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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생활 방식에 따라 각 공간이 다양하게 관계 맺고 다시 구체화된다. 자연스럽게 삶이 점점 높은 밀도를 이루며 집은 이용자인 구성원 그 자체가 되어 간다.
 
정리 남두진 기자
권현효(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소장)
사진 김정중 작가
자료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평군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598.00㎡(180.90평)
건축면적 197.49㎡(59.74평)
연면적
140.50㎡(42.50평)
건폐율 33.03%
용적률 23.49%
설계기간 2021년 6월 ~ 2022년 1월
시공기간 2022년 7월 ~ 12월
설계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www.sgim.co.kr
시공
위빌건설 www.we-build.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외벽 - 스타코, 시멘트사이딩
데크 - 석재타일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
내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자작나무합판, 합지벽지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24K
외벽 - 글라스울 24K, 비드법보온판 2종 3호
창호 엔썸케멀링
현관문 커널시스텍
주방기구 주문제작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나비엔)

주거동과 별채동 사이에 계획한 포치는 두 동을 하나로 잇는 지붕을 통해 마치 액자 프레임같이 앞쪽 풍광을 담는다.

여름이 시작된 6월 어느 날, 건축주 부부를 만났다. 부부에 의하면 이곳은 몇 해 전 양평으로 먼저 와 집을 지었던 부모님이 미리 알아봐 준 땅으로 현재 부모님이 지내고 있는 집과도 차로 5분여 남짓 떨어져 있다고 했다. 당시 잡풀이 무성했던 양지바른 대지는 북동측과 북서측에 도로가 위치하고 남측 대지와는 4m 이상의 레벨차를 가진 동서로 긴 형태를 띠고 있었다.

현관에서는 전실과 다용도실로 이어지는 두 동선이 명확하게 나누어진다.
전실 지나 바로 위치한 식당은 테라스와 인접한 곳에 통창을 계획해 확장된 시야감을 유도했다.
주방을 전실과 같은 선상에 배치함으로써 식당은 보다 쾌적하고 효율적인 환경을 가진다.
전실-식당-거실 사이마다 계획된 아치 개구부가 겹쳐 보이며 재미있는 시선을 선사한다.
거실과 테라스 사이에 있는 벽에도 큰 통창을 설치해 풍광을 실내로 끌어왔다.

식당이 중심되는 집
동서로 긴 땅에 ㄱ자 형태의 주거동과 차고로 사용할 별채동을 나란히 놓았다. 그리고 그 사이 북서측에 진입 대문을 두고 주거동과 별채동에도 각각 현관을 계획했다. 둘 사이에는 지붕으로 연결해 포치 공간이 조성되었는데 진입 대문으로 들어서면 마치 액자 프레임처럼 전면 풍광이 한눈에 담긴다. 동시에 마당으로, 차고로, 집으로 들어가기 전 일종의 완충 역할도 겸한다.
 
별채동 남측은 전체를 폴딩도어로 구성해 마당으로 확장된 유연한 생활이 기대되도록 했다. 때로는 파티룸으로, 물놀이 공간으로, 목공 작업실로 이렇게 전원생활의 다양한 기능을 이곳 별채동을 통해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주거동 현관으로 들어서면 팬트리를 통해 주방으로 이어지는 동선과 주방 앞 전실을 통해 식당으로 이어지는 동선으로 크게 나뉜다. 중문을 지나 전실에서는 좌측에 주방창이, 우측에 마당과 마을 풍경을 담는 벽창이, 전면에 몇 개의 아치 공간이 겹쳐 보인다. 각각의 아치를 통과하며 식당, 거실, 서재, 후정 등 새로운 공간들을 마주할 수 있다.
 
가족을 처음 맞이하는 공간이자 집의 중심인 식당은 남쪽 야외테라스에 연계되며 통창을 통해 탁 트인 풍광을 실내로 끌어온다. 천장고가 가장 높은 거실 또한 남쪽 야외테라스와 인접한 곳에 통창을 두어 개방감과 동시에 고유한 공간감을 부여했다. 거실을 지나면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자 또 하나의 쉼터인 평상 가진 아늑한 가족실이 위치하고 그 뒤로는 아이들 방이 연결된다. 거실 기준 가족실 반대쪽으로는 서재, 안방, 후정을 배치했다.

거실과 바로 인접하게 배치한 안방은 부부의 생활 편의를 위해 드레스룸과 화장실을 포함했다.
거실과 아이들 방 사이에는 가족실을 배치하고 툇마루와 같은 평상을 마련해 아늑한 다용도 공간으로 조성했다.
서재는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안방 맞은편에 위치한다.
다른 공간과는 다르게 컬러 벽지를 사용해 생동감 있는 아이들 방.
욕실은 타일과 컬러를 활용해 협소하지만 단조롭지 않게 조성했다.

공간 거쳐 공간이 구체화되는 집
설계 초기 대지 조건을 파악한 후 부부와 이런저런 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도시를 벗어나 앞으로 펼쳐질 어린 두 자녀와 함께하는 공간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특히 부부는 가족이 함께 모여 식당에서 식사하며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주방과 식당을 집의 중심에 두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리고 다용도실이자 차고로 사용할 10평 남짓의 작은 공간, 그 공간이 팬트리와 주방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형성될 수 있기를 원했다. 여기에 규모는 소박한 단층 형태로 그린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주요 공간들은 저마다의 특성에 따라 고유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공간의 전이 역할인 아치는 각 공간을 거치며 새로운 공간이 펼쳐질 기대감을 선사한다. 처음부터 단층 형태로 염두에 둔 덕분에 지붕 형태와 높이를 조절하며 공간의 고유한 형태를 만들 수 있었고 더욱 명료하게 계획할 수 있었다. 이 집은 한마디로 공간과 공간을 거치며 동시에 공간과 공간이 펼쳐지는 구성이 특징이다. 중심 공간, 연결 공간, 보조 공간으로 구성되고 각 공간들이 관계를 맺어 다양한 모습으로 작용하며 이는 곧 생활 배경이 된다. 어떤 생활을 이루며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공간이 관계를 맺는 가짓수는 무궁무진하다. 생활은 구체화되고 삶의 밀도는 더욱 높아진다.
 
집 짓기의 과정은 순조로웠으며 결과물도 꼼꼼하게 잘 완성됐다. 예산 한계로 외장재를 조금 양보해야 했지만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해 열교환환기장치도 선택했다. 열교 없는 디테일을 구현한 시공사의 성실하고 세심한 손길, 그리고 삶을 그리는 부부의 감각이 함께 어우러져 모두가 즐거웠던 집 짓기였다.
 
골조가 완성되었을 즈음 부부는 집의 이름을 지었다며 ‘울이 집’이라고 소개했다. 의미를 물으니 두 아이의 이름과 앞으로의 삶을 향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했다. ‘Soul + Joy’ 집, 이곳 터전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용감하게 선택한 가족들의 삶과 맑은 영혼, 그리고 따뜻한 기쁨이 언제나 가득하길 바란다.

식당과 가족실에 인접하도록 계획한 테라스는 확장된 실내 생활을 도모한다.
건축주는 외장재에 힘을 뺀 대신 쾌적한 실내를 위한 열교환환기장치를 선택했다.
단층매스는 자연 속 소박한 삶의 형태를 대변해 주는 듯하다.
권현효-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대표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소오건축, 엄이건축에서 실무를 수련한 후 2010년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三間一木을 설립했다. 집은 건강하고 맑은 삶이 깃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패시브하우스와 한옥 작업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대한민국한옥공모전(2013)에서 올해의 한옥 대상, 경기도건축문화상(2018)에서 입선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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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관계 맺어 삶의 밀도 높아진 주택 울이(soul+joy)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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