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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서호동에 위치한 김영호·최옥추 부부의 집은 이국적인 정원 풍경이 눈에 띈다. 이들 부부는 2001년 여행길에 이곳의 풍경에 반해 부지를 구입하고, 삶의 터전까지 옮기게 됐다. 제주도 기후 특성에 맞는 건축물을 오랫동안 시공해 온 베스트의 양상종 대표는 이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시스모공법으로 시공했다. 기존 콘크리트의 단점을 보완한 공법으로 뛰어난 단열 성능과 다양한 마감재의 적용이 가능하다. 자연과 최대한 가까이 호흡하고 있는 집 안 곳곳을 담아보았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안양시의 상가건물에 살았어요. 서울도 가깝고, 왕복 16차선 도로가 바로 옆에 있어 교통은 좋았지만, 소음이나 공해 문제가 만만치 않았죠. 도로를 꽉 메운 차들이 내뿜는 매연과 경적 소리를 들을 때면, 내가 직접 출퇴근길에 시달리는 듯했어요.”


하지만 이곳에 이사 와서 그 시간들을 모두 잊을 수 있었다고.“어느 날인가 까만 밤하늘에 밝은 별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풍경을 보았어요. 그때서야 안양에서 지낸 시간들이 머릿속에 스치면서 얼마나 각박하게 지냈는지 실감했죠. 정말이지 이곳에서 맑은 공기를 맘껏 마시다 보니 사람은 자연 가까이 살아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빡빡한 도심에서의 생활을 접고 넓은 자연의 품에 안긴 최옥추 씨의 전원 예찬론은 끊이지 않았다.



매직스톤으로 포인트를


2001년 제주 여행길에 고근산 주변 풍경에 반해 부지를 덜컥 사놓기는 했지만, 건축주가 생활해 온 곳과 너무 동떨어져 집을 짓는 일을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지 고민했다. 결국 제주 지역에 오래 살았던 현지인에게 시공 업체를 의뢰했고, 그렇게 해서 추천 받은 곳이 주식회사 베스트였다. 1997년부터 제주에서 집 짓는 일을 시작한 양상종 대표는 제주 지역의 특성을 살려 건축물을 시공하는 한편, 건자재 판매와 함께 실내 인테리어까지 진행하고 있다.


매직스톤으로 외관을 마감해 중후한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초록의 주변 풍경과 어울려 포인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집은 시스모공법(System Module)을 이용해 지은 집이다. 경량 라티스(Lattice : 직경 2.2㎜ 아연도 강선이 3방향으로 이루어진 구조체)를 거푸집 대용재료로 일체화시킨 시스템 패널을 벽체로 사용하고, 아연도 T형 강재와 고강도 발포합성수지를 결합한 슬래브 시스템을 현장에서 조립 설치하는 공법으로, 콘크리트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즉 전기 설비 배관 후 콘크리트를 타설해 양생 후 탈형 과정을 따로 거치지 않고 마감하는 공법이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패널 등이 모두 규격화돼 있어 운반이나 시공이 간편하며 시공 후에도 관리가 용이하다. 이러한 특징들을 이용해 양상종 대표는 마라도의 프란시스코 수도회 성당을 비롯해 메르블루 펜션, 비치조아 펜션 등을 시공했다.



제주의 자연을 집 안으로 들여


약 6개월간의 시공 과정 외에도 여로 모로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었기에 건축주 부부는 공사 결과에 매우 만족해한다. 공사기간 내내 제주에 머물지 못한 건축주 부부는 시공은 물론, 집 안에서 사용하는 커튼과 각종 가구들도 모두 베스트에 의뢰를 했다.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범수진 씨의 감각 있는 선택에 최옥추 씨는 매우 흡족해한다. 어머님이 사용하는 방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1층 거실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위해 옅은 살구색의 커튼을, 2층은 좀더 젊은 감각으로 보라색과 흰색을 사용해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옥추 씨는 주변에서 집을 짓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단다.


이들 부부는 공사 시작 전에 두 가지를 요구했다. 거실 천장을 높여 개방감을 줄 것, 대형창을 설치해 어느 방향에서든 제주의 자연을 맘껏 안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런 부부의 바람은 집 안 곳곳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거실 천장은 2층까지 높여 이 집에서 가장 시원스러운 공간이 됐고, 거실창도 지붕의 선을 따라 삼각형 모양으로 설치해 웅장함이 느껴진다. 실내에서 바라보는 마당 전경도 아름답지만, 마당에서 바라보는 거실의 전면창과

박공지붕은 하늘로 솟을 듯한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건축주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도 바로 거실이라고. 가끔 거실의 고창에 보름달이 들어오기도 하는 날엔 가족 모두 달구경하는 재미에 거실을 떠나지 않고 오래 머물다 잠을 청하곤 한단다. 도심에서도 보던 보름달이지만, 번쩍거리며 지나가는 자동차 라이트와 경적 소리에 미처 작은 행복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시골 아낙의 넉넉한 행복


시골에서 얻은 행복은 이뿐만이 아니다. 고근산의 산책로를 따라 고사리를 꺾기도 하고, 이웃들 손에 끌려 농장에서 직접 귤과 키위를 따는 일도 하게 됐다. 최옥추 씨는 일당 대신 과일을 한 아름씩 받아오는 재미에 서울 친구들과 친지들에게 보냈고, 그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현지에서 보낸 과일이라 더 맛이 좋다며 한 상자씩 더 사겠다고 해서 본의 아니게 중간 도매상 역할까지 했단다. 도심에서는 돈만 주면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지만, 현지에서 직접 땀을 흘리며 일한 대가로 받은 과일의 달콤함은 비교할 수 없다.


남편도 이에 질세라 인근의 바닷가에서 직접 잡은 오징어를 이웃들과 나눠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소주 한 잔에 오징어를 안주 삼아 이야기를 나누면, 몸의 피곤함도 잊은 채 자연이 주는 넉넉함을 닮게 되는 듯하다고.


자연에서 땀방울과 함께 얻은 건 깨끗한 먹거리 외에 이들 부부의 건강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제주의 유명 골프장이 주변에 있는 데다 현지인들에게 주어지는 할인 혜택을 받으며 아주 싼값에 이용하고 있다고. 몸도 많이 움직이고 마음도 편하다 보니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단다.



앞으로는 조경에 조금 더 신경을 쓸 계획이다.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정원 구석구석을 돌보는 건축주의 부지런한 손길에 더 멋진 풍경이 완성될 듯하다. 집을 지은 후 조경 비용으로 8000만 원이나 쓰였지만, 아직도 보충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공사를 계획 중이다. 좀더 시간이 지난 후엔, 이 집 곁에 두 아들을 위한 집을 한 채 앉힐 생각이다. 지금은 서울과 제주에서 가족이 떨어져 살지만, 훗날 넓은 정원에 앉아 이 풍경을 함께 보는 날을 기다리는 것도 이곳에서 지내는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제주도 서귀포시 서호동

·대 지 면 적 : 300평

·연 면 적 : 48평(1층 33평, 2층 15평)

·건 축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시스모공법)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매직스톤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동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4년 1월∼6월


■설계·시공 : (주) 베스트 064-763-7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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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정원 풍경을 담은, 제주 48평 복층 철근콘크리트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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