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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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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풍경을 쏙 빼닮은 곤지암 박공집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에 자리한 상림리 주택은 동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밝은 풍광을 안고 있다. 지난해 겨울, 숲길 같은 좁은 도로를 따라 오르다 마주한 대지의 풍광에서 짧은 순간이었지만, 설산에 둘러싸인 하얀 주택의 모습을 떠올렸다. 마을 어귀에서 보이게 될 하얀 박공의 모서리에 시선이 모아지는 상상과 함께……. 그렇게 상림리 주택의 설계를 시작했다.

글 박윤식 건축가 | 사진 백홍기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광주시 도척면 상림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자연보전권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452.00㎡(136.73평)
건축면적 111.08㎡(33.60평)
건폐율 24.58%(법정 40%)
연면적 186.41㎡(56.38평)
1층 107.38㎡(32.48평)
2층 79.03㎡(23.90평)
다락 30.26(9.15평) ※ 면적 산정 제외
용적률 41.24%(법정 100%)
규모 지상 2층
최고높이 9.55m
정화조 하수종말처리장 연결
조경면적 74.77㎡(22.61평), 대지 면적의 16.54%(법정 5%)
주차대수 2대(법정 1대)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점토벽돌 코르크 월 스프레이
벽 - 점토벽돌 코르크 월 스프레이
데크 - T20 합성목재(클립 타입)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 페인트, 벽지
벽 - 친환경 수성 페인트, 벽지(방)
바닥 - 강마루, 폴리싱 타일(현관), 자기질 타일(욕실, 다용도실, 보일러실)
단열재
지붕 - THK220 압출 보온판 가등급
외단열 - THK50 비드법 보온판
내단열 - THK220 압출 보온판 가등급
계단실
디딤판 - 목재
난간 - 철재 난간 목재 두겁 마감
창호 THK26 로이복층유리(삼익산업)
현관 알루미늄 단열도어
주방기구 한샘
난방기구 지열보일러

설계 디자인그룹 아뜰리에.14
02-734-0310 www.atelier14.kr
건축가 박윤식 010-3191-0310
시공 건축주 직영


건축주는 잔디가 깔린 넓은 마당과 아담한 텃밭, 그리고 손자들에게 작은 놀이공간을 선물해 주고 싶어 했다. 이러한 소망을 담아 열린 마당을 둔 햇살 가득한 주택에 설계의 주안점을 뒀다. 주택의 좌향坐向을 동남향으로 잡고 ‘ㄱ’자형으로 배치해 주방/식당 앞의 넓은 잔디마당에 주변 풍광을 담아냈다.

이웃의 측면 전망을 막지 않도록 전면을 단층으로 계획하고, 그 대신 후면 2층의 상부 매스를 짙은 색의 벽돌로 마감해 건물 전체에 대한 시각적인 인지성이 하부 층에 머물도록 했다. 이는 도로보다 높은 대지의 특성으로 인해 근거리에서 주택의 입면이 시각적으로 과도하게 보일 수 있는 요인을 막고자 한 것으로, 산과 나무가 많은 주변 풍경 속에 주택의 형상이 동화되어 보이도록 고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동남쪽에 채광과 조망을 위한 열린 창을 배치했지만, 북서쪽에는 계절의 기온 변화에 대응하도록 창을 최소화하고 단열 벽의 면적을 늘렸다. 또한, 각 실의 창은 항상 맞바람에 대응되도록 배치했다.

초기에는 주택의 진입을 측면으로 유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전원의 여건을 고려해 출입인의 동선이 빨리 노출되도록 정면 진입을 택했다. 그리고 경계에 높은 담장보다 화목담을 설치해 이웃과 적당한 소음과 시각적인 노출을 통해 심리적인 상호 보안을 유지하도록 했다.

지형적인 조건을 이용해 주차장을 거실 전면에 배치했다. 집 안에서의 전망을 가리지 않으면서 마당 면적의 손실을 없애려고 선택한 방법으로 등하불명燈下不明의 속담을 차용한 것이다.

자연 친화적 공간 구성
1층은 크게 현관을 중심으로 좌·우측에 주방/식당과 거실로 나뉘어 있다. 주방/식당은 요리를 좋아하는 건축주 아내의 요구에 따라 거실과 분리해 배치했다. 식당 전면의 마당으로 열린 창호는 여름철 가족의 이벤트 공간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주방에 설치된 창은 건물 후면의 풍경을 담아내는 동시에 마당으로 연결된 식당 전면의 창호와 함께 앞뒤로 맞바람을 유도하는 환기와 통풍 기능도 담당한다. 주방 상부의 열린 천장은 2층 서재 공간과 연결돼 있어 시각적인 소통뿐만 아니라 주방에서 발생하는 열을 내부에서 순환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동쪽의 풍경을 향해 열린 거실 전면에는 계절별로 일사량을 조절하기 위해 처마를 길게 뽑았다. TV가 설치된 벽면으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천장고를 낮췄다. 반면 외부로 향한 부분은 천장고를 높여 여름에는 찬공기를 머무르게 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를 가두어 전체적으로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계획했다.

2층에는 안방과 서재, 그리고 자녀 방을 배치했다. 안방은 편안한 숙면을 취하도록 직접 광선을 차단하기 위해 동쪽으로 낸 창의 면적을 최소화했다. 자녀 방은 긴 수평 창을 상부에 설치해 직접 광선을 기울어진 천장으로 반사함으로써 밝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러한 창은 중앙에 있는 복도 일체형 서재에도 연속된다. 서재에는 이 창과 함께 산책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동시에 독서 기능도 높여주는 별도의 전망 창이 있다.

천창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으며 머리가 닿을 듯이 계단을 오르면 전망이 좋은 다락이 있다. 이곳의 다각형 창은 마치 액자처럼 깊은 산자락의 풍경을 수묵화처럼 담고 있다.

주택의 외부는 검은색 벽돌(은전벽돌)과 백색 코르크 월 스프레이로 단순하게 마감했다. 다양한 재료의 사용이 오히려 주택의 형태를 시각적으로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의 형태를 단순화된 볼륨으로만 표현하기 위해 외관에 빗물 홈통조차도 최대한 배제했다. 테라스의 빗물 흘림 관들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벽 속에 매립했다. 빗물의 투습 저항성이 강한 코르크 성분의 백색 월 스프레이와 함께 방습 코팅 처리된 검은색 은전벽돌의 사용은 단순한 색의 극적인 대비가 만들어주는 시각적인 집중성과 볼륨의 형태적인 순수성을 높이고자 계획된 것이다.

다만, 벽돌과 코르크 월 스프레이로 지붕을 마감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시공 방법이다. 따라서 그만큼 지붕공사 시 방수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이제 주택의 마지막 완성은 미래를 살아갈 건축주의 몫이다. 건축가의 고민과 시공자의 노력, 그리고 건축주의 삶이 주택의 소소한 가치를 더해주길 바란다. 처음 상상했던 하얀 박공지붕 … 그 모서리에 앉은 파란 하늘이 서재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는 건축주의 미소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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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곤지암 박공집_디자인그룹 아뜰리에.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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