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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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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햇살, 바람 담은 제주 전성재全成齋

전성재는 초등학교 교사 6명이 공동으로 자신들만의 작은 마을을 기획하면서 지은 주택 중 하나이다. 건축주는 작고 소박한 혼자만의 공간을 원했다. 특히, 서재는 이 주택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건축주가 오래 머무르는 장소이기를 바랐다.

글 양재영 소장(건축사사무소 선재)
사진 최은지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제주 제주시 해안동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454.00㎡(137.33평)
건축면적 89.98㎡(27.22평)
건폐율 19.82%
연면적 89.98㎡(27.22평)
용적률 19.82%
건축비용 1억 7,600만 원(3.3㎡당 65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구배 모르타르 / 쇄석깔기
벽 - 노출콘크리트
데크 - T30 목재 / 스테인 마감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천장지
벽 - 친환경 벽지
바닥 - 원목마루
단열재
지붕 - T150 압출법 보온판
내단열 - T100 압출법 보온판
창호 휴그린 시스템(금호화학)
현관문 휴그린 시스템(금호화학)
조명 기성재
주방가구 에넥스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설계 건축사사무소 선재 064-757-0005
시공 ㈜투고건설 064-725-1120

전성재가 자리한 작은 마을은 제주시 해안동 해안초등학교에서 남쪽으로 1.5km 방향에 있다. 건축주는 공동주택에서 생활하면서 건조한 주거 환경 때문에 마당과 자연이 있는 단독주택 생활을 꿈꿨다. 작은 마을과 전성재는 건축주가 뜻을 같이한 동료 교사 6명과 합심해 이뤄낸 결실이다.
건축주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 향후 들어설 주택들과의 조화, 그리고 주변 자연과 외부 공간에서 생명이 피어나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사실 평소 자신의 건물에 대한 욕심(?)만을 주문하는 의뢰인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조금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이러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간단한 지침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에 의뢰인들은 수차례 회의를 거쳐 몇 가지 지침을 돌출해 냈다.

- 모든 건물은 도로에서 9m 이상 후퇴해 배치한다.
- 도로 경계선과 인접 대지 경계선에 울타리를 가급적 조성하지 않는다(낮은 돌담 허용).
- 기존 도로에 있는 전주는 지중화한다.
- 건축물의 외부 조형은 단순하게 디자인한다.
- 모든 건축물의 재료는 자연 재료를 가급적 적용한다.
- 자연과 생명을 위한 마을을 위해 조경과 작은 연못을 조성한다.
- 제주의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적용한다.

이야기 중에 많이 나온 내용은 ‘생명이 공존하는 정원’으로 건축물은 조금 뒤로 미루어진 느낌을 받았다. 전성재가 들어선 작은 마을은 해안동 끝 막다른 도로에 접하며, 주변에 복층 건물 한 채만 덩그러니 자리했다. 조금은 삭막하면서도 자연 그대로인 주변 환경이 꽤 아늑해 보였다. 형태는 막다른 도로에 100∼200평으로 분할된 필지들이 포도송이처럼 붙어 있었다. 공동 의뢰인인 건축주들은 한 번에 여섯 필지를 구매하고 차근차근 작은 마을을 만들어갔다.

단순미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
6채의 주택들은 지침에 따라 도로에서 9m 이상 뒤로 물려서 배치했다. 막다른 도로 가까이 건물을 배치하면, 자칫 다른 도시의 마을들처럼 답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6m 도로를 포함해 양쪽 필지에 9m씩 녹지 공간이 만들어져 마을 분위기가 시원하고 편안하며, 마을과 주택 모두 최대한 자연을 즐기게 됐다. 또한, 주택은 남향을 기본으로 남쪽 마당의 효용성을 높이고자 보행 진입로를 한쪽 끝으로 계획했다.
입면은 가장 단순하게 디자인했다. 제주의 초가도 구하기 쉬운 재료를 사용해 가장 단순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단독주택에서 간혹 빠뜨리는 처마를 지붕과 한 묶음으로 프레임을 만들고 제주 전통 건축물의 스케일을 유도하기 위해 매스를 2개로 나눴다. 외부 마감재도 노출콘크리트만을 적용해 한 가지 재료를 사용했을 때 느껴지는 단순함을 의도했다.
평면은 매스를 2개로 나누고, 그 사이에 중정을 계획했다. 이를 통해 전면의 공용 공간인 거실과 사랑방 성격의 방, 그리고 후면의 프라이빗 공간인 안방과 서재, 주방으로 채광을 유도했다. 현관에서 중문을 열면 잘 조성된 조경 공간인 중정이 시야에 들어온다. 중정은 비교적 작은 평수의 주택에서 개방감과 함께 앞마당과 또 다른 외부 공간을 느끼게 하는 장치다. 또한, 건축주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서재는 조도가 일정한 북쪽으로 배치하고, 그 바로 옆에 작은 중정을 두어 자연을 즐기며 독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
어느 날, 사무실에서 야근하는데 건축주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거실에 앉아 있는데, 처마에 걸린 보름달이 너무 예뻐서 전화했다”고 한다. 정말 고마웠고, 한편으로 공사하면서 좀 더 신경을 쓰지 못한 부분이 도리어 죄송스러웠다. 전성재는 건축주와 건축가가 하나의 작품을 위해 신뢰와 존중과 배려로 만든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건축주가 자신의 주택에 애착이 상당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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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제주 전원주택_건축사사무소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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