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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은 우리집

전통한옥 형태로 지은 2×6 목조주택


이천시 마장면 오천리의 얼음박골은 지명이 말해주듯 추운 지역 이다. 이곳은 얼음박 약수로 유명한데 이천지역 수자원의 원류쯤 되는 물이다. 이곳에 있는 서명림씨 댁은 목조주택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허문 특색있는 모양과 구조를 하고 있다. 집주인이 직접 가족들이 살 집을 설계하고 시공하였는데 한국적인 문화와 기후를 고려하여 가족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한 섬세한 배려가 눈에 띤다. 서명림씨 가족은 작년 9월 이 집을 짓고 이사를 왔다. 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아들 둘 등 3대 여섯식구가 함께 살고 있다. 남편 최유조씨는 이곳서 서울로 매일 출퇴근을 한다. 이 집의 설계 및 시공의 특징에 대해 손수 작업한 서명림씨로부터 들어보았다.


외국영화에나 나올 법한 그림같은 고급 목조주택의 디자인은 보는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러나 그런 집은 한국사람이 그 집에서 살아야 하는데 있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감수해야 할 때가 많다. 그 이유는 그림같은 집이 불행히도 서양의 문화와 풍토에 적합하도록 디자인되고 검증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이 집을 지을 때 구조적인 안정성, 환경 친화적인 재료의 사용, 시공상의 편리함 등 미국식 목조주택의 많은 장점들은 유지하면서 한국의 풍토와 문화에 적합한 디자인을 접목해 시각적인 만족과 더불어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만족을 함께 추구하고자 했다.

건물의 배치 및 평면계획

우리나라 기후는 사계절이 뚜렷하게 구별되는 온대성 기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겨울에는 한냉 건조한 기후가 나타나고 여름에는 고온 다습한 기후가 나타난다. 또 겨울과 여름의 한서차이도 심하다. 따라서 겨울에는 온돌구조가 여름에는 마루구조가 적당해 이 집에서는 이들 구조의 유동적인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리고 자연에너지를 적절히 사용하기 위해 건물을 남향으로 배치 했고 특히 이 주택이 위치한 얼음박골은 연중 평균기온이 3도정도 낮은 지역이므로 지역 특성상 우리나라 전통가옥 중에서 함경도 지방의 평면구조인 전(田)자형 주택 즉 방이 2중으로 되어 있는 복식구조를 응용해 건물의 연손실을 최소화 했다.

주택을 하나의 생태학적 시스템으로 보아 시스템 내부의 유기적 결합은 물론 외부환경과의 개방적 에너지 교환이 필요하다. 서양 건축이 건물을 고정된 작품 또는 시각적 형태로 보는데 반해 한 국의 건축사상은 건축을 인간과 환경의 매개물로서 외부의 변화에 적응해 변화하는 것으로 본다. 본래 무기물로 이루어진 폐쇄시스 템인 건축이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성을 통해 개방시스템이 되는 것 이다.

이와같은 사상을 평면계획에 적용하고자 전통가옥의 툇마루를 서양식 데크에 응용해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자연스레 연결되는 유기적 흐름을 강조했다.

그리고 건축물에 유입되는 인적 물적 자원의 원할한 배출과 의식주생활의 문화적 특성 때문에 주택의 뒷공간(다용도실, 세탁· 건조실, 장독대, 창고)의 비중을 높였다.

건물의 내부공간들 사이에도 성격이 다른 두 공간 즉 주로 낮 생활이 이루어지는 활동적이고 공적인 양(陽)의 공간(거실, 식당)과 주로 밤의 생활이 이루어지는 음(陰)의 공간(침실)이 현관과 진입 공간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분리돼 침투되게 했다. 그리고 이 두 공간은 입면계획에서도 천정의 높이와 모양을 차별화해 그 공간내에서 심리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입면계획

한국의 전통주거는 일조 및 일사를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는 배치 및 평면구성으로 발달해 왔다. 계절에 따른 실내의 환경변화를 막기 위한 조절장치로 지붕과 차양을 사용했다.

지붕에 의해 생기는 처마는 외벽과 창호가 침수되는 것을 막아 주며 태양고도가 높은 여름에는 일사의 유입을 차단하고 태양고도가 낮은 겨울에는 일사를 실내 깊은 곳까지 유도해 쾌적한 일조환경을 조성한다.

온돌방식을 채택할 경우 건축면적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노인과 아이들이 함께 하는 주택에 있어 단층집이 한국문화에 적합하다고 보고 지붕의 구배도 필요이상으로 높게 잡아 처마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태양고도가 서양과 다른 우리나라는 2층집으로 설계할 경우 지붕의 본래 기능인 낙수처리와 일사조절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달개와 차양을 설치해야 한다.

개구부의 디자인은 단열, 일조, 통풍, 전망 등 복잡한 디자인 요소를 충족하면서 아름다워야 한다. 먼저 단열을 위해 샤시창과 목창으로 이중창문을 선택했다. 목창은 창호지를 바른 격자형 살창으로 선스크린 역할을 하게 했다. 여름에는 창살에 의해 그늘을 제공할 뿐 아니라 겨울에는 창문 바깥쪽에 공기막을 형성해 열손실을 적게 했다.

창호지는 투명성, 통기성 및 열적 성능이 좋아 자외선 투과율이 좋고 직사광선의 반 정도만을 투과함으로써 부드러운 확산자연광을 실내에 이용해 실내 빛환경을 쾌적하게 해준다.

또 창호지로 마감된 실내는 실내발생음을 흡수해 울림현상을 줄이므로 아늑한 실내환경을 만들어 준다. 쾌적한 실내기류를 일으키기 위해 상하 긴창(1200×1800)들을 바닥면에서 3백㎜ 높이에 설치해 효과적인 통풍이 가능하고 내외공간의 심리적인 차단을 적게 하고자 했다.

마감계획

전통한옥의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전체적인 주택의 이미지를 끌고 갔다. 지붕의 마감재인 아스팔트싱글은 검정기와와 유사한 색깔과 패턴을 선택했고 백색 스타코마감 위에 띠방을 돌리고 대들보기둥을 장식적 요소로 이용했다. 그리고 한옥의 널문도 장식적인 의미에서 부착해 한국전통건축사상을 색과 모양으로 표현해보고자 했다.

글 서명림 사진 김경래

글쓴이 서명림씨는 이화여대와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어름박골주택을 직접 설계 시공했다.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오천리(일명 얼음박골)
대지면적 : 464㎡ (141평)
건축면적 : 144㎡ (44평)
구조 : 목조(2×6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붕마감 : 아스팔트 싱글
외벽마감 : 스터코+띠방장식(춘향목)
내부마감 : 거실 및 식당(바닥 - 3백각 화강석, 벽과 천정 - 핸디텍스), 방(바닥 - 데코타일 및 종이장판, 벽과 천정 - 실크벽지, 닥종이)
건축비 : 평당 3백만원 정도
공사기간 : 1999년 5월 ~ 1999년 9월
설계 및 시공 : 서명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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