 갤러리 분위기를 만들었다.
깔끔한 분위기에 단출하게 꾸민 안방.
드레스룸 입구엔 문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커튼을 이용해 간단하게 공간을 분리했다.
안방 전용 욕실도 전체 모던 스타일에 맞춰 무채색 계열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거울과 조명, 손잡이에 골드색을 사용해 부드러운 느낌을 더하고, 개수대 수납장은 주방 가구와 같이 이케아 제품에 세라믹 상판을 조합해 가성비를 높였다.

충분한 준비가 완성도 높여
부부는 셀프 시공을 위해 4년간 준비했다. 남편은 기획과 예산 수립, 일정 조율 등 전체 진행을 맡고, 아내는 입면 디자인과 인테리어 관련해서 정보를 모았다. 건축법도 전문가 못지않게 익혔다.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과 알아둬야 할 게 많아 준비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셀프 시공을 하려면, 자재 종류와 특징은 물론 공정별 작업 과정을 보고 판단과 오류 수정을 할 줄 알아야 하고, 공기 단축과 작업 혼란 방지를 위해 일정 조율도 해야 해요. 생각보다 광범위한 지식 습득이 필요합니다.
    
간단하게 몇 가지 알아보면, 첫째, 집 짓기 전에 많은 땅을 보고 건축에 관한 지식을 익혀야 합니다. 둘째, 인테리어 비용이 높으니, 비용을 줄이려면 직접 인테리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셋째, 현장 소장과 작업 기술자들하고 호흡을 잘 맞춰야 합니다. 넷째, 새로 나온 자재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둬야 합니다. 다섯째, 친환경이라는 ALC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면 천장까지 ALC 자재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여섯째, ALC 블록은 제조 시 머금은 습기가 일정 기간 동안 빠져나오기 때문에 적절한 마감재를 사용해야 하고, 건조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합니다.
    
이 집은 공사 중간에 3개월간 건조 시간을 가졌고, 준공 후에도 1년간 제습에 신경 썼습니다. 그런데도 벽체와 근접해있는 진열장에 잠깐 곰팡이가 핀 적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ALC는 건조 과정이 중요합니다. 일곱째, 단열에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여덟째, 아는 만큼 보이니, 시공 전에 다른 현장을 많이 둘러보고, 인터넷 등을 통해 직영 시공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익혀야 합니다. 아홉째, 작업자에 따라 마감이 다르므로 건축주 직영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공정에는 현장에 꼭 건축주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느 정도 오류가 생길 수 있고, 이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완공 후엔 수정이 불가능하거나 수정할 수 있더라도 시간과 노력, 추가 비용이 많이 발행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아직 어려 엄마와 함께 잠을 자기 때문에 남편이 쉬고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만들었다.
아이 방은 계단 하부 공간을 이용해 아기자기한 침실을 만들어 재미나게 연출했다.
부속실을 연결하는 복도 끝에 개수대를 설치하고 양쪽에 욕실과 세탁실 등을 배치했다. 실마다 디자인이 다른 문을 설치해 느낌이 경쾌하다.
목욕 습관을 고려해 편리하게 계단식으로 만든 욕조. 내부가 청결해 보이도록 벽과 바닥에 회색 타일을 사용하고 천장에는 포근한 느낌을 주도록 편백으로 마감했다.

ALC 장점 극대화한 설계
주택은 조망을 고려해 시선이 열린 남서향을 향해 주요 실을 배치하고 넓은 마당을 품은 ‘ㄱ’ 자로 앉혔다. 블랙 & 화이트 콘셉트와 절제를 통해 깔끔한 첫인상을 주는 입면은 볼륨감과 조형적인 창호 배치로 리듬감을 살린 뒤 무게감을 주는 평기와를 얹어 담백한 모던 스타일로 완성했다.
    
실내는 차분하고 안정감이 감돈다. 첫발을 들이는 현관에서 목재 중문이 포근하게 반기고, 중문을 열면 색감과 질감이 짙은 목재 바닥과 천장이 길을 안내하듯 맞이한다. 공유 공간과 사적 공간을 나누고 방과 욕실, 다락을 연결하는 복도는 적절한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고 액자와 레일 조명을 설치해 갤러리 분위기를 냄으로써 전체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꾸며 이 주택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친환경이라는 ALC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천장까지 ALC 자재를 사용하면서 거실과 주방의 구성이 다소 재미있어졌다. 하중을 고려해 일정 간격마다 내력벽을 필수로 설치해야 했는데, 이를 이용해 두 영역을 자연스럽게 분리하고 작은 개구부로 공간을 연결했다. 또 벽은 TV를 설치하고 주방의 수납장을 배치하는 벽면으로 활용해 기능적으로 사용했다. 여기에 창과 레일 조명, 경사지붕에 의한 직선과 사선이 디자인적 요소로 어우러지면서 다소 재미난 공간이 만들어졌다.
    
방은 아내와 남편을 위한 공간을 각각 준비하고 아이 방은 계단 하부 공간을 이용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한 건 아이의 공간이다. 다락과 마당, 데크, 열린 자연은 마음껏 뛰고 소리 지를 수 있어 아이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놀이 공간을 제공한다. 이것이 부부가 집을 짓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유리 난간과 펜던트 조명을 활용해 구조적으로 밋밋한 좁은 경사 계단을 멋진 공간으로 꾸몄다.
다락과 마당,
데크, 열린 자연은 마음껏 뛰고 소리 지를 수 있어 아이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놀이 공간을 제공한다. 이것이 부부가 아이를 위해 집을 지은 이유다. 물론 부부의 삶도 더욱 즐겁고 풍요로워졌다.
현관은 접근성을 고려해 도로에서 바로 진입하도록 뒤쪽에 냈다. 주차장과 현관을 연결하는 길옆에 아담한 화단을 만들어 밝은 분위기를 냈다.

건축주 부부 미니 인터뷰
가장 필요한 건 시간과 체력이다
    
Q 셀프 시공 선택 이유
카페 커뮤니티에서 시공 기술자 관련한 여러 문제 사례를 보게 됐다. 예산도 부족했지만, 내 집처럼 지어줄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워 직접 꼼꼼하게 잘 지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예전의 창고를 셀프 시공했던 경험도 있어 일단 시도해 보기로 한 것이다.
    
Q ALC를 선택한 이유
아내와 아이 건강을 생각해 목조주택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친환경 자재에 대해 알아보다가 ALC를 찾게 됐다. 생소한 자재라 자세히 알아보는 과정에서 알면 알수록 좋은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셀프 시공 시 꼭 알아둬야 할 것은
기본적으로 자재 종류와 특징은 꼭 알아둬야 한다. 하자를 줄이기 위한 시공 과정 체크 사항도 준비해야 한다. 행정절차나 시공 시 오류 발생에 의한 시간 낭비를 줄이려면 건축법과 시공 관련 공부도 필요하다.
    
Q 셀프 시공 시 꼭 갖춰야 할 것은
시간과 체력이다. 시공 현장에 상주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게 많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간만큼 중요한 게 체력이다. 할 일도 많고 신경 써야 할 게 많아 육체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 이것이 고스란히 몸에 쌓여 체력의 한계를 체험하게 된다.
    
Q 셀프 시공하면서 어려웠던 점
가장 힘든 건 몸이지만, 이건 버티면 그만이다. 그런데 시간 절약과 예산 절감은 자재와 인력, 공정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적절하게 선택하고 세심하게 조율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어려웠다. 조금만 실수해도 공정이 어긋나고 버려지는 자재가 발생해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된다.
    
Q 셀프 시공의 좋은 점
내 집을 짓는 것이니 소소한 부분도 허투루 넘기지 않아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예산 절감이다. 힘들게 직접 지은 집이라 애정의 깊이도 남다르다.
    
Q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남편: 예산 때문에 규모를 줄이려고 알파룸을 취소한 것이다. 막상 살아 보니 취미와 휴식을 위한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아내: 정원 계획이 좀 미흡한 게 아쉬웠다. 그래서 사는 동안 배우면서 예쁜 정원을 만들어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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