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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북구 번동에 사업장을 둔 건축주 이상만 씨는 수도권 북부지역에서 전원주택지를 물색하던 중 경기도 포천의 고모리 카페촌 인근에 자리한 부지를 구입했다. 카페촌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주변의 숲과 한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사업장까지는 27킬로미터 거리로 출·퇴근하기에 부담 없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2004년 11월 토목공사를 직접 진행하고, 각종 건축박람회를 통해 알아 놓은 시공, 자재 업체를 활용해 2005년 6월에 43평 복층 목조주택을 완성했다. 1층은 부부만의 공간으로 배치하고, 2층은 가족실과 자녀들이 쓰는 방을 드렸다. 1층의 거실 천장을 2층까지 높여 개방감을 주었고, 유리 블록을 사용한 2층 난간에서는 고모리 저수지의 풍경은 물론, 집 안 깊숙이 자연광을 받고 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부 지 면 적 : 600평

·연 면 적 : 43.26평 (1층 - 29.48평, 2층 - 13.78평)

·건 축 형 태 : 2층 경량 목조주택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천연페인트, 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천연페인트, 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년 4월 ~ 2005년 6월

·건 축 비 용 : 평당 320만 원

시 공 : 우드선 031-573-1220
www.woodsun.co.kr






전원으로 이주를 결정한 후, 입주까지 3년 걸린 이상만 씨. 건축 용어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가족의 보금자리를 짓는다고 생각하니, 준비하고 알아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인과 함께 여러 건축박람회를 찾아다니면서 수많은 업체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건축’ 분야는 더 이상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았다고. 거실 서랍장에서 두툼한 스크랩북을 꺼내 보여주면서 이상만 씨의 설명은 이어졌다.


“무엇보다 가족들 마음에 드는 집은 기본이죠.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방문해서 집주인과 얘기도 나누곤 했지요. 사진을 찍어서 보관한 것은 물론이고요. 지붕에 창을 낸 집을 모델로 했는데, 우리 집 설계하고는 어울리지 않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촬영한 사진은 물론, 각종 공사비에 들어간 비용을 모두 기록해 놓은 내역을 보니 꼼꼼한 손길이 그대로 느껴진다.



건축주의 선택이 곳곳에


건축박람회에서 우드선과 맺은 인연은 이상만 씨 가족이 전원생활을 시작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됐다. 3개월간 시공을 한 우드선의 원유상 실장은 집을 짓기 전, 모형을 제작해 건축주의 이해를 도왔다. 건축 구조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춘 건축주라도, 건축 전반을 한 자리에서 설명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한 점 때문에 시공할 집과 똑같은 모형을 만들어 세부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원유상 실장.


“건축주가 건축박람회를 많이 다녔기에 자재 정보에 무척이나 밝은 편이었죠. 설계도면에 따라 외벽은 2″×6″, 내벽은 2″×4″ 구조재를 사용했습니다. 그 외에 바닥에 수맥 차단제를 깐다거나 문틀의 소재 등은 건축주가 직접 주문하고, 시공한 부분입니다. 건축주와 시공자, 기술 문제 이 삼박자가 잘 맞아야 좋은 집이 탄생하는데, 그런 면에서 건축주와 함께 진행한 이번 공사는 삼박자가 잘 맞은 경우이지요.”



나무에서 호수까지 한눈에



16평의 널찍한 덱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서면, 2.4미터에서 5미터까지 경사를 이루는 거실 천장이 눈에 띈다. 밖에서 보이는 박공지붕의 경사면을 실내에서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경사면을 살린 천장은 공간감이나 개방감을 느끼게 한다. 거실 천장의 경사면을 따라 조명을 설치하고, 그 사이에 오각형 모양의 고창을 달아 전원의 운치를 더했다. 또한 전면창을 통해 정원은 물론, 집 주변의 푸른 자연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상만 씨의 자랑이다. 이것으로 집 자랑이 끝난 것은 아니다. 2층 가족실에 오르면 푸른 정원 위에 또 하나의 선물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잔잔한 물결 위에 반짝이는 햇살이 살며시 내려앉은 고모리 저수지의 풍경이 그것이다.

이 집은 고모리 카페촌을 한참 지난 곳에 자리하고 있어, 주변의 소음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인근 광릉수목원 때문인지 맑은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든다고.



부부의 공간을 중심으로



1층 마스터-존에는 안방과 안방 욕실, 파우더-룸을 두고, 거실과 게스트용 화장실, 주방,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거실에서 안방으로 이어지는 입구에 작은 파우더-룸을 만들고, 안방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해 편리성을 더했다. 주방은 일자형으로 식당을 겸하고 있으며, 주방 가구 외에도 많은 물건을 보관하도록 다용도실을 두었다.


현관과 마주한 계단을 오르면, 2층에 자녀들을 위한 방 2개와 화장실, 가족실이 자리한다. 고모리 저수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가족실에 운동기구를 들이고, 짬짬이 운동시간을 갖는다는 이상만 씨. 그는 2층 가족실의 손잡이도 계단 부와 같은 소재를 사용하려 했지만, 후에 새로 생길 손자손녀들에 대한 배려라고나 할까. 난간 사이로 아이들이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유리 블록을 이용했다.


미래의 가족까지 생각한 그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이 집의 포인트가 됐다. 가족실에까지 거실 전면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2층에는 다락방의 정취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거실의 고창과 자녀방 한쪽에 마련한 벽장이 그렇다. 지붕의 경사면을 그대로 살려 만든 벽장은 동화책에서 본 듯한 다락방 풍경이 떠오른다. 이러한 분위기는 거실의 아늑한 오각형 고창에서도 느껴진다.



자투리 자재까지 알뜰하게


이상만 씨의 부인은 자재를 담았던 플라스틱 통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하고, 그는 자투리 자재를 이용하는 집 곳곳을 알뜰하게 꾸몄다.

덱 모서리의 벤치와 티-테이블 외에 정원 한쪽의 휴식공간이 눈에 띈다. 집을 짓고 남은 목재를 이용해 두 평 남짓으로 만든 아담한 공간으로, 빨간색 파라솔과 정원의 짙은 초록잎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원에서 생활한다고 하면, 대개 넓은 정원에서 가족이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나이가 지긋한 세대에게는 정원 못지 않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텃밭 가꾸는 재미다. 이상만 씨 부부도 매일 자라면서 모습이 변하는 갖가지 야채를 가꾸고 거두는 재미에 푹 빠졌단다.


“얼마 전에는 열무를 한 줄 심었는데, 벌레가 많이 꾀어 실패하고는 흙을 완전히 엎어 버렸지요. 무공해라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필요한 농약은 쳐줘야 한다는 걸 알았죠.”


고추,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참외 등 갖가지 야채와 과일까지, 처음 경험해 보는 텃밭 가꾸기지만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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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부담 줄고, 전원의 여유 만끽-포천 43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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