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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택은 공간 간의 관계, 내외부의 연결을 통해 실제보다 풍성한 공간감을 이뤄냈다. 여기에 개인 시간을 위한 보조 공간은 주택 생활에 묘미를 더한다. 가족 구성원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 주택은 가족을 위한 한 상(床)이 됐다.
 
진행 남두진 기자
권현효(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대표)
사진 김정중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세종시 반곡동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중목구조
대지면적 344.00㎡(104.1평)
건축면적 117.6㎡(35.6평)
연면적
196.8㎡(59.5평)
1층 112.7㎡(34.1평)
2층 84.1㎡(25.4평)
다락 32.5㎡(9.8평)
건폐율 34.2%
용적률 57.2%
설계기간 2021년 3월~8월
시공시간 2021년 11월~2022년 4월
설계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02-6338-3131 www.sgim.co.kr
시공 위빌건설 www.we-build.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 강판
벽 - 벽돌타일
데크 - 석재타일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자작나무합판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THK220 글라스울 24K, THK40 글라스울 32K
외벽 - THK120 글라스울 24K, THK80 준불연 비드법보온판 2종3호
계단재
디딤판 - 자작나무 합판
난간 - 스틸파이프, 환봉 위 도장
창호 앤썸, 케멀링
현관 커널시스텍
주방가구 주문제작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나비엔)

주차장으로 들어와 처음 맞이하는 현관과 별채.

우리는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건축주에게 집을 의뢰받았다. 계획의 첫 단추인 건축주의 편지에는 가족 구성원의 성향과 집에 대한 생각 그리고 세부 공간들에 관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하나의 집은 땅이 가진 성격과 이용자의 요구를 반영한 공간 그리고 건축가가 지닌 집의 가치들이 만나 탄생된다. 하나밖에 없는 바로 이곳에 조화롭고 건강한 한 상(床)을 차리는 셈이다.

현관은 보조주방과 메인 공간, 두 곳으로의 진입을 고려해 넉넉한 면적으로 계획했다.
뒤쪽에 배치한 계단실이 보이는 주방은 수직 수평으로 트인 시야감이 재미있다.
주방 앞으로 넓은 거실이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박공지붕과 전면 통창은 거실 내부에 개방감을 선사한다.
주방과 거실 사이에는 단차를 두어 공간 분리를 이뤘다.
화장실과 세면대는 공간을 분리해 더욱 쾌적한 환경을 이뤘다.
보조주방.

다양한 관계에서 형성되는 주택의 묘미
부부는 초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며 일과 육아로 바쁜 날들을 보내왔지만, 앞으로도 20년은 더 일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인지 편지 내용에는 ‘귀차니즘’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했고, ‘로봇청소기를 사용할 것입니다’, ‘마당이 있다면 이불을 자주 털 것입니다’라는 재미있는 말도 볼 수 있었다. 바쁜 날들이 이어지겠지만, 그럼에도 부부는 주택 생활을 택한 것이다.
 
가족 구성원 각자는 조금씩 다른 듯 닮은 성향을 보였다. 딸은 비밀의 공간, 아들은 넉넉한 침대와 별채 공간, 아빠는 보조 주방과 서재, 엄마는 툇마루와 다용도 다락, 이렇게 모두가 방 이외에도 개인 공간을 가지고 싶어 했다. 집이란 가족이 함께하는 편안한 쉼터이자 개인 공간에서 누리는 창조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장소의 유무가 보편적인 거주 형태인 아파트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천편일률적인 공간이 아닌 공간과 공간, 외부와 내부 사이에서 형성되는 다양한 장소야말로 주택 생활이 주는 큰 묘미다.

계단실은 2층 바닥과 그 사이에 틈새 보이드를 마련해 계획했다. 덕분에 협소하지만 답답하지는 않은 공간감이 조성됐다.
2층 가족실 역시 천장의 박공지붕이 두드러진다.
2층 복도.
2층 침실.
2층 세면실.
자녀 침실에는 비밀 다락으로 이어지는 작은 통로를 함께 계획했다.

각 공간이 연결되는 유기적인 평면 구성
주택의 외부공간은 주차 마당, 본채와 별채 사이로 펼쳐지는 안마당, 거실과 서재 앞에 낮은 담으로 둘러싸인 테라스로 이루어져 있다. 현관과 마주한 쪽에는 창고용으로 작은 별채를 마련했다. 작고 독특한 느낌이 주는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는지, 애초 사용 용도와는 다르게 추후 아들의 창의 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안마당을 바라보며 진입한 현관은 우측의 보조 주방과 중문을 지나 마주하는 주방, 식당, 거실, 서재로 연결되는 시작점이다. 박공지붕으로 개방된 공간감을 가지는 거실은 생활의 중심이자 각 공간을 통합하는 허브 장소다. 특히 중목구조의 요소가 자연스럽게 드러나 있고, 앞마당과 테라스로 연결되며, 2층 가족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적 특징을 가진다. 식당 뒤쪽엔 계단실을 배치했다. 이 계단실은 다용도 다락까지 이어지며, 계단 옆에 마련한 작은 보이드가 자칫 느낄 수 있는 공간적 답답함을 해소한다. 2층은 앞마당이 내려다보이는 가족실을 중심으로 부부 공간과 자녀 공간으로 나뉜다. 자녀 공간은 높은 천장과 비밀 다락을 가진다.
 
이렇게 내외부 공간은 생활 방식에 따라 서로를 다양하게 연결하고 또 분리한다. 마치 일상이 작은 톱니처럼 연결돼 하나로 작동하면서도 공간 특성에 따라서는 독립적인 기능을 가지는 듯하다.

다락방 계단.
또 다른 여가 생활을 이루고 싶다는 엄마의 니즈를 반영한 다락

면적이 아닌 공간감으로 느끼는 실의 규모
이번 집 짓기에 가장 관심이 많았던 첫째 아이는 처음부터 집이 100평이었으면 좋겠다며, 그중 본인에게 20평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실제로 주택의 내부 공간은 첫째 아이가 바란 100평의 절반인 50평 남짓이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 집은 100평보다 훨씬 넓고 풍성하다. 집의 크기는 단순히 면적이나 방 개수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좋은 관계로 각 공간들이 연결되고 밀도 있게 작용하는지, 이를 통해 얼마나 풍성하게 느끼고 존재하는지에 달린 것이다. 첫째 아이가 실면적이 아닌 공간 간의 관계를 통해 100평을 느낄 수 있다면, 이번 주택에 대한 우리의 풀이도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까다로운 지구단위계획 속에서 세밀한 설계와 세심한 시공을 통해 집은 차근차근 단단해졌다. 마당에 깔린 잔디와 작은 돌, 나무들이 집을 푸른 장소로 만들고 있다. 집이 완성될 즈음 가족들은 집 이름을 ‘다람지하우스’라고 지었다. 두 자녀의 이름 한 자씩과 다람쥐 같은 가족들의 성향을 그대로 담은 따뜻하고 귀여운 이름이다. 오순도순 행복한 생활이 가족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늘 동반되면서도 때로는 개인만의 소중한 시간이 쌓여 풍성해지는 그런 ’다람지하우스’이기를 기대한다.

안마당과 테라스 사이에는 거실과 인접한 긴 동선을 계획하고 툇마루를 더해 아늑한 작은 쉼터로 조성했다.
1 별채와 본채 둘 다 박공지붕으로 계획했지만, 다른 방향과 높이에서 오는 형태감이 재미있다.
권현효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대표)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소오건축, 엄이건축에서 실무를 수련한 후 2010년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三間一木)을 설립했다. 집은 건강하고 맑은 삶이 깃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패시브하우스와 한옥 작업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대한민국한옥공모전(2013)에서 올해의 한옥 대상, 경기도건축문화상(2018)에서 입선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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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면적보다 풍성하게 이룬 세종 주택 다람지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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