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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새집증후군의 심각성이 알려지고, '웰빙' 바람이 일면서 목조주택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광주광역시 북구 일곡동에 금년 5월. 미국식 목조주택(2"x4")을 지어 입주한 34살 동갑내기 김재현 씨는 하루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인 집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느꼈다고 한다.
"사방으로 콱 막힌 콘크리트 숲에다 밤낮을 잊은 채 울려대는 소음들... 도시 한복판의 아프트에서 사니깐 그런 건 불편해도 참을 수 있었죠. 그보다 새 아파트에서 뿜어내는 쾨쾨한 냄새. 바로 '새집증후군'이 문제였습니다. 집사람은 비염에, 아들 용빈(5살)이는 각막염에, 딸 연오(2살)는 아토피성 피부염에 시달리는데, 그건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아파트는 정말이지 사람 살 곳이 아닙니다."

그 후 김재현 · 고세영 부부는 아이들의 건강은 물론 정서 함양을 위해서라도 도시의 아파트에서 전원 속 단독주택으로의 이주를 결심했다.

건강하고 쾌적한 100년 주택
경관 좋고 양지바른 터를 찾아 5년여를 광주광역시 인근의 담양과 화순, 나주 등지를 누비고 다녔다. 하지만 맘에 '쏙' 와 닿는다 싶으면 너무 외진 곳이라 아이들 교육이 문젯거리였다. 뜻을 접을까 고민하던 중 한국토지공사에서 광주광역시 북구 삼가가산 한세봉자락의 일곡지구 내 단독주택지를 일반에게 분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방문결과, 녹음 짙은 산자락이며 사방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은 도심 속 전원 그 자체였다. 각 필지가 60평으로 작은데도 합필(合筆)을 못한다는 게 흠이었지만, 세봉산 등산로가 바라보이는 모서리 땅을 놓치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워 쾌히 계약을 했다.

주택 구조는 수차례에 걸친 건축박람회 참관과 다양한 정보 수집을 통해 건강과 안정성이 뛰어난 목조주택으로 정했다. 김재현씨는 현재 스스로를 목조주택 마니아(Mania)라 할 만큼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피톤치드를 내뿜는 나무는 몸에 이롭다는 건 다들 잘 알잖아요. 그러한 나무로 집을 지으면 건강뿐만 아니라 단열성이나 온 · 습도 조절도 탁월합니다. 한번 느껴보세요. 숲 속에 들어온 듯 실내분위기가 상쾌하죠."

그러면 목조주택은 건축비 면에서 어떨까? 어떤 마감재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평당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지만, 대개 조적이나 철근 콘크리트보다 높은 편이다. 여기에 대해 김재현 씨는 주택의 수면과 직결되는 목조주택의 빼어난 내구성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조적이나 철근콘크리트주택의 수명은 30~50년인데 반해, 목조주택은 100년입니다. 목조주택이 수명을 다하는 동안 조적이나 철근 콘크리트주택은 두세 채를 지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100년주택'이라 부르는 목조주택이 훨씬 더 경제적이죠."

입지 조건을 활용한 공간 배치
'용빈이 집'이라 부르는 이 집은 남향받이 60평 대지에 1층 30평, 2층 20평으로 앉혀졌다. 적삼목 베벨사이딩으로 마감한 외관이 오밀조밀한데다 이중그림자 아스팔트슁글을 얹은 물매 심한지붕이며, 길게 뽑은 처마에서 고급 목조주택임을 짐작하게 한다. 바닥면적은 30평이지만 덱을 16평이나 내 한결 넓게 느껴진다.
한편 겉모습만으로는 어디가 정면인지 좌향을 구분 짓기 어려울 정도다. 김재현씨는 세봉산이 바라보이는 단지 서쪽 모서리 필지라는 점을 설계에 최대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지가 협소한 까닭에 마당대신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도록 정면과 우측에 덱을 널찍하게 냈어요. 필지의 특성을 살려서 설계시 평면과 입면계획에 십분 반영했죠. 사적 공간인 방은 조용하고 아늑한 동남쪽에, 온가족이 함께하는 공용 공간인 거실은 남서쪽에 식당은 북서족에 전망을 고려해 배치했어요. 서쪽에 창을 많이 낸것도 그 때문인데... 창 박을 한번 보세요. 수풀 우거진 세봉산에다 그 아래로 고구마며, 배추, 무 등 온갖 채소를 심은 밭이 있으니 모두 우리 집 마당이요, 텃밭이 아니겠습니까?"

집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중문을 사이에 둔 전실에 대리석이 청결하게 깔린 바닥과 수납장이 있다. 1층 전면에는 지붕까지 시원스럽게 튼 거실과 사생활 보호와 생활 편의를 위해 욕실과 드레스룸을 갖춘 안방이 자리한다. 후면에는 거실에서 통하는 식당 겸 주방과 다용도실, 보일러실이 있다. 편리성을 더하기 위해 거실과 식당 사이에 배치한 공용 욕실은 천장에서 벽면까지 루바로 마감했다.

거실의 경우, 물매심한 지붕선을 따라 비스듬하게 흐르는 천장은 루바로, 내벽은 석고보드 위에 희색 천연페이트로, 바닥은 클립형 온돌강화마루로 마감하여 따뜻하고 화사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거실 모서리의 빨간색 노출형 벽난로는 용빈이가 고른 것인데, 보조 난방 기능에다 온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고구마나 감자 등을 구워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채광과 환기를 겸하는 까치창으로 햇살이 은은하게 깃들고, 거실 벽면 곳곳에 걸린 아이들의 성장기 모습을 담은 사진은 해맑기만 하다.

안방 커튼을 헤집고 들어온 실루엣 햇살이 부드러운 샹드리에조명과 속삭이는 듯하다. 침대 머리맡 벽면은 붉은 색상의 벽지로 마감했는데, 고풍스런 원목 침대며 화장대와 어우러진다. 편리함과 쾌적함 그리고 동선까지 고려한 넓은 주방 겸 식당은 유럽풍으로 꾸몄다. 천장을 루바로 마감한 주방과 오목하게 단을 낸 후 천연페이트로 마감한 식당은 스낵 바를 사이에 두고 나뉜다. 밝은 색상의 꽃과 명화를 소재로 한 앤틱가구와 커튼, 조명 등을 이용해 집안 곳곳을 꾸몄다. 실내 장식이 예사롭지 않아 넌지시 물어보니 부인 고세영 씨가 디자이너라고 한다.

거실과 주방 사이의 벽면에 낸 계단을 오르면 용빈이와 연오를 위한 공간이 나온다. 푹신한 소파가 놓인 곳으로 벽면에는 동화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다. 1층 거실이 내려다 보여 한결 넓고 시원스러우며, 거실까지 창을 통해 맑은 햇살이 들어온다. 이곳 천장에는 거실 벽난로에서 올라온 온기를 집안 곳곳으로 분산시키도록 팬을 달았다.

이 공간을 사이에 두고 파스텔 톤으로 꾸민 용빈이와 연오의 방, 그리고 아이들 키 높이에 맞춰 세면대와 변기를 설치한 욕실이 자리한다. 용빈이 방은 푸른색 음이온 벽지로 마감했는데, 워낙 자동차를 좋아해 따지와 침대를 자동차로 꾸몄다. 반면 연오의 방은 커튼과 침대, 벽지를 화사한 연분홍색 톤으로 치장했다.

우리집 구경 오세요~
용빈이네 집은 젊은 부부의 취향에 맞추어 거실을 중심으로 각 실마다 붙박이장을 설치함으로써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고세영씨는 집을 지은 지 몇 달간은 야경을 보고 카페인 줄 알고 불쑥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광주광역시 안에서 목조주택은 우리 집이 처음이라 그런지 다들 신기하게 바라봐요. 방문객이 너무 많아서 인터폰을 뗐는데, 요즘도 하루 열 명 가까이 집 구경을 하러 옵니다. 하긴 올 여름 친지들이 우리 집으로 피서를 왔을 정도니까요."

입주한 지 6개월 남짓 지났는데, 무엇보다 비염이며 각막염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던 가족들의 건강이 신기할 만큼 좋아진 것을 가장 기뻐했다. 한 가지 더 덧붙이면 아파트를 살 때는 아래층 눈치 보느라 아이들이 움츠러들었는데, 이곳에서는 기를 펴고 맘껏 뛰논다고 한다. 또 실내 마감재가 나무라 넘어져도 멍이나 타박상이 덜하다는 것이다.

목조주택을 지은 후 여러모로 삶에 유익한 변화가 생겼다는 김재현 · 고세영 부부. 요즘은 집이 지닌 소중한 의미와 목조주택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대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방문객을 맞고 있다.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시공 : 광주목조주택(062-575-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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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건강을 위해 지은, 광주광역시 50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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