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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있는 집짓기

걸리버 여행기에서 만나는 또다른 과거, 골동품으로 지은 집

15년간 수집한 외국의 희귀한 골동품으로 집을 지었다. 이 집을 들어서는 순간 아주 먼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서울서 살다 올 2월 광주 오포면 신현리에 1층은 박물관겸 레스토랑 그리고 2층은 주택인 2층집을 지어 이사한 최창완씨 가족을 만났다.

최창완 씨네 가족들은 지난 2월 광주 신현리의 새 집으로 이사를 왔다. 작년 5월부터 집짓기 공사를 시작해 무려 10개월간의 긴 여정에 막을 내린 것이다.

뒤돌아 보면 아찔한 현기증이 일 정도로 많은 일을 했지만 집을 한 채 지었다는 것에, 이렇듯 큰 일을 손수 치뤄냈다는 것에 마음만은 뿌듯하다.

분당의 아파트 숲을 내려다 보며 태재고개를 넘으면 분당의 잘 정돈된 모습과는 상반되는 불규칙함이 펼쳐진다. 꼬불꼬불한 길가로 높낮이가 다른 집들이 늘어서 있고 그들의 이마에는 하나같이 원색의 현란한 간판들이 달려있다.

이 길의 좌측편이 신현리인데 도로가에서는 그 안쪽 마을의 모습을 전혀 상상할 수 없다. 왜냐하면 도로를 벗어나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또다른 모습의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도로변의 번잡함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아늑한 전원풍경이 그곳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여느 시골풍경이 그렇듯 산자락을 뒤로한 양지쪽에 집들이 볕을 쬐고 있고 응달 텃밭에는 언제 내렸던 눈인지 밭이랑을 따라 수북히 쌓여 있다. 신현리 계곡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산밑으로 채 눈이 녹지 않은 마당의 집이 하나있다.

걸리버여행기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이 집은 박물관 겸 카페 그리고 주택이다. 이 집의 내부는 걸리버여행기란 이름에 걸맞는 동화속의 모습을 하고 있다. 보기 드문 희귀한 물건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집주인 최창완씨는 15년동안 엔틱사업을 해온 사람이다. 엔틱사업이란 한마디로 골동품들을 모아 그것을 매매하거나 임대를 하는 사업이다. 최씨는 골동품에 대해 할 말이 많고 이것을 이야기 할 때는 신이 난다. 국내 것보다 주로 외국의 오래된 물건들을 수집하는데 보유하고 있는 것이 몇 종류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레코드판만 2만여종이고 축음기만 1백여대다. 이렇게 헤아리면 그 갯수가 엄청나다.

서울에 살 때는 이들 물건을 보관하는 것도 골치거리였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이곳 신현리 계곡이었다. 이곳에 애초에는 박물관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수익은 좀 있어야 할 것같아 박물관겸 레스토랑을 지었다. 작년 이곳의 준농림지 3백3평을 구입해 전용후 1층 90평 2층 46평 등 총 1백36평의 2층 집을 지었는데 1층은 박물관겸 레스토랑, 2층과 다락은 주택으로 쓰이고 있다.

이 집의 벽체는 시스모 빌딩 시스템(콘크리트 벽식구조)으로 했고 지붕은 박공지붕에 인조 슬레이트로 마감했다. 골조는 (주)철건에서 시공했고 마감과 인테리어는 건축주가 직접했다. 이 집의 내부는 온통 골동품으로 채워져 있다. 그것들을 모두 구경하는데만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 하나하나마다 사연을 갖고 있다. 세계 각국의 역사가 깃든 물건들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창완씨가 들인 공은 대단하다. 몇년을 쫓아다녀 손에 넣은 물건들도 많다.

“골동품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희귀하고 고가인 것을 골동품이라 하여 수집을 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골동품은 투기의 수단이 아닌 물건을 아끼고 옛 것을 소중히 여길줄 아는 마음을 갖는 교육의 수단입니다.”

최창완씨는 이렇게 골동품과 관련해 할 얘기가 많다. 요즘 아이들은 새로 신을 사거나 옷을 사면 그 자리에서 헌 것은 버리는 것이 예사고 명동의 신발가게와 옷가게는 이렇게 버리고 간 멀쩡한 물건들이 산더미같이 쌓인다는데 이것은 자신의 물건에 대해 애착이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들 녀석의 호주머니를 뒤져보면 못과 같은 쇠붙이들이 나옵니다. 길을 다니다 제딴엔 좀 오래된 휘귀한 물건이다 싶으면 무조건 주워 오는 버릇이 생겼거든요.” 이런 아들은 너무 낡아 부모가 내다버린 운동화도 다시 주워와 챙겨놓을 정도로 자신의 물건들을 아낀다.

이것이 바로 골동품에 대한 올바른 시각이라고 최창완씨는 말한다. 광주 신현리에 있는 박물관겸 레스토랑 그리고 주택인 걸리버여행기 는 단순한 집이 아닌 이런 정신, 물건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는 교육장이기도 하다.

글·사진 김경래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광주군 오포면 신현리
부지면적 : 3백3.4평
건축면적 : 1백3.86평
연면적 : 1백36.38평(1층 90.7평, 2층 45.68평)
실내구조 : 1층(박물관, 레스토랑, 주방, 화장실), 2층(안방, 거실, 주방 및 식당, 방3, 화장실2, 다용도실), 다락방(방2, 가족실, 화장실)
건물형태 : 2층 시스모 빌딩 시스템(콘크리트 벽식구조), 박공지붕
외벽마감 : 몰탈 스프레이 위 외부용 수성페인트
내벽마감 : 1층 백시멘트 몰탈 흙손 마감, 2층 바탕 목재틀 위 9㎜ 석고보드 2겹위 도배지, 다락 단열재위 무늬목합판(12㎜)위 투명락카
지붕마감 : 인조 슬레이트 지붕재(내쇼날 제품)
단열재 : 시스모 공법(36㎜ 양단열)
창호 : 하이샤쉬 2중창
바닥재 : 1층 타일(스페인산), 2층 오크 온돌마루판
타일 및 도기류 : 계림도기 및 국내산 타일류
난방형태 : 강남 심야전력 스테인레스보일러 2천7백ℓ, 귀뚜라미 보일러 RGB 2천b, 벽난로 설치
식수 : 지하 1백2m 암반수
건축기간 : 1999년 5월 ~ 2000년 2월
설계 : 맥가건축사사무소(02-540-1693)
골조시공 : (주)철건
마감 및 인테리어 : 건축주 직영
(걸리버여행기 0342-718-6189)

시스모공법에 대하여…

시스모(SISMO)는 ‘SYSTEM MODULE’의 약어로 건축물의 모듈화를 통해 건축공법의 개혁을 추구하기 위해 개발된 공법이다. (주)철건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이 공법은 합판과 각목으로 구성된 목재 거푸집 대신 스티로폼과 철선으로 제작된 시스모 패널을 사용한다. 공장에서 직접 제작한 시스모 패널로 구조물을 지은 뒤 콘크리트 타설을 함으로써 시공현장에서의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였다.

(주)철건의 박연수 전무는 “이 공법을 이용하면 생산성 향상은 물론 공사원가 절감, 해체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자재의 유동성과 편리함으로 건축디자인을 다양하게 할 수 있으며 건축후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스모 공법의 건축비는 단열을 끝낸 골조공사까지 평당 60만~80만원 선이고 마감까지 하였을 경우 2백50만~2백80만원정도 예상하면 된다.

(주)철건 032-815-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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