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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목동의 45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시더 베벨사이딩에 아스팔트 슁글을 인 이 집의 외벽은 2′×6′, 내벽은 2′×4′ 그리고 장선은 2′×12′ 구조재를 사용했다. 여러 개의 모임지붕과 꺾임 면만으로도 시공 과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망을 위해 전망창을 진입로를 피해 시야가 탁 트인 동쪽에 냈으며, 사생활 보호를 위해 남쪽의 입면을 낮추고 산 쪽을 2층으로 높였다. 이 집은 공용공간과 작업공간은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독립공간은 중후함이 느껴지도록 꾸몄다. 또한 각기 다른 천장고를 활용해 일체감과 개방감 그리고 안정감을 추구한 게 특징이다.


전원주택의 좌향(坐向)을 결정짓는 요소로 하루종일 햇살 가득한 ‘남향’과 시원스럽게 펼쳐진 자연을 만끽하는 ‘조망’을 꼽는다. 남향과 조망,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좌향을 정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자투리땅조차 구하기 힘든 이즈음이고 보면 모두를 충족시켜 주는 땅은 흔치 않다.


분당 신도시와 산 하나를 사이에 둔 경기도 광주시 목동의 전원주택. 언뜻 보아도 동쪽으로 터진 데에다 양옆이며 뒤가 야산으로 가로막인 터라 남향과 조망 가운데 하나를 포기했을 법하다. 땅이란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진가를 발휘한다고 했던가. 김병국(67세)·곽영자(60세) 부부의 45평 경량목조주택이 앉혀진 이 땅이 그러하다. 동쪽으로 치솟은 산세를 굽어보는 전망을 끌어안았으면서도 동틀 녘뿐만 아니라 뒷산에 뉘엿뉘엿 땅거미가 깔릴 때까지 집안 가득 햇살이 넘실거린다.


김병국 씨는 천직(天職)이라 여기고 생을 불태웠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서, 오래 전에 사두었던 이 땅 3000평 가운데 1500평을 2년 넘게 다듬어 시쳇말로 ‘금싸라기 땅’으로 만들었다. 조망권은 물론이고, 각 필지별로 높이 차를 둠으로써 프라이버시까지 확보했다. 볼품 없는 야산이 쓸모 있는 땅으로 거듭나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진입로가 길어 토지 소유자들에게서 일일이 ‘토지사용승낙서’를 받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심지어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하기까지 했으니까요. 비좁은 길을 넓히고 포장을 하면 그 주변 땅까지도 혜택을 받는데도 말입니다. 면식(面識)을 익힌 지금에야 이웃사촌하며 지내는 사이지만 말입니다. 진작에 먼저 수인사를 나눴으면 그런 일도 없었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게 해서 1차로 1500평을 200∼250평씩 6필지로 분할을 했다. 현재 단지 이름은 정하지 않은 상태이고, 평당 분양가 역시 실제로 거래를 해봐야 알겠다고 한다. 김병규 씨는 “단지 우측은 종중(宗中) 소유의 선산이고, 좌측은 통일교 소유라 개발 가능성이 없기에 세월이 흘러도 주변 경관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귀띔한다.


조망 확보와 사생활 보호를 동시에


설계와 건축 관리(C.M : Construction Management)를 담당한 (주)풍산우드홈에서는  땅이 지닌 넉넉한 기운과 하늘에서 내리쬐는 풍부한 기운을 집 안팎으로 한껏 담아냈다. 250평 부지를 정화조시설과 텃밭, 집터 이렇게 3단으로 나눔을 했다.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시더 베벨사이딩에 아스팔트 슁글을 인 이 집은 45평(1층 31평, 2층 14평) 목조주택이다. 외벽은 2′×6′, 내벽은 2′×4′ 그리고 장선은 2′×12′ 구조재를 사용했다.


좌측에서 계곡이 흐르는 우측으로 경사를 이루며 오르다가 한곳에서 만나는 여러 개의 모임지붕과 꺾임 면으로 인해 입면이 리드미컬하다. 폭 6미터의 진입로에서 바라보면 밤나무 무성한 우측 산자락을 향해 한쪽 날개를 쳐든 형상이다. 시공 관리뿐만 아니라 설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주)풍산우드홈의 김창근 대표.


“전원주택은 조망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주 전망창을 진입로 변인 남쪽이 아닌 시야가 탁 트인 동쪽에 냈습니다. 또한 조망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남쪽의 입면을 낮추고 산 쪽을 2층으로 높였습니다.”


이 집은 워낙 오밀조밀해 시공비는 차치하고라도, 공정(工程)이 만만치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개방감을 살린 효율적인 공간 배치


이 집 내부에는 중복도형으로 대리석이 깔린 현관을 기준으로 좌측 전면에는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이용하는 거실이, 후면에는 식당과 주방,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전면으로 튀어나온 거실은 보이드(Void)로 처리하여 개방감을 살렸으며, 전면창과 그 위의 하프 라운드 창 그리고 남쪽 창으로는 풍부한 햇살이 들이친다. 벽면과 천장은 체크무늬 벽지와 루바로 마감을 하고, 바닥에는 원목마루를 깔았다. 식당은 다각형으로, ‘ㄷ’자로 싱크대를 배치한 주방은 반자로 천장의 형태를 달리해 구분했다. 식탁에 앉은 눈높이에서 삼면의 경치를 조망 가능한 식당에서는 주방과 다용도실을 통해 뒷문으로, 또 전면의 넓게 펼쳐진 덱으로 나가도록 한 것으로 보아 주부의 동선을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한편 거실과 식당 앞을 두른 덱은 13평이지만 밖으로 15도 정도 기울여 한결 넓어 보이는 데다가 의자까지 설치해 눈길을 끈다.


그리고 현관 우측 전면에는 파우더-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을, 후면에는 공용 욕실과 보일러실을 배치했다. 특히 욕실이 눈길을 끄는데 공용 욕실은 샤워부스의 바닥을 낮춰 물이 튀지 않게 했으며, 목재 블라인드를 설치한 안방 욕실은 욕조에 누워 삼면의 경치를 조망하도록 했다. 한편 계단실을 활용한 수납공간이 돋보이는데 다용도실 쪽에는 드럼세탁기 자리를, 욕실 옆에는 옷방을 마련했다.


2층으로 오르면 차(茶)를 좋아하는 건축주를 위한 다실(茶室)이 자리한다. 이곳 난간 너머로 1층 거실이 한눈에 바라보이며, 그 위로 하프 라운드 고측창을 내 풍부한 햇살을 끌어들였다. 욕실을 사이에 두고 자리하는 두 개의 방은 독립 세대가 살기에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전면 나무방은 루바로 벽체와 천장을 마감해 은은한 목향(木香)이 감돈다. 발코니에 놓인 티-테이블에서는 전원의 운치를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인 곽영자 씨는 전망도 빼어나 이 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으로 꼽는다.


이 집은 공간별로 마감재를 달리해 공용공간 및 작업공간은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독립공간은 중후함이 느껴지도록 꾸몄다. 한편 트인 부분이나 막힌 부분의 천장 높이를 달리하면서도 동일한 마감재를 사용함으로써 일체감과 개방감 그리고 안정감을 추구했다.


자연과 집이 지닌 마력


곽영자 씨는 분당 아파트에서 살다가 이 집으로 이주한 후부터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손님을 맞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이 집에 온 사람들은 공기 좋고 물 맑고… 마치 강원도 산속 같다며 굳이 돈을 들여 강원도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좋아합니다. 분당에 사는 큰아들은 여기 물이 약수보다 좋다며 매일 같이 운동 삼아 들를 정도니까요. 무엇보다 단열성이 맘에 드는데, 아파트보다 따뜻하게 지내면서도 지난 20일치 심야전기보일러 비용이 8만 원 밖에 안 나왔습니다. 거기다가 창까지 많이 내 한겨울에도 목덜미가 따뜻할 정돕니다.”


곽영자 씨는 이곳으로 이주한 처음에는 벽만 바라보고 사는 줄 알았단다. 그러나 하루하루 지내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사람을 낙천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분당 아파트에서 살 때보다 자식과 친구들의 방문이 부쩍 잦아졌다고 한다.


전원으로 이주 후,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건축주 부부를 통해 자연과 그에 어울리는 집이 지닌 묘한 마력을 생각해 본다.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도시생활에서 잃어 가던 본연지성도 자연의 품안에서는 되살아나는가 보다. 하물며 자연 속에 자리한 전원주택에서 약간의 노동과 여유를 곁들인 삶이고 보면, 그것이 순백의 색으로 성큼 다가오는 게 아닐까?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광주시 목동
·건축형태 : 경량 목조주택(2″×6″, 2″×4″)
·부지면적 : 250평
·연 면 적 : 45평(1층 31평, 2층 14평)
·지붕모양 : 모임지붕
·지붕마감재 : 아스팔트 슁글
·외벽마감재 : 시더 베벨사이딩
·내벽마감재 : 원목 루바 및 실크벽지
·천장마감재 : 원목 루바 및 실크벽지
·바닥마감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식수공급 : 지하수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CM : (주)풍산우드홈(02-2149-8116)
www.woodho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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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평수보다 한층 넓어 보이는 광주 45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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