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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황오동에 위치한 스테이 소여정은 경주의 대표적인 유적지들과 상권이 가장 발달한 황리단길 사이에 위치해있다. 전통한옥과 달리 일반 대중의 삶의 환경이었던 오래된 개량한옥은 지붕 기와를 제외하고는 전통적인 한옥의 특성과 거리가 멀었고, 1970년대의 타일 양식과 혼합된 패턴의 문살 등 다양한 시대와 국가적 양식이 뒤섞여 있었다. 이러한 점에 주목해 ‘개량한옥’이라고 불리지만 여러 양식과 시공법이 혼합된 다른 장소를 만들고자 했다.
 
진행 노철중 기자
홍정희·고정석(스테이 아키텍츠 공동대표)
사진 홍기웅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북 경주시 황오동
용도 스테이(농어촌 민박)
건축구조 중목구조
대지면적 142㎡(42.96평)
건축면적 45.54㎡(13.77평)
연면적
45.54㎡(13.77평)
건폐율 35%
용적률 35%
설계기간 2021년 6월 ~ 2022년 10월
시공기간 2022년 11월 ~ 2023년 4월
설계
스테이 아키텍츠
02-400-1038 www.stayarchitects.com
시공
㈜미도월페이스 031-243-7893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전통기와
외벽 - 기존 외벽 위 단열재 위 테라코 뿜칠마감, 종석미장
내부마감
천장 - 원목마감
내벽 - 테라코 뿜칠마감 / 원목마감
바닥 - 원목마루 / 마천석 30T / 현무암 자연석
계단실
디딤판 - 마천석
창호 자체제작
현관문 원목제작
조명 ASTRO 매입등 / MENU 플로어램프
주방기구 자체제작 (합판 위 착색마감)
위생기구 천연석가공(세면기) Mina(수전)
난방기구 도시가스 보일러, 컨트롤러는 구글 네스트 사용

정원에서 바라본 대문은 전통적인 한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정원에서 바라본 주방·식당과 방(침실)의 모습이다.

아주 좁은 길을 통해 이어지는 ‘소여정’은 1950년대 지어진 주택들이 그러하듯 적절한 건축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분이 있었기에 본격적인 시공 전, 시오수관로 인입과 증축 신고 절차를 밟아 양성화 작업을 진행했다.

거실과 욕조를 한 공간에 배치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욕실과 거실은 트여있는 구조지만 바닥 단차를 달리해 공간을 구분했다.
욕실에서 나와 왼쪽으로 돌아서면 ‘주방-침실’의 공간 배치를 만날 수 있다.
주방 옆 벽면에 가로로 긴 빌트인 선반을 설치해 포인트를 줬고, 바로 아래에 역시 가로로 긴 탁자를 둬 드립커피 도구들을 배치했다.
욕조 벽면에 난 창 쪽에는 툇마루는 목욕을 마치고 나와 바로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욕조와 통창 사이에 석재와 자갈로 길을 만들어 마치 내부에 외부를 끌어들인 듯한 인상을 부여했다.

전통보다는 변화에 초점 맞춘 리모델링
목구조 기단부의 부식과 부재의 처짐을 해결하기 위해 신축에 가까운 부재의 교체가 이루어졌다. 서까래와 그 상단의 흙, 기와는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했고 들보와 기둥, 인방 일부를 교체했다. 한옥보다 일반 목조건축에 가까운 투박한 지붕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지붕 내부 구조는 각재 서까래와 루버덮개로 마감했다.
 
그 시대의 삶에 맞게 적응한 개량한옥이기에 전통보다는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시대성을 드러내는 담장과 대문의 형상은 유지한 채 마감재를 교체했고 본채의 외벽은 기능성과 사용성을 고려해 과감하게 구조재를 가리고 현대식으로 마감했다.

침실과 식탁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넓은 침대와 석재로 만든 탁자는 이질적이면서 묘하게 닮은 듯한 인상을 자아낸다.

칸마다 가지는 미니 정원
내부 공간은 칸으로 구획된 기존 평면을 고려해 계획했다. 대청을 중심으로 칸마다 나누어진 방으로 구획되어 있던 비내력벽을 모두 철거해 개방된 구조로 전체 공간을 구성했으며 칸을 나누는 구조부재를 기준으로 거실, 욕실, 식당 그리고 침실을 각각의 미니 정원과 함께 배치했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거실 칸은 바닥 단을 낮추어 외부와 레벨을 동일하게 형성했다. 중정에서부터 연장되는 거실은 외부와 내부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공간으로 알코올 스토브와 프로젝터가 있고 언제든지 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석재 욕조는 거실과 연결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 되며, 언제나 중정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욕조 전면에는 출입구에서 이어지는 복도를 형성해 입구성을 부여했고 소여정에서의 여정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소여정은 인구밀도가 높은 경주의 주요 관광지와 근접해 있지만 숨어있는 듯한 오래된 공간이다. 복고적인 모습이 녹아 있는 전형적인 개량한옥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한옥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전통건축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칸칸마다 설치한 미니 정원 모습
정원 가운데 식재한 나무와 분위기를 만드는 정원등
거실 통창을 열면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사라지는데 이는 거실 바닥을 석재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홍정희·고정석_스테이 아키텍츠 공동대표
홍정희는 스테이 아키텍츠 대표이자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건축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창조건축사사무소에서 다년간의 실무 경력을 쌓은 후 2018년에 스테이 아키텍츠를 설립했다. 고정석은 Harrington College of Design, Chicago에서 Bachelor of Fine Arts in Interior Design을 전공했으며 John Kelly Architects, VOA associates 그리고 창조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경력을 쌓은 후 홍정희 소장과 함께 스테이 아키텍츠를 운영하고 있다. 공간의 본질적 가치와 변화하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며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사람의 두발은 여전히 땅에 닿아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개인의 경험과 장소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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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우수상) 개량한옥의 새로운 모습 제안한 ‘소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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