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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심을 떠나 호젓한 전원 속 풍경에 살고 싶어하는 마음은 도시인이라면 대부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정만큼은 쉽게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근영 씨는 우연한 기회에 전원으로 이주를 결심하고, 직접 집 짓는 시공 과정 교육을 받는 등 적극적인 준비를 한 경우다.


2년 전, 서울로 출퇴근이 용이한 지역에 부지를 구입하고, 4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전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건축주 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보았다. 


박근영 씨의 전원생활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시작됐다. 부부가 함께 춘천을 지나던 길에 스치듯이 서종면에 위치한 전원주택을 보았고, 우리도 저런 집에서 한번 살아봤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하게 된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이들 부부는 그저 막연히 전원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부지를 알아봤지만, 공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철저한 준비를 했다. 건축주가 직접 스틸하우스의 시공 교육을 받고, 내부 인테리어도 대부분 직접 진행했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2003년 3월부터 2주간 스틸하우스 시공 교육 34기 대표를 맡았고, (주)경기스틸의 조준우 실장을 만나 시공사를 선택하는 인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자신이 살 집을 알아보고, 짓는 과정을 다 볼 수 있다면, 집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건축주의 말이다. 건축주 부부는 각각 서울의 강남 지역과 인덕원 부근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따라서 부지를 선택하는 데 있어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가 첫 번째 기준이 됐다. 박근영 씨는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일대를 비롯해 화성 등지를 둘러보는 데 7개월 가까운 시간을 들였고, 지금의 용인시 원삼면에 있는 ‘미다스 전원마을’을 알게 됐다. 월요일이면 조금 정체되는 걸 빼고는 출근 시간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공간별 특징을 살린 인테리어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 건축주는 실내 마감을 비롯해 전체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직접 진행했다. 거실에는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영화감상을 겸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서재는 부부가 나란히 앉아 사용하도록 책상을 배치하고, 2층의 휴식공간은 높은 천장의 특성을 살려 천창을 설치하는 등 공간별로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이다.


거실의 경우 빔-프로젝터의 설치를 염두에 두고 구조공사를 진행했다. 영화 및 음악감상에 조예가 깊은 건축주는 방음 효과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었다. 음의 일부는 남게 하고, 일부는 반사시켜야 하는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천장은 우물천장으로 홈을 만들고, 앞 벽면에는 어쿠스틱 보드라는 흡음제를 설치했다.


부부가 사용하는 안방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을 배치해 이동을 최소화 하는데 편리함을 주었으며, 욕실에는 매립형 욕조를 설치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부에는 그림과 화분, 부분조명 등을 설치해 전시장의 한 부분을 연상케 한다.


 빔-프로젝터를 설치한 거실은 음의 일부는 남게 하고, 일부는 반사시켜야 하는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천장은 우물천장으로 홈을 만들고, 앞 벽면에는 어쿠스틱 보드라는 흡음제를 설치했다.


자연과 이웃에서 얻는 ‘덤’이 두 배


전원에서 사는 것은 처음이라는 건축주는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다. ‘전원으로 이주한 후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여러 행동에 따르던 제약이 없어진 것과 아름다운 주변 풍경을 꼽았다.


“아파트에서 살 때는 아이들이 뛰기라도 하면, 아래층 사람이 신경 쓰여 ‘뛰지 마라’, ‘뭐 하지 마라’라는 말을 자주 했어요. 이곳에서는 그러한 제약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집에 놀러온 아이들이 맘껏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건강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아침이면 용담저수지의 물안개가 마을 안까지 흘러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풍경도 전원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고요.”


단지 내에 위치한 집이라, 원주민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는 드물지만 옆집, 아랫집, 윗집 간의 교류는 활발한 편이다. 마을 내에서 매달 한 번씩 반상회를 진행하는데 직접 참여를 하고 있어 각 집의 상황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건축주는 바로 앞집의 노부부에게서 텃밭 가꾸는 방법을 톡톡히 배우게 된 것이 전원생활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한다. 앞집의 노부부는 근처에 있는 용인장이나 백암장에 갈 때면 씨앗이나 약품 등을 하나 둘 더 사다주었고, 건축주도 열심히 부부를 따라 약을 치고, 잡초를 뽑다 보니 풍성한 수확물을 안게 됐다. 지난해에는 60포기 정도의 배추를 심고 가꿔 직접 김장까지 하고, 2평 남짓한 공간에 뿌린 상추는 건축주 부부가 먹고도 너무 많은 양이 남아 집을 찾은 손님들에게 정성껏 건네기도 했다.


텃밭 가꾸는 재미에 빠져 주말을 이용해 한꺼번에 장을 보는 것 정도는 불편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단다. 간혹 전원으로 이주를 한 후다시 도시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가족간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탓도 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그러한 마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나가 돼 전원생활의 여유를 맘껏 누리고 있다. 田


 ■설계·시공사 인터뷰 


자재 리사이클링이 높은 편


조인환<(주)경기스틸 기술이사> 


집을 짓다보면,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폐건축물을 처리하는 것도 큰 문젯꺼리다. 하지만 스틸하우스는 기본 골조를 100퍼센트 재사용할 수 있기에(자재 리사이클링) 친환경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채의 집을 짓는 데에 사용되는 철의 무게는 적게는 7∼8톤에서 20톤까지 들어가지만, 이러한 골조를 다음 세대에서 그대로 재사용할 수 있다. 100년을 내다보고, 미래의 후손들에게 미리 집터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틸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공법 자체가 오픈돼 있다는 것이다. 골조 도면만으로 감리가 가능할 만큼 자세한 정보가 기재돼 있으므로, 건축주는 시공사에게 그러한 도면을 요구하고, 충분한 확인작업을 거쳐야 한다. 구조 검토가 확인된 골조 도면을 제시할 수 있는 시공사라면 공사를 맡겨도 되는 기준이 된다고 본다.


글·사진 조영옥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좌항리
·대지면적 : 168평
·연 면 적 : 54평 (1층 36평, 2층 18평)
·건축형태 : 스틸하우스
·지붕마감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인조석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연페인트
·천장마감제 : 천연페인트
·바닥마감재 : 온돌마루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급    수 : 지하수 


■시   공 : (주)경기스틸
(031-294-4704, www.steelhous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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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피어나는 용인 미다스 전원마을 內 54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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