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제주도에 지은 집 ②

노후 생활을 위해 서귀포 고근산 중턱에 새들공법으로 지은 30평 목조주택

여행 삼아 내려와 몇 군데 땅을 소개받았다. 그 중엔 해변가에 위치한 땅도 있었고, 도심이나 산 속에 위치한 땅도 있었다. 그러나 해변 땅은 바람이 심하고 습도가 높아 좋지 않다는 얘기에 포기를 했다. 실제 많은 외지인들이 해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나 막상 살아보면 바람이 심해 적잖이 불편함을 호소한다는 게 이 곳 사람들의 설명. 그렇다고 다시 제주에까지 와서 혼잡한 도심에서 살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산 속은 너무 적적할 것 같은 생각에 선듯 내키지 않았다.


집 지을 당시 포크레인 기사가 쌓아주었다는 돌탑이 그럴듯하게 제주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주에 온지 이제 두어 달. 바람이 많은 것을 제외하면 그닥 여타 지역과 다른 점을 찾기 쉽지 않다. 애초 생각대로 제주는 그냥 평화롭고 온화한 곳. 고근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보니 경관이 좋고 좋아하는 등산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관광명소가 산재해 있어 아직 적적하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박민길 서석자씨 부부가 이 곳에 정착한 것은 지난해 12월.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기대하고 제주에 왔다. 본디 고향은 부산이었으며 그동안의 모든 생활 기반도 부산에 있었다. 운영하던 기업체에서 손을 떼고 이제는 이 곳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

굳이 제주를 꼽은 이유는 한적하고 여유로울 것이란 기대감 때문. 줄곧 부산의 도심에서 그것도 아파트 생활했으니 노후 생활만큼은 전원에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 노년의 쉼터가 바로 제주가 된 것이다. 처음엔 양평지역도 고려했었다. 서울에 있는 자식들과 가까이 있으려는 생각에 양평을 택해 여러 곳을 다녔지만 땅 고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주위의 소개로 제주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제주로 발길을 돌렸다.

여행 삼아 내려와 몇 군데 땅을 소개받았다. 그 중엔 해변에 위치한 땅도 있었고, 도심이나 산 속에 위치한 땅도 있었다. 그러나 해변 땅은 바람이 심하고 습도가 높아 좋지 않다는 얘기에 포기를 했다. 실제 많은 외지인들이 해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나 막상 살아보면 바람이 심해 적잖이 불편함을 호소한다는 게 이 곳 사람들의 설명. 그렇다고 다시 제주에까지 와서 혼잡한 도심에서 살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산 속은 너무 적적할 것 같은 생각에 선듯 내키지 않았다.

그러다 만난 곳이 지금의 땅. 해변과도 적당히 떨어져 있고 지대가 높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그런 곳이었다. 또 시내와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고 가까이에 민가도 있다는 점에서 크게 나무랄 데가 없는 곳이었다. 결국 98년 자연녹지지역인 이 곳을 평당 30만원씩 주고 3백평을 구입했다. 그리고 이듬해 여름부터 건축에 들어갔다.

시공 업체는 제주 혼카우드피아. 우연히 차를 타고 지나다 눈에 들어온 목조주택이 있었고 차에서 내려 들어가 보니 제주 혼카우드피아의 사무실 겸 모델하우스였다. 애초 흙집이나 목조주택을 염두에 두었던 만큼 어렵지 않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우선 축대를 쌓고 땅을 고르는 작업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건축은 지난해 7월 시작됐는데 ‘새들(saddle)’ 공법이라는 방식이 적용됐다. 착공 5개월만이 12월에 완공됐으며 비가 많이 내려 생각보다 시공시간이 길어졌다. 새들공법은 서로 맞대어 붙인 사각의 나무를 그대로 쌓아 올린 것으로 이 나무가 구조체겸 벽체가 된다. 사용된 나무는 핀란드산 홍송.

모두 30평 규모의 단층집으로 방3, 거실, 주방, 화장실, 다락이 있다. 지붕은 아스팔트싱글로 덮었고 바닥재는 온돌마루. 내외벽은 특별히 마감을 하지 않고 오일스텐을 칠했다. 외벽은 약간 색을 넣었고 내벽은 자연스럽게 나무색이 배어 나오도록 했다. 식수는 마을 공동지하수를 사용하고 보일러는 기름보일러. 가까이에 2가구 정도가 있고 조금 내려가면 마을이 형성돼 있다.

박민길 서석자씨 부부의 하루는 등산으로부터 시작된다. 아침마다 고근산을 오르며 서귀포 앞바다를 내려보는 게 가장 큰 즐거움. 고근산의 오솔길과 나무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바람소리에도 귀 기울인다. 앞으로는 바다낚시도 해 볼 참이다. 제주가 베푼 자연의 혜택을 마음껏 누릴 것이라는 게 이들 부부의 앞으로 계획이다.

글·사진 류재청

시공포인트 / 제주혼카우드랜드 임병화 사장
비바람 많은 제주의 기후 특성 고려해 시공

퇴임후 편안한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주변 환경을 고려해 심사숙고한 끝에 지은 집이다. 거실 앞쪽으로는 서귀포 앞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뒤로는 아침저녁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할 수 있는 고근산이 위치해 있다. 빼어난 경관 때문에 건축허가를 받기까지도 적잖은 애로가 있었는데 결국 2층을 계획했다가 미관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단층으로 지었다.

설계는 건축주가 원하는 구조를 임의로 설계한 후 이를 바탕으로 창문사이즈, 벽체 높이 등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해 설계를 마쳤다. 거실에는 넓은 창을 넣어 바깥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배려했고 앞쪽에는 넓은 테라스를 만들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지붕선은 하나만 추가해 깔끔하게 처리 했으며 난방은 기름보일러 외에도 거실에 벽난로를 설치했다.

제주는 바람이 세고 비가 많은 지역이어서 기타 지역에 비해 지붕선을 길게 처리하고 벽체와 지붕간의 이음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사용된 공법은 말의 ‘안장’을 의미하는 새들(saddle)공법이 적용 됐는데 말의 안장을 올리듯 층층이 쌓아 얹는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건축정보

위치: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동
부지면적: 자연녹지지역 3백평
부지구입년도: 98년
부지구입금액: 평당 30만원
건축공사기간: 99년 7월∼12월
건평: 30평
실내구조: 방3, 거실, 주방, 화장실, 다락방
건축비: 2억
방위: 남향
건물형태: 다락방이 있는 목조주택
공법: 새들(saddle)
벽체구조: 라미네이트(핀란드산 홍송)
내외벽마감: 오일스텐
지붕마감: 아스팔트 싱글
바닥재: 온돌 마루
난방형태: 기름 보일러
식수공급: 마을 공동지하수
주변 마을 가구수: 500m이내에 2가구
생활권: 서귀포시
설계 및 시공: 제주혼카우드랜드 (064-744-4875)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노후 생활을 위해 서귀포 고근산 중턱에 새들공법으로 지은 30평 목조주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