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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인 남편과 아내에게 처음 찾아온 유기견을 시작으로, 각자 사연 있는 총 9마리의 반려견이 부부와 동거를 시작했다. 산들거리는 제주 바람을 맞으며 귤나무 밭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이곳에 터를 잡은 부부의 주택을 소개한다.
 
홍예지 기자
사진 고영성 소장(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취재협조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HOUSE DATA
위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경량 철골조(지붕)
건축규모 지상 2층
대지면적 1080.00㎡(326.7평)
건축면적 126.39㎡(38.23평)
건폐율 11.70%
연면적 114.29㎡(34.57평)
용적률 10.58%
설계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고영성, 이성범)
070-8683-0029 www.formativearchitects.com
시공 건축주 직영공사

낮은 경사가 특징인 이곳에서는 남쪽으로 넓게 펼쳐진 제주 귤나무 밭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건축주 부부는 각자의 생활공간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9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지낼 수 있는 너른 공간을 원했다. 건강 문제로 인해 오래전 육지 생활을 정리하고 이곳 제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부부는 제주 지역의 설계 노하우가 풍부한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에 설계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고영성·이성범 소장은 “부부의 첫 번째 집이 지금의 신흥리 주택 바로 옆 부지였다. 오랜 시간 정이 든 이곳을 떠나기보다는, 근처에 새로운 주택을 짓고 싶어 했던 부부의 바람을 이룬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체 설계는 다양한 레벨을 갖는 외부와 건축 공간이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각기 다른 생활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총 세 갈래의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렇듯 남편을 위한 공간과 부인을 위한 공간, 반려견과 부부가 한데 만날 수 있도록 나눠진 세 공간에서는 만곡된 각각의 용마루가 만나면서 내외부에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1층 거실에서 바라본 내부. 거실과 주방/식당에는 단차를 둬 공간을 분리했다.

아울러 대지의 높낮이를 이용해 외부 장소에도 반려견 집을 마련하고, 관절이 좋지 않은 몇 마리의 노견을 위해 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낮은 경사도의 계단도 두었다. 또한 집 주변으로는 건축주가 손수 가꾼 조경과 더불어 반려견과 산책할 수 있는 동선들을 구상해 집과 외부 공간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꾸몄다.
 
반려견을 위한 자재로는 반려견의 발톱이 상하지 않고 미끄러움이 덜할 수 있도록 ‘논 슬립 non slip’ 포세린 타일을 적용했다. 이어, 실내 공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강아지 특성을 고려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계단의 단수를 늘리고 높이를 낮춰 완만한 경사의 계단을 설계했다.

수려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지는 내부 모습.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논슬립 포세린 타일’을 적용했다.
2층 다락에서 바라본 1층 거실과 주방/식당 공간.

이 중에서도 중점을 둔 부분은 두 공간이 서로 중첩돼 교차되는 ‘거실’이다. 만곡되어 오르는 나지막한 계단과 귤나무 밭 조망을 위해 조금 들어 올린 아늑한 분위기의 거실, 그 모든 공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2층 메자닌 Mezzanine 층도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다.
 
두 개의 박공지붕이 서로 중첩돼 만나는 부분의 공간 구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제주의 거센 바람을 이겨낼 수 있도록 아연도 각관 하지틀로 전체적인 골조를 만들고, 두 곡선이 유려하게 만나도록 현장에서 시공자와 현장 목업(mock-up, 모형)을 비롯한 모델링 시뮬레이션으로 여러 차례 조율을 해나갔다. 이러한 요소를 통해 단순 조형성뿐만 아니라, 하부 공간의 기능성(층고나 실공간의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었다.
 
맞춤형 설계를 통해 건축주 부부와 9마리의 반려견 모두가 쾌적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완성된 신흥리 주택. 그들이 이곳에서 그리는 행복은 9배,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낮은 경사지에 위치한 신흥리 주택은 대지의 높낮이를 이용해 외부에도 반려견 집을 만들었다.
주 출입구 쪽에 마련된 주차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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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마리의 반려견과 동고동락하는 제주 서귀포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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