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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 프라이버시를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건축주의 의견으로 설계자의 독특한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그 결과 두 외부공간이 마련됐고 최종적으로는 주어진 면적에서 더 다채로운 주택 생활을 이루게 됐다.
 
정리 남두진 기자
차현호, 최준석(나우랩건축사사무소 소장)
사진 최진보 작가
자료 나우랩건축사사무소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용인시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241.00㎡(72.90평)
건축면적 118.51㎡(35.85평)
연면적
197.59㎡(59.77평)
1층 88.59㎡(26.80평)
2층 88.77㎡(26.85평)
3층 20.23㎡(6.12평)
건폐율 49.17%
용적률 81.99%
설계기간 2020년 7월 ~ 2021년 4월
시공기간 2021년 7월 ~ 2022년 2월
설계 나우랩건축사사무소 010-8360-8060 www.naau.kr
시공 평안건설 010-3788-9303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징크패널
외벽 - 스타코플렉스, 모노타일
데크 - 합성목재, 고흥석
내부마감
천장 - 수성페인트
내벽 - 수성페인트, 노출콘크리트
바닥 - 원목마루
단열재
지붕 - 압출법보온판 1호 준불연
외벽 - 비드법보온판 2종 3호 준불연
계단실
디딤판 - 오크 집성목
난간 - 환봉 철제난간
창호 알루미늄 삼중창호(아키페이스), 천창(벨룩스)
도어
현관 - 리치도어
내부 - 제작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경동 콘덴싱보일러

비를 피할 수 있는 주차장과 현관 진입부 모습
1층 현관 옆으로 신발장과 물건을 수납하는 창고를 두었다.

건축주는 이번 집 짓기에 장난꾸러기 두 아이를 위한 안전을 일 순위로 꼽으며 이외에는 많은 요구를 하지 않았다. 재택근무로 집 안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방해받지 않는 공간이 필요한 점, 마당은 크지 않아도 되며 혹시 정원을 계획하더라도 가드닝은 버거울 것 같아 식재를 많이 할 것 같지 않다는 점, 작지만 쓸모 있고 명확한 외부공간이 필요한 점 등 미팅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지만 요약하면 요구사항은 대략 이 정도로 조율됐다.

주방을 중심으로 아이들 놀이공간과 계단실을 배치했다.
왼편 거실의 마당과 오른쪽 주방의 마당은 각기 다른 역할을 갖는다.
주방 너머로 테이블 세트가 마련된 작은 마당이 보인다.
T자 평면의 돌출 공간은 현재 아이들 놀이공간으로 사용된다.
주방과 연계된 작은 마당 위로 자동 차양과 철제 프레임이 따뜻한 위요감을 만든다.

여느 주택과 차별된 두 개의 외부공간
택지 개발 지구 단독주택 필지는 대게 비슷한 조건을 가진다. 평평한 레벨인 대지는 1면이 도로에 접하고 나머지 3면이 주변 집들에 둘러싸인다. 법적 제한사항도 비슷한 지구단위계획을 적용받는다. 이런 조건에서 보통 건축주의 첫 번째 요구사항은 외부 시선을 차단한 프라이버시의 확보, 두 번째 요구사항은 채광을 담은 환한 내부다. 이 두 조건을 중심으로 설계는 시작된다. 간혹 건축주가 프라이버시를 크게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좀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적용할 수 있다. 이번 용인 영덕동 주택 ‘예랑헌’이 그랬다.
 
예랑헌의 큰 특징은 1층 마당에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 마당은 가능한 넓게 하나로 계획하지만, 예랑헌은 마당이 있을 위치에 실내 공간이 돌출돼 그 공간을 좌우로 성격이 다른 외부공간 두 개가 생겼다. 두 외부공간 중 주방에 연계된 곳은 탁자와 의자를 둬 모임공간으로 계획했다. 위에는 비나 눈을 피할 수 있는 차양과 다시 그 위에 꺾인 철제 프레임을 설치해 고즈넉하면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로 조성했다. 이때 바닥은 흙이나 잔디가 아닌 하드페이빙으로 마감해 드나들기 편하도록 했다. 거실과 연계된 다른 한 곳은 잔디마당으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모래 놀이터가 있다. 건축주가 시골집에서 직접 가져온 대추나무와 벚나무도 함께 식재해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여름철엔 선선한 그림자를 형성한다.

계단실 상부 천창은 북쪽을 향하고 있어 직사광선 대신 은은한 빛이 떨어진다.
ㅁ자 평면의 2층 복도 끝에는 창문이 있어 복도가 어둡지 않다.
복도. 부모 침실 마스터존에는 윈도우 시트 부모 침실에서 바라본 마스터존의 모습 욕실, 세탁건조실, 화장실, 드레스룸으로 이어진 공간이 좌우로 숨어있다. 실내는 노출콘크리트와 페인트도장 원목마루의 따뜻한 질감이 어우러진다.
안방 진입 전 작은 휴게공간을 마련해 완충 역할을 부여했다.
안방 헤드월은 히노끼 루버로 마감해 단조로운 느낌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안방에서 바라본 마스터존의 모습. 욕실, 세탁건조실, 화장실, 드레스룸으로 이어진 공간이 좌우로 숨어있다.
아이들 방에는 향후 수납장을 짜넣을 상부에 간접조명을 설치해 부드럽게 방을 밝히도록 했다.

요구사항 반영한 다양한 층별 평면
1층은 거실-식당-주방을 일자로 둔 상태에서 식당과 가깝게 알파 공간을 배치해 T자형 구조가 됐다. 이곳은 현재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사용되는데, 집안일을 하는 동안 어른의 시선이 닿아 안전 관리에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훗날 아이들이 2층 각 방으로 옮겨갈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식당이나 거실과 연계된 다실 혹은 아내의 개인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날 좋은 계절에 두 마당을 바라보도록 창을 활짝 열어두면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여유 있는 힐링 공간이 될 것이다.
 
2층은 계단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개별 실들이 포진한 ㅁ자형 구조다. 건축주는 넓은 욕실에서 아이들과 목욕하고 싶은 ‘함께’와 부모 공간과 자녀공간이 명확한 ‘분리’의 개념이 공존하길 바랐는데, 이로 인해 복도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실들을 가장자리에 배치한 덕분에 채광과 환기라는 기능적인 부분을 놓치지는 않았다. 중심에 위치한 계단실 또한 가장 위의 천창을 통해 은은한 채광이 들어와 중심에서 부드럽게 빛이 스미는 효과를 불렀다. 마지막으로 1층이 아내 공간이라면 3층은 재택근무가 잦은 남편 공간이다. 넓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쉴 수 있는 옥상정원을 연계하거나 조망을 가질 수 있는 큰 창을 마련해 일의 효율성도 고려했다.

돌아보면 예랑헌은 ‘쓸모 있는 공간’이 무엇인지를 탐구한 과정이었다. 외부공간을 활용하는 법, 부모와 함께하는 자녀공간의 유의점, 복도 사용에 알맞은 채광의 조율, 재택근무에 효율을 더할 환경 및 분위기 조성 등 여러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이번 설계를 통해 조금은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건축주가 함께 노력한 이곳 ‘예랑헌’에서 돈독한 주택 생활을 이루어가길 바란다.

3층은 천창과 옥상을 계획해 재택근무 공간으로써 업무 효율에 신경 썼다.
나우랩건축사사무소
건축가 차현호(왼쪽), 최준석(오른쪽)2017년 나우랩건축사사무소(NAAULAB ARCHITECTS)을 개소해 단독주택 위주로 다수의 중소규모 건축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축설계는 결국 작은 단서로부터 시작된 실제 아이디어와 기술, 그리고 비용의 절충점을 찾는 작업이다. 그리고 작업의 결과물로써 좋은 디자인을 지닌 쓸모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건축의 본질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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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외부공간이 주는 다채로운 생활 주택 예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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