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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적인 물질보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 좋다는 김기흥·이순희 부부. 자신들의 삶을 찾아 금싸라기 땅을 버리고 과감하게 전원행을 결정했다. 집은 친환경적이고 습도 조절이 탁월한 단층 34평 목조주택으로 지었다. 외벽은 시멘트 하디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박공지붕엔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을 얹었다. 실내는 거실을 중심으로 각 공간을 배치했는데, 현관 출입구와 거실, 안방, 다실(茶室)을 조망이 좋은 전면에 배치하고, 주방과 화장실, 방을 후면에 배치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중후하면서도 산뜻하고 따스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 가평군 하면 하판리

·부 지 면 적 : 500평

·건 축 면 적 : 34평

·건 축 구 조 : 2″×6″ 경량 목조주택

·외벽마감재 : 시멘트 하디 사이딩

·내벽마감재 : 루바 + 실크벽지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미국산 강화마루

·창 호 재 : 독일산 시스템창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4년 9월~2004년 11월

·건 축 비 : 총 1억3600만 원(조경비 별도)

설계·시공 : 코람하우징(031-773-0587) www.ikoram.com






서울에서 승용차로 1시간 30분 남짓 달리면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잘 알려진 경기도 가평군 상면에 닿는다. 그곳에서 하면 방면으로 10분쯤 달려 군부대 앞을 지나면 반딧불유원지 이정표가 나오는데, 그것을 따라 2∼3분 정도 산길로 들어서면 조그마한 마을을 지나 ‘보리울’이란 정자가 나온다. 그 정자 우측 편, 숲이 울창한 산중턱에 눈에 띄는 전원주택이 있다. 김기흥(50세)·이순희(49세) 부부가 새롭게 마련한 보금자리다.


건축주 부부는 전원으로 이주를 결심하고 살던 아파트를 공인중개사무소에 내놓자, 주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렸다고 한다.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왜 굳이 금싸라기 땅의 아파트를 팔면서까지 전원으로 가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건축주 부부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전원으로 가야 집과 정원, 텃밭을 가꿀 수 있고, 마을 사람들과도 어울릴 수 있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주위 사람들은 우리가 돈이 많은 줄 알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당시 가진 건 아파트가 전부였고, 아파트를 팔아서 전원주택을 지으려 한 것입니다. 주변의 만류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은 그만큼 답답한 도시보다도 전원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내놓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매매 계약은 성사됐고, 그후 1개월도 안 돼 아파트 시세는 1억 원이나 올랐다고 한다. 그러자 친척들은 하나같이 아파트 매매 계약을 해지하고 전원행을 포기하라며 매달렸다. 그러나 건축주 부부의 마음은 이미 전원에 가 있었다.



금싸라기 아파트를 버리고 전원으로


부지는 3년 전 경기도 가평군 하면 하판리에 전(田) 500평을 평당 14만 원에 구입해 놓았다. 건축주의 소싯적 친구가 이곳에서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어서, 10여 년 전부터 내 집 드나들 듯했다고.


“이곳에서 출퇴근을 할 정도였습니다. 자연환경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공장이나 축사가 없어 깨끗하고, 또 서울에서 멀지 않으면서 일단 들어오면 먼 것 같아 좋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여기에다 전원주택을 지어야겠다고 마음을 굳힌 상태였는데, 어느 날 남편의 친구로부터 땅을 팔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와서 곧장 구입해 놓았습니다.”


전원주택 부지를 마련해 놓고, 건축주 부부는 늘 전원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매일 밤 초가집이며 기와집 등을 머릿속으로 한두 채씩 지으며 잠을 이뤘다. 당장이라도 전원주택을 짓고 싶었지만, 당시 스무 살이었던 아들과 한 약속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단다. 아들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서울에서 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아들이 군대에 입대를 하자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순희 씨.


“하루라도 빨리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고 싶더라고요. 아들과 한 약속이 맘에 걸리긴 했지만, 군에 가고 없을 때 사고를 치기로 했습니다.”


건축주 부부는 2003년 8월 아파트를 팔고, 전원주택을 짓기로 했다. 건축 구조는 친환경적이고 습도 조절이 잘 되는 목조주택으로 짓기로 하고, 시공사는 건축주의 초등학교 동창의 남편이 운영하는 코람하우징에 맡기기로 했다.
건축주 부부는 시공사 측에, 거실 천장은 높게 하고, 주방은 여러 명이 일을 하도록 넓게 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화장실은 밝게 하고 욕조는 큰 것으로 넣어 달라고 주문했고, 시공사는 건축주 부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
공사는 2004년 4월 첫 삽을 뜨기 시작했다. 100년도 거뜬히 버티는 목조주택이 제 능력을 발휘하도록 기초부터 튼튼하게 쌓아나갔다. 토목공사만 3개월 정도 걸렸고, 본격적인 건축공사는 6월부터 시작, 그해 11월 완공과 동시에 입주했다. 조경과 마무리 공사는 입주한 후에 완료했다.



풍광 좋은 곳에 지은 집


집은 단층이지만 박공지붕의 경사가 각기 다른데다 꺾인 면이 많아 입면이 아름답다. 집의 전면으로는 시야가 확 트여 조망이 시원스럽고, 후면과 좌우면으로는 잣나무 숲이 울창한 산이 집을 감싸고 있어 엄마의 품처럼 포근한 느낌이다.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집의 좌향을 북서로 앉히고, 출입구는 서쪽에 냈으며, 실내로 들어가는 현관문은 북쪽에 설치했다. 남동쪽으로는 울창한 숲이 가로막고 있어서 일조량이 풍부하지는 않은 편인데, 건축주 부부는 오히려 늦봄까지 눈을 밟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집의 외벽은 시멘트 하디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박공지붕엔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을 얹었다.


실내의 평면 배치는, 거실을 중심으로 각 공간을 배치했는데, 현관 출입구와 거실, 부부침실, 다실을 조망이 좋은 전면에 배치하고, 주방과 화장실, 방을 후면에 배치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중후하면서도 산뜻하고 따스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
거실은 지붕의 박공 라인을 그대로 살려 천장고를 높이고, 전면창을 크게 설치해 외부의 자연환경을 집 안에서도 충분히 감상하도록 했다. 천장은 루바로, 벽은 실크벽지로 마감했는데, 벽 중간 부분에 유리타일로 선을 넣어 포인트를 주었다. 이 선은 주방으로 갈수록 진한 색을 넣어 거실과 주방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거실의 바닥은 대청마루 색의 강화마루를 깔아 중후한 느낌이 들지만, 거실에서 이어지는 주방은 화이트 톤으로 가볍고 산뜻하게 연출했다. 주방은 주부의 활동이 자유롭도록 넓게 구성하고, 다용도실과 세탁실을 별도로 갖춰 활용도를 높였다.


내부 공간에서 이순희 씨가 각별하게 신경을 쓴 부분은 다실이다. 이곳은 세속과 단절된 공간이면서 이순희 씨 자신만의 공간으로, 차를 마시며 바깥 풍경을 즐기도록 창을 여러 개 냈다. 천장과 벽면은 루바로 마감하고, 바닥엔 돌을 깔았다.
부부침실에는 욕실과 파우더-룸을 별도로 갖춰 독립된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했고, 거실에서 다실로 이어지는 복도 천장에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락방을 설치했다.



동화 속 세상? 바로 여기가 아닌가


건축주 부부는 이곳의 풍취에 푹 빠져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가올 계절마다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되고, 기다려진다고.


“10여 년 전부터 이곳의 사계를 봐왔지만, 이곳에 직접 살면서 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더군요. 겨울 설경은 어릴 적 크리스마스카드에서나 보는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되고, 봄에는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 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말 그대로 봄의 향연이었다고나 할까요. 또 옹달샘에서 노루가 목을 축이는 광경이나 버섯을 먹느라 사람이 다가가도 모르는 토끼를 보고 있자면 꼭 동화 속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듭니다. 또 서울에서 살 때는 개미나 바퀴벌레 같은 벌레를 보면 다 죽였는데, 여기서는 거미나 개미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그냥 밖으로 풀어주게 되더라고요.”


또 건축주 부부는 초보 전원생활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른다. 얼음꽃, 우산나물, 윤판나물, 연산홍, 단풍, 은방울꽃, 은초대란, 자란, 한라산 국화, 난장이 붓꽃, 홀아비꽃대, 둥글레, 구절초, 층층나무 등 30여종의 야생화로 정원을 가꾸고, 온갖 야채를 심은 텃밭과 표고버섯을 재배하느라 구슬땀을 흘리지만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앞으로 유기농 야채를 보다 많이 재배해서 도회지에 사는 지인들에게 선물로 줄 것이라고....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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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엄마의 품처럼 포근한 가평 단층 34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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