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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옥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 실용 한옥이다. 한옥은 춥고 불편하다는 기존 인식과는 다르게 쾌적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건축주들의 만족도가 높다.
 
글 사진 남두진 기자
자료 ㈜황토와나무소리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화성시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한옥 목구조
대지면적 739㎡(223.55평)
건축면적 142.39㎡(43.07평)
연면적
142.39㎡(43.07평/다락 면적 산정 제외)
건폐율 19.27%
용적률 19.27%
설계기간 2021년 3월 ~ 5월
시공시간 2021년 6월 ~ 2022년 6월
설계
정우건축사사무소㈜
031-221-6491
시공
㈜황토와나무소리
055-748-9581~3
www.황토와나무소리.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한식형 세라믹기와
- 황토미장
데크 - 화강암 자체제작
내부마감
천장 - 한옥 서까래 노출, 편백 루버
- 황토미장 후 한지벽지
바닥 - 한지장판, 강마루
단열재
지붕 - 왕겨숯벽체
외단열 - 왕겨숯벽체
중단열 - 왕겨숯벽체
계단실
디딤판 - 집성목
난간 - 집성목 핸드레일
창호 U-PVC 시스템창호
현관 한식문 자체제작
주방가구 한샘
위생기구 대림통상, 대림요업
난방기구 경동나비엔

매스는 기존 주택보다 레벨을 높여 앉혀 더욱 웅장해 보인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귀촌을 결심한 건축주가 고향에 돌아왔다. 알고 보니 건축주가 매입한 땅은 조상들로부터 전해졌던 곳이었다. 긴 시간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 갔지만 결국 건축주에게 돌아온 것이다. 20년째 방치된 폐허가 있던 이곳에 건축주는 멋스러운 정원과 고즈넉한 한옥을 조화롭게 아울러 새로운 숨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인적 없어 느껴지던 쓸쓸함이 쾌적하고 건강한 자태로 탈바꿈하게 됐다.

현관은 벽 수납장과 바닥 타일을 흰색으로 계획해 목재에 튀지 않도록 했다.
공용공간은 중심 동선을 기준으로 주방과 거실로 나눠 끊김 없는 소통을 이뤘다.
공용공간 반대쪽에 배치된 게스트룸과 구들방.
주방은 흰색 타일과 테이블로 깔끔한 느낌을 부여했다.
1.5층 높이로 개방된 거실은 정원 풍경과 어우러져 쾌적하면서도 편안한 여유가 느껴진다.
‘ㄱ’ 자로 꺾인 곳에 배치된 안방은 욕실과 드레스룸을 포함하고 있어 프라이빗한 동선 효율이 좋다.
경사지붕을 통해 협소한 공간감에서 탈피된 구들방.

자연소재 활용해 더욱 건강한 실용 한옥
전통한옥에 대한 비용 부담은 줄이면서 단조로운 형태와 불편한 평면구성을 보완한 형태가 바로 실용 한옥이다. 현대건축이 가진 효율성과 전통한옥이 주는 전통미가 결합돼 쾌적하면서 고급스러운 모습이 일품이다. 특히 이번 화성 실용 한옥을 시공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친환경 소재가 아닌 순수 자연소재를 사용해 집을 짓는다고 전했다.

“사실 전통한옥은 대나무를 한 방향으로만 엮어 벽체를 구성하기 때문에 단열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는 대나무를 가로세로로 엮은 후 그 사이에 ‘왕겨숯’을 넣음으로써 이를 해결했습니다. 특히 흙벽을 시공할 때 스티로폼 같은 인공 단열재를 사용하면 물성이 맞지 않아 흙벽이 가진 좋은 기능을 살리지 못하는데 왕겨숯은 흙벽이 가진 장점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단열뿐 아니라 거주자의 건강까지 영향을 주고 있죠.”

실제로 도심에서 원인 모를 갖은 질병을 달고 살던 사람이 귀촌 후 한옥에서 지내며 그 증세가 많이 호전됐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다. 물론 다양한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줄어든 이유도 있겠지만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이 주는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장점은 건축주가 건강을 위해 다른 구조가 아닌 한옥으로 짓고자 했던 이유에 부합했다.

“이제 육 십을 넘으니 건강에도 많은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운동과 식습관을 통해서 꾸준하게 관리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러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한옥으로 짓고 싶었어요. 집에서 쉬는 동안에도 저절로 건강해질 것 같더라고요.(웃음) 실제로 입주한지 1년이 조금 넘은 것 같은데 춥지 않고 외부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어요. 가만 보면 외부에서 발생할 스트레스가 적어져 건강에 더 효과 좋은 것도 같네요.”

다락을 활용해 서재, 가족실, 운동실 등 여가공간을 계획했다.
박공지붕 아래 더욱 아늑한 분위기 가진 가족실.
조용한 환경을 위해 다락 양쪽 가장자리에 배치한 서재와 운동실.

합리적 평면 구성 통해 한옥 불편함 탈피
전체적인 배치는 기존에 있던 우물을 미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우물을 기준으로 앞으로는 조경과 정원이 펼쳐지고 뒤에 매스를 놓아 한층 여유 있는 분위기로 조성했다. 대문을 열고 들어와 함께 정원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느긋해지며 어느새 현관에 다다른다. 그런 정원에 건축주는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정원에 있는 큰 돌들 보이시죠? 문경에서부터 가져온 건데 돌에 관심 있는 사람은 보자마자 어디서 가져왔냐고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그냥 보고 있어도 느껴지는 무게감이 매력이기도 하지만 비라도 오는 날엔 젖어서 한층 중후해집니다. 자연스럽게 자라는 이끼는 조경 포인트에 덤이기도 하고요. 이뿐만 아니라 정원을 둘러싼 담에도 많은 신경 썼어요. 결과적으로는 한옥에 제법 어울리도록 디자인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현관으로 진입하면 좌측에 일체화된 거실-식당-주방과 마스터룸, 우측에 침실과 구들방으로 동선이 나뉜다. 좌측 공용부에 계단실을 두고 위에 박공지붕을 살린 다락을 더해 전체적인 평면구성을 완성했다. 이렇게 추가된 다락 덕분에 전통한옥과는 다르게 지붕의 높낮이 차이가 생겼고 그 자체로 입면에 리듬감이 형성되어 캐주얼한 맛도 가미됐다. 한편 공용부에서 실거주생활을 이룬다면 가족실과 서재로 구성된 다락에서는 프라이빗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전통한옥이 가진 평면구조를 그대로 재현하기에는 시대와 맞지 않는 불편함이 생기기 마련이기에 중심에 거실-식당-주방을 두고 그 주위로 침실과 화장실 및 보조실 등을 연계한 현대건축의 평면구조로 계획했다. 불필요한 데드스페이스가 발생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어 합리적이기도 하다.
 
인테리어는 ‘자연소재를 활용한 힐링 주택’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황토와 나무의 멋을 최대한 살려 계획했다. 한지를 사용해 도어를 시공함으로써 전통미를 살리거나 곳곳의 노란 조명, 거실의 목재 테이블, 도자기 소품 등을 활용해 아늑하게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옥에는 아직 ‘춥고 불편해 요즘 시대와는 맞지 않는 구조’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가 이런 한옥이 가진 단점을 극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한옥으로 집 짓기를 계획한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다만 세심한 작업을 요하는 구조이기에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용 한옥은 충분한 정보 전달과 상의가 동반되는 긴 여행과도 같다고 업체 관계자는 덧붙인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발생했던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질문을 받았는데 딱히 이렇다 할 에피소드가 없었더라고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에피소드가 없던 과정일수록 가장 건강하고 탈 없던 것이 아닌가 하고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됐습니다.(웃음) 다만 한옥으로 집 짓기를 계획하고 계시는 건축주분들에게는 눈여겨보고 있는 업체의 시공사례나 상담을 통해 더욱 꼼꼼하게 살펴본 후 진행하시라고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우물 앞으로 펼쳐진 정원과 한쪽에 정리해 둔 장작 등이 고즈넉한 매력을 선사한다.
작은 물레방아가 기와와 하늘에 어우러져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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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효율성·전통미 둘 다 살린 실용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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