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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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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망졸망 돌담과 어우러진
제주 소소헌

집이란 사적인 공간이면서 그 지역이 담는 풍경의 한 부분이 된다. 그러므로 집이 놓이는 곳의 지리와 문화적 특성, 이웃과의 관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오랫동안 그곳만의 독특한 지역성이 발달해왔다. 따라서 지어질 집에 어떻게 제주도의 지역성을 담아낼 것인지는 건축가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이다. 제주 구암리에 자리한 소소헌을 통해 건축가의 그런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글 유타건축사사무소 | 사진 진효숙 작가
자료제공 유타건축사사무소

HOUSE NOTE
DATA
위치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자연취락지구
대지면적 565.00㎡(170.91평)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건축면적 112.97㎡(34.17평)
건폐율 19.99%
연면적 137.61㎡(41.62평)
1층 54.42㎡((16.46평), 주차장 28.70㎡(8.68평))
2층 54.49㎡(16.48평)
용적률 19.28%
설계기간 2014년 8월 ~ 2015년 2월
공사기간 2015년 4월 ~ 12월
건축비용 2억 3,700만 원(3.3㎡당 33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벽 - 돌붙임, 스타코플렉스
데크 -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백색 페인트
바닥 - 투명 에폭시, 강마루
벽 - 백색 페인트
욕실 - 자기질타일
단열재 지붕 - T115 압출법 보온판 1호
외단열 - T70 압출법 보온판 1호
내단열 - T10 열반사 단열재 or T70 압출법 보온판 1호
계단실 디딤판 - 자작나무 합판
난간 - 백색 평철 난간
창호 독일식 시스템창호(엔썸)
현관 기성 현관문
조명 LED조명
위생기구 그로헤
난방기구 경동 나비엔 가스보일러

설계 김창균, 이슬기, 김예슬 유타건축사사무소 02-556-6903 www.utaa.co.kr
시공 건축주 직영

소소헌 주변에는 낮은 제주도 돌담과 함께 푸른 밭이 낮은 집들 사이사이로 펼쳐져 있고, 도보로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제주도의 바다가 있다. 소소헌이 들어선 대지는 호리병 형태를 띠고 있다. 대지의 북동 측, 좁고 긴 주둥이 같은 부분은 도로와 연결돼 있고, 이 길을 따라 들어오다 보면 남쪽에 호리병의 몸통과 같은 넓은터가 나온다. 넓은 터는 자연적으로 레벨이 높은 인접대지가 감싸 안은 형세라 포근한 느낌을 준다.
소소헌은 대지의 중간지점에 동-서 방향으로 배치하였다. 호리병으로 치자면, 목과 몸통 사이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도로와 연접한 오솔길 같은 진입로가 조성됐고, 차고도 이 길과 같은 방향으로 배치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올 수 있는 동선이 되도록 했다. 주택 부분은 입구 통로가 진행하는 방향에서 각도를 틀어 앉힘으로써 외부시선의 방해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공간의 느낌을 갖게 했다. 뿐만 아니라, 대지의 중간지점에 건물을 배치함으로써 남쪽의 넓은 터가 비워지게 돼 꽤 큰 마당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이 마당은 주변지형으로 인해 크지만 아늑한 느낌도 가지고 있다.

소소헌을 구성하는 3개의 축
대지의 성격에 따른 주택의 배치는 3개의 축을 가진 건물의 배열로도 설명이 된다. 첫 번째 축은 입구와 차고가 놓인 축이다. 도로에서 대지 내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길의 축과 같은 방향으로 배치된 단층짜리 차고를 만나게 된다. 길과 축을 같이 하기 때문에 큰 문을 가지고 있는 차고는 문을 열고 닫음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웃의 시선이 통하게 하는 공간이 됐다. 반면, 차고 건물 덩어리는 길가의 시선을 차단해 주거동과 마당의 담장같은 역할이 되기도 한다.
두 번째 축은 차고와 시계방향으로 45도 틀어 배치한 주거동의 저층부이다. 이는 주거공간이 길가 등의 외부공간으로부터 독립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저층부의 거실, 식당/부엌, 게스트룸, 현관포치 등이 대지 내 마당과 대칭적으로 바로 면하게 하여 방해받지 않는 기분 좋은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세 번째 축은 주거동의 2층을 이루는 매스다. 주거동의 2층은 1층에서 반시계방향으로 12도 축을 틀었다. 그럼으로써 2층 창문을 통해 제주도의 푸른 바다가 집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1, 2층 축의 각도를 다르게 배치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입면상 2층 건물이 1층보다 후퇴되게 하여 부부의 사적인 공간이 외부에서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는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축이 틀어지면서 생긴 자투리 공간은 2층 각각의 실에 면한 조그마한 여러 개의 데크가 됐다.
건축주는 주거동과 차고에 위치한 창고가 분리돼 있으면서도 이어지는 동선을 만들어주길 바랐다. 건축주에게 창고는 물품을 보관하는 곳이면서 우기나 겨울에 반려견들이 거주할 수 있고, 언제든 작업실로도 활용하기 위한 장소다. 이러한 요구는 주거동과 차고가 축을 틂으로써 그 사이에 생긴 세모난 형태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충족됐다. 이 공간은 주거동으로 들어가는 현관 포치이면서 주거동과 창고를 이어주는 ‘사이 마당’이다. 이곳에서는 때때로 방문객과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하고 하레와 구우라는 이름을 가진 반려견들이 노니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는 공간이다. 또한, 이 공간은 현관뿐만 아니라 폴딩도어를 통해 작은 게스트룸과도 연결되고, 게스트룸 너머 식당과 부엌까지도 확장된다.

제주도 돌담과 사이좋은 집
소소헌은 멀리서 보면 마치 작은 집이 여러 채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거동의 기단부와 상층부, 주거동과 차고의 외벽에 마감재를 달리했기 때문이다. 주거동의 기단부에는 제주 현무암을 사용했다. 마감재 사용을 분리한 것은 도로에서 시작해 마당에 인접한 대지의 경계부에 세워진 낮은 돌담과 시각적으로 이어지는 느낌을 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함으로써 집이 커 보이지 않도록 해 작은 마을에 잘 어우러지도록 하고자 했다.
실내 분위기도 대체로 차분하면서 밝은 느낌을 주도록 했다. 건축주 역시 전체적으로 밝지만 무채색으로 안정되고 차분한 느낌으로 실내가 꾸며지길 원했다. 벽면은 전체적으로 흰색 페인트로 마감하고, 1층의 바닥은 투명 에폭시로 마감해 다소 직설적이지만 담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층과 다락의 바닥은 강마루로 마감을 통일하고, 문이나 툇마루, 계단, 주방가구, 창호 프레임 등은 흰색이나 검은색, 자작나무 자재를 사용해 밝지만 차분한 분위기를 일관되게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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