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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다는 건강한 삶에서의 성공을 더 소중히 여기는 건축주 최완선(52) 씨. 충남 태안이 고향인 그는 스무 살 이후부터 도시에서 자신을 돌볼 겨를 없이 바쁘게 생활했다.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삶에 여유가 생기자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나름대로 여유가 생기자, 문득 그리움 같은 게 저 깊은 곳에서 뭉클 솟구치더군요. 그걸 향수(鄕愁)라고 하나 봅니다. 그 순간 ‘고향으로 가자’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20년 동안 살아 온 인천을 아예 등질 수는 없었습니다. 아내나 자식들도 그랬고… 그래서 강화도로 옮겨 온 겁니다.”
인천에서 가까운 강화도는 수도권에서는 땅 값이 비교적 덜했고, 고향인 태안과도 분위기가 흡사했다. 그렇게 해서 주말마다 부지를 찾아 강화도를 누비고 다녔다. 발품을 판 지 6개월 남짓 됐을까. 1997년 마음에 드는 임야를 찾았는데, 특히 모퉁이의 한 그루 소나무가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건축주는 임야 900평을 1억5000만 원에 구입한 후, 땅부터 일구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4.5평 나무집을 짓고 머물면서 정성껏 흙을 매만졌다. 또 그렇게 6년이 흘러 여유가 생기자 전원주택을 짓기로 했다.
집은 내구성과 단열성 그리고 건강을 염두에 두고 H-빔에 경량목조를 혼합한 구조로 결정했다. 시공은 남양하우징에 맡겼는데, 전원주택 전문지를 통해 원하는 구조의 주택을 전문으로 시공했기 때문이다. 2004년 4월 착공해 3개월 남짓한 8월 중순 완공했는데, 입주는 그보다 앞선 7월 28일에 했다.

깔끔하게 꾸민 집
이곳은 강화읍에서 가깝고, 주변 환경 및 교통이 좋은 편이라 전원생활을 하기에는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주변에는 전원주택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집은 넓은 들녘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조망을 살려 동남향으로 앉혔다. 이 집은 성채를 연상케 하는 뾰족지붕과 뻐꾸기 창으로 포인트를 주어 외관이 돋보인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에 흰색 페인트칠로 마감하고, 지붕에는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을 얹었다.

마음까지 여유롭고 풍요롭게 하는 정원과 텃밭을 정성껏 가꾼 솜씨를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20미터 정도 되는 진입로에 주목과 구상나무를 일렬로 가꾼 것을 시작으로, 집 둘레를 사철나무로 장식하고, 정원에는 작은 식물원을 방불케 할 만큼 다양한 품종의 장미와 진달래, 봉선화, 양보리수, 산수유, 사철나무 등 갖가지 조경수와 야생화로 꾸몄다. 또한 300여 평 정도 되는 텃밭에는 배추와 무 등 온갖 채소와 복숭아, 대추, 사과, 배, 매실, 밤 등의 유실수를 심어 놓았다. 무는 600주, 배추는 1000포기나 되는데, 주변 사람과 나누어 먹기 위함이란다. 정성을 들여 농작물을 가꾸는 기쁨 못지 않게 나눠주는 기쁨도 크다는 것.

이러한 정원과 텃밭을 가꾸는데 7년이 걸렸고, 조경수와 유실수 묘목 구입비만 3000만 원 정도 들었다고 한다. 정원 한쪽 귀퉁이에는 전원생활의 여유를 즐기도록 정자도 마련해 놓았다.
연면적 59평(1층 36평, 2층 23평)에 이르는 집의 내부는 1층은 거실과 주방 겸 식당, 욕실, 다용도실, 작업실, 부부침실로, 2층은 리빙룸과 방2, 드레스룸으로 구성했다. 1층은 공용공간과 부부를 위한 공간이고, 2층은 자녀들만의 공간으로 독립성을 강조했다. 건축주는 설계시 조망과 일조권을 확보하기 위해 창을 많이 내고, 주방과 거실은 넓게 하며, 각 방마다 욕실을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

거실은 박공지붕의 선을 그대로 살린 뒤 루바로 마감해 자연스럽게 연출했고,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전면창으로 풍부한 햇살과 시골 풍경이 고스란히 들어오도록 했다. 주방은 주부의 활동 반경을 고려해 넓게 구성했다. 단조로운 4각형에서 탈피 6각형 모양으로 설계한 것이 특이하고, 밝고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외부와 닿는 모든 면에 창을 설치했다. 특히 거실과 주방을 구분 짓는 벽면 가운데를 오픈하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주방 옆으로 창고 겸 다용도실을 갖췄다.

2층에는 계단을 중심으로 우측에 리빙룸과 아들방, 드레스룸을 그리고 좌측에 딸방을 배치했다. 독립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방마다 욕실을 설치했고, 풍성한 전원 분위기를 느끼도록 하는 발코니도 잊지 않았다.

전원생활의 맛과 멋
건축주 부인은 공기 좋고, 묽 맑은 데다가 따스한 햇살이 집안 가득 들어오니 사는 맛이 난단다. 이젠 도시로 나가기가 싫을 정도고,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시에 가더라도 가급적 빨리 들어오려 한다고.

이곳에서 생활한 후 손님도 끊이질 않는단다. 귀찮을 법도 하지만 워낙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기에 건축주 부부는 즐겁고 행복하다고. 자녀들은 부모님께 찾아오는 손님들과 보다 흥겨운 시간을 가지라며 노래방 기구를 선물하기도 했다. 손님들은 풍성한 식사대접에 흥겨운 노래자랑, 돌아갈 땐 건축주 부부가 손수 가꾼 배추, 무 등 전원이 주는 선물까지. 한번 다녀간 사람들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법도 하다.

건축주 부부는 하루에 잠자는 시간이 서너 시간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할 일이 아무리 많아도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 오히려 시간이 남아 애써 일거리를 더 만들기까지 한다. 그러고도 여유 있는 시간을 이용해 함께 낚시를 즐긴다.
앞으로 건축주는 정원을 더 알차게 가꾸고, 보다 많은 채소를 심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줄 계획이란다. 그리고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풍성하게 즐길 거라고……. 田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인천 강화군 선원면 선행리
·건축구조 : H빔 철골조+2"×4" 목구조 혼합
·건축면적 : 59평(1층 36평, 2층 23평)
·부지면적 : 900평
·대지면적 : 250평
·외벽마감 : 시멘트 하드 사이딩+페인트 칠
·지붕마감 : 이중그림자 무늬 슁글
·내벽마감 : 석고보드+실크벽지
·천장마감 : 석고보드+실크벽지+루바
·바닥마감 : 강화마루+장판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스치로폴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건 축 비 : 총 1억6000만 원(평당 270만 원)

■ 설계 및 시공 : 남양하우징 031-555-7020
www.namyanghous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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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들녘을 향해 시원스레 펼쳐진 집, 강화 59평 복층 H-빔·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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