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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이진술·장희숙 부부는 2003년 실개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성남시와 마주하는 용인시 고기동에 연면적 58평으로 2층 RC + 목조 혼합주택을 짓고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이 집은 아래층은 호주산 붉은 벽돌로, 위층은 비둘기 색 드라이비트로 마감을 하고, 그 경계에 곤색 띠장을 둘러 벽체의 단조로움을 피했다. ‘ㄱ’자형 구조에 현관부와 좌측 단층 건물부를 돌출시켜 리드미컬한 입면을 연출했다. 거실은 낮은 천장고의 답답함을 상쇄하기 위해 삼면에 전면창과 측면창을 내고, 이미테이션 서까래와 밝은 색 실크벽지로 산뜻하게 연출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고기동

·부 지 면 적 : 200평

·대 지 면 적 : 200평

·건 축 면 적 : 31평

·연 면 적 : 58평(1층 31평, 2층 17평, 지하 10평)

·건 축 형 태 : 1층 철근 콘크리트조, 2층 목조주택
(외벽 2″×6″, 내벽 2″×4″)

·외벽마감재 : 1층 호주산 벽돌, 2층 드라이비트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지 붕 재 : 사각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LPG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4개월

·건 축 비 : 총 1억 4천만 원(평당 400만 원)

■ 설계·시공 : 신영 하이랜드 건설(02-592-0494)
http://cafe.daum.net/greenhousing





청계산과 바라산, 백운산, 광교산을 잇는 완만한 능선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 고기동.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데다 분당신도시 인접지이고 특히 서울권까지 30분대에 닿을 수 있어 전원주택 수요층이 많은 지역이다.



성남시 분당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이진술(53세)·장희숙(46세) 부부는 2003년 겨울 실개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성남시와 마주하고 있는 이곳에 연면적 58평인 2층 RC +목조 혼합주택을 짓고 전원으로 이주했다. 유년시절 뛰놀던 동산의 흙 냄새와 풀 냄새, 개구리 울음소리를 그리워하며 서울 살이 내내 등산과 여행으로 공허한 마음을 달랬던 건축주 부부의 전원생활에 대한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정확히 언제부터였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오래전부터 전원으로 내려가기 위한 준비를 해왔던 것 같아요.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시골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누구나 전원에서의 추억 한 가지쯤은 갖고 있죠. 이는 막연한 동경이기보다는 추억이 깃든 소망이입니다. 시골 태생의 사람들이 도시 사람들보다 전원에 잘 적응해서 살아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동심으로 일군 전원의 삶과 꿈


사업체가 위치한 분당과도, 두 딸아이가 다니는 서울의 학교와도 가까운 용인시 고기동은 부부가 찾던 전원 속 바로 그 땅이었다. 부지가 구릉 위에 자리잡아 전망도 뛰어난 데다 지척에 등산로와 계곡, 낚시터 등이 위치해 있어 훗날 일손을 놓고 안락한 노후를 보내기에도 적합해 보였다.



부부는 한 단지개발업자가 분양한 대지 200평을 평당 200∼300만 원에 매입했다. 설계와 시공은 수년 전 전원주택 박람회에서 인연을 맺었던 신영 하이랜드 건설의 최길찬 소장에게 맡겼다. 애초 명함만 주고받은 사이였다가 전원주택 시공 문의 차 몇 차례 만남을 가진 후 ‘가식 없고, 항상 연구하고,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최 소장의 듬직한 태도에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믿고 맡겼기에 설계에 있어 별다른 요구 사항은 없었어요. 단지 1층 공간을 복잡하지 않게 구획해 달라고 주문했죠. 건폐율 20퍼센트에 공유면적 12평까지 제외하고 나면 방 3개를 앉힐 공간이 많이 모자라겠다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족의 취향에 맞게 또 각 실의 특성에 맞게 잘 구획된 것 같아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각 실의 기능과 독립성 살려


철근 콘크리트조(1층)와 목조(2층)의 혼합형 주택인 이 집은 밖에서 볼 때 아래층은 호주산 붉은 벽돌로, 위층은 비둘기 색 드라이비트로 마감을 하고, 경계 부분에는 곤색 띠장을 둘러 벽체의 단조로움을 피했다. 건물 전체로는 ‘ㄱ’자형의 구조를 취하고 있으나 현관부와 좌측 단층 건물부가 외부로 살짝 돌출돼 전후좌우 어느 방향에서 보나 변화무쌍한 입면을 즐길 수 있다.



‘ㄱ’자의 우측 꺾임 부분에 해당하는 거실부는 2층에서 흘러내린 박공라인을 물매 그대로 받아 안고 길게 뻗어나와 주변 환경에 한껏 몰입된 형상이다. 덱은 전면보다는 후면을 넓게 뺐다. 구릉에 일부 시야가 가려진 전면은 자연 풍광을 즐기기보다 아늑한 정원생활이 가능하게끔 마당을 넓게 잡고, 대신 벼랑 쪽인 후면에는 덱을 넓게 빼고 티-테이블을 놓아 눈앞에 펼쳐진 유려한 산세를 편안하게 조망하게끔 했다.



내부의 각 실은 복도를 중심으로 삼면에 걸쳐 독립적으로 앉혔다. 거실과 부부의 안방은 복도 좌우의 맨 끝 쪽에, 부엌 및 식당은 전면에 각각 배치하고, 부엌과 복도 사이에는 무늬목 가벽을 설치해 현관 쪽에서의 시선을 차단했다.



거실은 천장의 물매를 이용한 이미테이션 서까래와 밝은 색 실크벽지로 산뜻하게 연출하고, 마당 깊숙이 돌출된 삼면에다 전면창과 측면창을 달아 낮은 천장고의 답답함을 상쇄시켰다. 아일랜드 시스템을 적용한 부엌은 완성된 음식을 놓는 픽업카운터를 통해 식당과 공간적으로 분리했다.



2층은 두 딸아이의 전용공간으로 꾸몄다. 거실과 공부방, 침실, 화장실로 이뤄져 있는데 이중 침실은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한쪽 벽면을 코발트 빛 실크벽지로 마감했다. 2층 거실은 난간을 스틸로 처리하고 덩굴식물을 심어놓아 1층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야외 발코니인 듯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액자 구실을 하는 작은 창들이 전후좌우 벽면을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칼로 잰 듯 빈틈없이 구획돼 있는 공간의 딱딱한 느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자연 풍광이 잘 들어오는 위치마다 창을 내어 실내에서도 전원의 조망이 가능하게끔 했다.

창 아래에는 실내 원예가 취미인 이진술 씨가 가꿔놓은 화초 화분들이 진열돼 있어 집 안팎으로 초록의 싱그러움이 넘실댄다.



행복으로 가는 길목에서


“대학에 다니는 큰딸아이와 고 1인 작은딸아이가 학업을 이유로 서울에서 머무는 날이 많아 이를 챙겨주러 아내가 곧잘 집을 비우곤 합니다. 그래서 혼자 적적함을 느낄 때마다 화분에 화초를 가꾸고 정원과 텃밭을 돌보았죠. 집은 사람 손길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데 집 안 가득한 화초들과 텃밭의 싱싱한 야채들은 어릴 적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함과 넉넉함을 선사합니다. 전원생활의 맛이 별 게 있습니까? 내 손으로 가꾼 푸성귀를 식탁에 올리고, 내가 키운 나무 그늘 아래서 휴식을 취하는 게 바로 전원생활의 참 맛이죠.”



건축주 부부는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창문을 열 때마다 가슴이 떨려온다고 한다. 열린 창으로 밀려오는 이른 새벽의 맑은 공기는 마치 한여름에 찬물로 샤워를 하는 듯 짜릿한 청량감과 상쾌함을 안겨준다고. 애완견인 알래스칸 마라뮤트(Alaskan Malamute)와 진도개를 마당에서 키우고, 지인에게 선물 받은 진공관 앰프로 풍성한 음량의 세미클래식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도시에서는 감히 꿈도 못 꿨을 일이다.



부부는 지금의 삶에 대해 일종의 ‘과도기’라고 말한다. 오래전부터 마음을 다잡고 준비해 온 전원생활이지만 현재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가족 모두가 한데 모여 살기 위해서는 앞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부부의 설명이다.

이곳에서 세 번의 겨울을 나는 동안 부부는 이러한 상황을 한탄하기보다는 짬날 때마다 부지런히 몸을 놀려 집을 가꾸고 정원을 돌보고 주변의 이웃들과 인연을 맺으며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전원생활의 행복이란 어느 날 갑자기 손에 쥐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쏟아 꾸준히 만들어가는 ‘과정’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이들 부부는 이미 오래 전에 깨달은 듯하다. 田




송희정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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