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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역 교차로와 만나는 오목로 8차선 도로에서 주택가로 향하는 2차선 도로에 들어서면 여느 도시의 한적한 주택가 풍경과 만난다. 다소 오래돼 보이는 빨간색 건물들이 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고, 풍성한 가지를 뻗은 가로수는 이 마을의 내력을 짐작게 한다. 그런데 학교와 교회가 있는 맞은편에 뽀얀 아이보리 톤의 세련된 건물 한 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른 봄의 개나리처럼 이 건물은 마을에 생동감을 더한다.
 
강창대 기자
사진 민영기 작가
취재협조 ㈜유니브원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 양천구 목동
용도 주택,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129.00㎡(39.02평)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건축면적 59.34㎡(17.9평)
건폐율 46%
연면적
301.47㎡(91.19평)
1층 35.91㎡(10.86평)
2층 59.34㎡(17.95평)
3층 59.34㎡(17.95평)
4층 41.85㎡(12.66평)
지하 82.35㎡(24.91평)
주차장 22.68㎡(6.86평)
용적률 233.69%
건축비용 3.3㎡당 116만 원
설계 및 시공 ㈜유니브원 02-447-0415 www.univone.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갈바절곡, 도장 / 벽 - 라임스톤 / 데크 - LG 합성목재 내부마감 천장 - 석고 위 페인트(던에드워드) / 벽 - 석고 위 페인트(던에드워드) / 바닥 - 나투스진 그란데 사하라 라이트(동화자연마루) / 계단실 디딤판 - 미송집성목 / 난간 - 이중 접합유리 / 손스침 - 미송집성목 단열재 지붕 - 연질우레탄폼 / 외단열 - 나노 열반사 단열재 40T / 내단열 - e-board 23T 조명 라인조명 다운라이트 대문/현관 제작도어 난방기구 5A X.L 난방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기구 한샘 창호 이건 시스템창호

건물 입구의 묵직한 무채색 마감재와 프레임이 금빛 우편함이 대조를 이루며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목동에 자리한 지상 4층 규모의 이 상가주택은 애써 자신을 주장하지는 않지만, 존재감을 은근히 뽐내며 행인들의 시선을 끈다. 특히,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물의 화사한 톤이 인상적이다. 이는 외부 마감재로 사용한 라임스톤 Lime stone이 만들어내는 빛깔이다. 라임스톤은 바닷가에 있는 조개류의 껍데기가 굳어서 된 암석이다. 따라서 주 성분인 석회암이 부드러우면서도 밝은 빛깔을 띠게 한다. 외부 마감재로 라임스톤을 사용하게 된 것은 오롯이 건축주 선택이었다고 한다.
 
리모델링 전 목동 상가주택은 마을의 주조를 이루는 붉은색 타일 벽돌로 마감된 낡은 건물이었다. 당시에는 1층 상가에서 달아놓은 간판과 에어컨 실외기 배관이 얼기설기 건물 벽면을 지나며 지저분한 인상을 주었다. 건물 전체에 임대를 놓고 타지에서 생활하던 건축주는 결혼 후 주거용인 3, 4층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계획하게 됐다고 한다. 낡은 설비를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무엇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으로 바꾸고자 했다. 건축주는 약 6개월가량 건물 리모델링 정보를 모으며 공간을 계획하면서 전문가에 준하는 식견을 갖췄다. 건축주의 꼼꼼한 계획은 실내건축 전문 기업인 ㈜유니브원과 만나며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건물 입구에서 이어지는 계단은 흰 톤을 바탕으로 라이트블루에 가까운 연한 색을 사용했다.
현관 중문 슬라이딩 도어.
건물 3층에 위치한 주택 현관 중문은 3중 슬라이딩 도어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거실과 주방 겸 다이닝룸, 계단실로 공간이 흐르도록 해 동선이 간결하다.

건물 미감과 실용 감안한 시공
건물 외벽에 적용한 석재 마감은 철물 구조를 세우고 앵커볼트로 고정하는 건식 방식으로 시공됐다. 이러한 시공 방식에 대해 ㈜유니브원 노현상 대표는 “타일 벽돌 위에 습식으로 석재를 접착할 경우 자칫 탈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안전을 고려해 견고한 시공법을 택했다”고 설명한다. 라임스톤의 뽀얀 빛깔과 더불어 눈에 띄는 부분은 창호다. 좁아 보이기만 했던 창문을 크게 넓혀 탁 트인 느낌을 주었고, 흰색 플라스틱 프레임은 톤을 낮춘 창틀로 교체해 밝은 벽면과 대비되어 더욱 단정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건물 내부 구조는 기존 구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단정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관건이었다고 한다. 건축주가 자신이 원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계획한 만큼, 시공자들은 건물 본연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건축주가 실현하고자 하는 바를 적절하게 구현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시공 전문가로서 ㈜유니브원이 고민한 부분은 무엇보다도 노후한 설비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4층이 옥상과 면하기 때문에 더위와 추위를 막기 위해 연질 우레탄폼 단열재를 옥상에 시공했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첫 겨울을 보내면서 건축주는 단열에 큰 만족을 표했다고 한다.

ㄱ자로 꺾인 주방가구는 건축주의 단출하면서 심플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거실에서 주방 겸 다이닝룸을 바라본 모습. 라인 조명과 간접 조명 등이 공간 구석구석까지 은은하게 비춘다.
3층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건너편 초등학교와 가로수가 넓은 창을 통해 한 폭의 풍경화처럼 3층 침실로 들어온다.
3층 서재는 말끔하고 심플한 건축주의 취향을 잘 보여준다.
3층 욕실 겸 화장실. 수납장 전면에 거울을 적용하고 유리 칸막이를 활용함으로써 협소한 공간이 넓고 쾌적해 보인다.

잔잔한 색상과 질감이 만드는 하모니
건물 외관이 주는 단정하면서도 화사한 이미지는 그대로 집 안 분위기로 이어진다. 벽면과 바닥은 엷은 색조를 띠는 밝은 톤으로 마감해 내부는 빛으로 가득 찬 느낌이다. 톤의 변화보다는 마감재가 가진 독특한 질감으로 변화를 줌으로써 공간은 차분한 음조로 하모니를 이룬다. 계단실 디딤판과 손스침에 사용한 미송의 은은한 빛깔은 이러한 실내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면서 공간에 잔잔한 변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강한 색조의 가구들은 공간에 리듬감을 줌으로써 생기를 더한다. 또한, 계단 난간과 욕실 칸막이에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면서 더욱 간결한 느낌을 주었다.   

3층과 4층을 잇는 계단참.
4층 홀. 주택 계단실 벽면에 매립 라인 조명을 설치해 계단을 밝힘과 동시에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4층 침실은 베란다 통창을 통해 보이는 시원한 뷰가 특징이다.

리모델링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이번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한 ㈜유니브원 노현상 대표에게 리모델링 프로젝트와 관련해 시공자와 건축주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점을 물어보았다.
 
우선, 전문가가 갖춰야 할 소양으로 소통 능력을 강조한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축주의 니즈를 통찰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개 건축주는 공사를 의뢰하기 전부터 자신이 원하는 구조와 디자인, 마감재 등 광범위한 정보를 습득하며 준비한다. 더구나 정보화 시대에 건축이나 리모델링과 관련한 정보는 넘쳐난다. 하지만 이는 전문적인 시공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이 아니기 때문에 막상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한다. 현장마다 특수성이 있고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때 갑을 관계에 치우쳐 건축주가 듣고 싶은 답만을 제공한다면 좋은 집을 지을 수 없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노 대표는 “오해가 발생하는 걸 두려워하면 말을 아끼게 된다”면서 “관계가 경직돼 있으면 좋은 제안을 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시공자는 어떻게 건축주와 소통을 이끌어가야 할까? 그것은 건축주가 원하는 바를 찾아나가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건축주가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내밀며 “이렇게 해 주세요”라고 할 때, 그 이면에 놓인 건축주의 니즈를 읽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각도로 묻고 대안을 찾아 제시하며, 건축주가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자신의 니즈를 발견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4층 욕실 겸 화장실. 널찍한 공간에 외부 빛을 끌어들이는 창문이 있어 밝은 느낌을 준다.
4층 공간에도 매립 조명과 간접 조명, 라인 조명 등 다양한 형태의 빛을 사용해 밝고 화사한 공간을 연출했다.
접이식 어닝이 설치돼 있는 4층 베란다는 노천카페를 떠올리게 한다.

건물 성능은 감춰진 80%가 좌우
한편, 건축주 역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리모델링은 노후한 건축물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노 대표는 “대개 시공에 대한 평가가 표면에 보이는 20%의 영역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나머지 80%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건물이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기능과 관련이 있다. 노 대표는 “난방이나 수도, 배관, 전기, 단열 등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영역이지만 리모델링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80%에 더욱 집중하고 인테리어나 외관과 같은 표면적인 20%는 이후에 고민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시공자와 건축주의 갈등은 대개 이러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향이 있다. 노 대표는 “해당 건물의 경우 이 부분에서 건축주와의 공감대가 컸기 때문에 겉과 속이 모두 건강하게 리모델링 할 수 있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정면에서 바라본 목동 상가건물. 기존 건물의 좁고 답답한 느낌을 주던 창을 넓게 계획해 탁 트인 개방감을 주었다.
목동 상가건물 외부 마감재로 사용한 라임스톤은 옅은 색조와 광택이 없는 은은한 질감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하는 석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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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재 고유의 특성을 살린 단정함 목동 상가주택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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