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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인공간은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자리하는 공유 주택이다. 부지는 23평으로 작지만, 건축가는 지상 5층 규모에 사용 면적 50여 평의 주택을 계획했고, 이 공간을 집이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공용주택으로 완공했다.
    
스페이스매터 건축사사무소
진행 이수민 기자
사진 최진보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 종로구 숭인동
지역/지구 도시지역, 제2종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건축규모 지상 5층
용도 공유 공간+공유 주택 (단독주택+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76.7㎡(23.20평)
건축면적 45.34㎡(13.71평)
건폐율 58.57%
연면적 153.90㎡(46.55평)
용적률 199.78%
주차대수 1대
설계기간 2018년 10월~2019년 4월
시공기간 2019년 5월~12월
설계 스페이스매터 건축사사무소 전상현 010-8677-0816 www.spacematter.co.kr
시공 리원건축

MATERIAL
외부마감 외단열 마감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석고보드 위 도장마감
창호 T35 로이3중 유리

1층은 소정의 이용료만 부담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이다.
1층 공유 공간에 선 스터디 모임부터 친목 모임까지 다양한 모임을 할 수 있다.
공유 공간은 외지인과 동네 주민 그리고 공유 주택 입주민 모두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공간이다.

오래된 소외, 숭인1
숭인1동은 신축 아파트 대단지에 연접한 낙후한 동네다. 그래서 아파트 담장을 경계로 생활환경과 그 풍경이 큰 대조를 이룬다. 실제 아파트 입주민들은 울타리 안에서 쾌적하게 생활한다. 아파트와 함께 생활 인프라에 해당하는 부대 복리시설을 분양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아파트 담장 밖 동네 주민들은 그렇지 못하다. 생활 인프라를 구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민간사업자가 아파트 단지로 묶어 공급하는 경로당과 도서관, 커뮤니티 시설 같은 부대 복리시설은 공공이 제공해야 하는 생활 인프라다. 하지만 민간이 단지 단위로 주택 공급을 주도해온 한국에서는 생활 인프라마저 상품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러한 이유로 시민들은 소득수준에 맞는 생활 인프라를 갖는다. 숭인1동 주민들의 생활 인프라가 빈약한 이유다.(최근 5년간 진행된 도시재생으로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피부로 느끼는 인프라 불균형은 여전하다)
    
숭인1동은 토박이 주민이 많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지가가 낮아 이주가 쉽지 않은 데다 오래전 가내수공업 규모의 봉제공장이 구석구석 자리 잡은 탓이다. 그 결과 주민 평균 연령도 높다. 바꾸어 말하면 젊은 인구의 유입이 적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유로 동네 분위기는 다소 침체되어 있다.

1층의 미니 중정, 키가 큰 대나무를 식재했다.
주택으로 올라가는 계단. 2층부터 5층까지는 1층의 공유 공간과 더불어 젊은 인구의 유입을 유도할 청년 공유 주택이다.

작은 개입, 공유 공간
기울어진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숭인1동 한편에 공유 공간(이하 숭인공간)을 조성했다. 숭인공간은 크게 두 영역으로 나뉜다. 1층은 소정의 이용료만 부담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이다. 이곳에선 스터디 모임부터 친목 모임까지 다양한 모임을 할 수 있다. 참고로 공유 공간은 외지인과 동네 주민 그리고 공유 주택 입주민 모두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공간이다. 그리고 2층부터 5층까지는 1층의 공유 공간과 더불어 젊은 인구의 유입을 유도할 청년 공유 주택이다.

개인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 방은 1인실과 2인실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각 방에는 조리시설을 갖추지 않고 공유 주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주방은 모든 입주민이 함께 공유하며 건물의 4층에 자리한다.
협소 부지와 매스 분할의 조합으로 모든 방과 거실 그리고 주방은 수직과 수평으로 분리된다.
협소주택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매스를 분할, 방을 독립된 공간처럼 만들었다.
방들은 방문을 열지 않고도 각 실별 통풍이 가능하다.
5층에 위치하는 테라스와 미니 거실.

뉴 프로토타입
공유 주거는 경제적 이유로 탄생한 주거 유형이다. 물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주거 유형은 아니다. 공유 주거의 모태는 과거의 셋방살이다. 현재의 공유 주거 역시 과거의 셋방살이처럼 최소 주거단위인 방을 임차한다.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공유 주거는 과거의 셋방살이와 달리 삶의 최소면적을 확보하는 것 이상의 질적 배려를 요구한다. 삶의 질에 대한 의식이 상향 평준화된 결과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유 주거는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같은 기존의 주거 공간에 담겨 그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숭인공간은 이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담은 공유 주택이다.
    
공유 주택은 공유 영역을 외부(도시)에서 내부(주거)로 확장한다. 다시 말해 주택과 광장의 관계가 방과 거실의 관계로 고스란히 치환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유 주택의 방은 최대한 사적인 성격을 지녀야 한다. 내밀한 쉼터(방)가 있어야 광장(거실)에서 어울릴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협소주택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매스를 분할, 방을 독립된 공간처럼 만든 이유다. 덕분에 각 방은 방문의 개폐 없이 효과적인 개별 통풍이 가능하며 풍경과 채광도 두 배로 늘어난다. 그리고 협소 부지와 매스 분할의 조합으로 모든 방과 거실 그리고 주방은 수직과 수평으로 분리된다. 바꾸어 말하면 선택적 참여가 가능한 공동의 주거 공간이 되는 것이다.
    
반면 1층의 공유 공간은 분할된 공간을 시각적으로 투명하게 연결했다. 그리고 접이문과 대형 창호를 활용해 분할된 공간을 통합, 온전히 거리에 개방했다. 거리에 활기찬 풍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이는 공유 주택 입주민과 지역주민의 시각적, 공간적 교류를 가능케 해 서로가 이웃임을 인지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숭인공간의 주차 공간.
기울어진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숭인1동 한편에 공유 공간(이하 숭인공간)을 조성했다.
1층의 공유 공간은 분할된 공간을 시각적으로 투명하게 연결했다.
숭인공간은 젊은 인구의 유입을 유도할 청년 공유 주택이다.
인프라 불균형이 여전한 숭인1동의 주민들에게 생활 인프라를 제공하는 숭인공간.
전상현(스페이스 매터 대표, 건축사)

서울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베를린에서 도시를 공부했다. 지난 20년간 건축사사무소와 인테리어디자인 사무소 그리고 건설사를 거쳤다. 현재 건축사사무소 스페이스 매터의 대표이며 국민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로 출강 중이다.?저서로 ‘도시유감’과 ‘서울, 도시의 품격’(2017년 세종도서 선정 우수도서)이 있다.

spacematter2020@gmail.com 010-867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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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작 공유 주택 숭인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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