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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옥을 대표하는 특징으로 온돌을 손꼽는다. 온돌이 우리의 주생활에 미친 영향이 매우 커서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온돌이 전면적으로 도입된 이후 주생활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삶 모든 면을 결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온돌이 도입된 이래로 우리의 생활은 전면적으로 재편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온돌의 난방 특성

온돌을 다른 나라에 없는 우리 고유의 난방 시스템으로 아는 사람은 그것이 우리 삶에 끼친 영향의 극히 일부만을 이해하는 것이다. 온돌이라는 난방 시스템의 도입은 그 이전의 생활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우리 삶에 가져왔다. 우리 생활에서 또 하나의 특징인 신을 벗는 생활도 온돌 때문에 나타난 습관이다.

온돌 이전에 대부분의 난방은 난로처럼 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대류열로 실내를 덥혔지만, 온돌은 바닥 전체의 복사열을 이용한 난방이다. 온돌의 이 같은 난방 특성 때문에 열효율을 높이려면 바닥에서 방열(放熱)하는 면적을 최대한으로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80년대 이후에 완공한 아파트 모두 온수 난방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난방을 위한 온수 배관을 할 때 붙박이장이 설치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가구의 배치를 고려해 특정 부분의 바닥 난방을 빼지 않는다.

온돌은 그 특성상 난방이 되는 곳과 되지 않는 곳은 느낌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방 전체가 충분히 따뜻하더라도 난방이 되지 않는 곳에 발을 대거나 앉았을 경우 매우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때문에 방바닥 전체에 골고루 난방을 하는 것이다. 바닥 전체가 난방이 되므로 가구로 바닥을 가리는 것은 열효율을 낮추는 원인이 된다. 특히 침대 같은 가구로 바닥을 가리면 목재로 만들어진 침대에도 좋지 않고 열효율 측면에서도 매우 비효율적이다. 온돌의 경우 바닥 면적이 가려진 비율만큼 열효율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과거 나무나 짚 등을 때어 난방을 했던 재래식 온돌에서는 지금보다도 더욱 연료를 절약해야 했다. 집의 기밀성이 좋지 않았던 탓에 제대로 난방을 하자면 열효율을 최고로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까닭이다. 그 때문에 바닥을 가리지 않도록 실내의 가구를 최소로 하는 방향으로 집의 구조를 개선해 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고려시대의 가구와 조선시대의 가구 특히 온돌이 완전히 정착된 뒤의 가구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본다.

현재 조선조 초기나 고려시대 가구를 살펴볼 수 있는 예가 없어서 단정할 수 없으나, 고려시대의 그림을 보면 분명 입식 생활로 묘사돼 있어 조선조하고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입식 생활은 특성상 여러 가구가 필요하다. 특히 탁자와 의자는 없어서는 안 될 가구다. 그러나 좌식 생활에서 탁자는 쟁반으로 대치할 수 있으므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고, 의자는 더욱 필요 없는 가구다. 조선조 초기까지 침상의 기구로 사용했던 와탑은 조선조 후기에 들어서 거의 사라지게 된다. 이렇듯 온돌의 도입은 집안의 가구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한옥에 벽장이 많은 것은 온돌하고 관련이 있다.
온돌의 특성에 맞추어 난방에 지장이 없도록 하려고 수납 장소를 가구에서 벽장으로 옮겼다고 이해해도 무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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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야기] 한국인의 삶을 결정한 온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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