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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자연에 라보엠의 선율을 씌운 카페 모무스(Cafe Momus)



널찍한 정원을 가득 메운 푸른 잔디, 그 위로 풍성한 열매와 색색의 화려한 꽃잎이 자리한 정원 풍경. 전원주택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정원의 여유로운 풍경을 카페로 옮겨 놓은 곳이 있다. ‘카페 모무스(Cafe Momus)’가 바로 그곳이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기흥주택단지 내에 자리해 전원주택의 편안함과 여유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곳으로 이탈리아에서 음악을 공부한 길한나 씨의 손길이 가득한 공간이다.



젊은 보헤미안들의 슬픔과 기쁨을 묘사한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eme) 2막에 나오는 카페 모무스. 바로 그 카페에서 이름을 빌려왔다는 ‘카페 모무스’는 유럽에서 음악을 전공한 길한나 씨가 푸른 자연 위에 그만의 감성을 덧씌워 놓은 곳이다.




자연스러운 정원 분위기 살려


이곳은 기흥주택단지 내에 자리한 일반 주택이었다. 길한나 씨는 일반주택의 편안함을 최대한 살리면서, 많은 사람이 한 곳에 함께 하는 공간으로 변신을 꾀했다. 이 공사는 2003년 겨울 시작해 약 5개월간 진행했다.


빨간색 벽돌로 치장한 외관은 흰색 페인트를 이용해 차분하면서도 시원스럽게 초록과 어울리도록 마감하고, 실내 분위기는 심플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주제로 삼았다. 푸른 잔디 가득한 정원의 수영장과 연못은 하얀색 벽돌의 외관과 어우러져 전원주택의 여유로움을 안겨주고 있다. 길한나 씨는 번거롭고 화려한 장식은 피하고, 양떼가 지나다니는 한가로운 풍경과 유럽의 에스프레소-바(Espresso-Bar)를 컨셉으로 실내를 꾸몄다. 기존 주택의 거실 천장 서까래를 그대로 두고, 거실 전면창을 벽면 전체로 확대시켜 통유리로 마감했다. 창을 통해 바라보는 정원 풍경은 금세 의자에서 엉덩이를 뗄 수 없게 단단한 끈으로 몸을 묶어놓은 듯한 착각이 든다.


피아노를 올려놓은 작은 무대는 프레스코 풍의 벽화로 장식하고, 주방 입구에는 요즘 유행인 비즈공예품을 이용해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주었다. 이러한 카페 소품 또한 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상쾌한 주말 충전을 위해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금연·금주’라는 것이다. 금연 좌석이 있는 카페나 음식점이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카페에서 ‘금주’를 한다니. 이러한 카페의 광고 문안을 보고는 슬쩍 발걸음을 돌리는 손님들도 있겠지만, 잘 먹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위해 노력하는 ‘웰빙족’들에게는 더없이 반갑고, 또 찾아오고 싶은 공간이 아닐까.


길한나 씨는 음악을 함께 하는 동료는 물론, 가까이 지내는 지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장소를 계획했고, 기흥주택단지 안에 그러한 공간을 만들었다.


유럽 지역에서 활성화된 주말주택에서 착안해 주말의 휴식이나 편안함을 즐기는 분위기에 중점을 두고, 인테리어와 소품 등을 사용했다는 길한나 씨. 특히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연에서의 휴식 및 충전시간을 원하므로, 이러한 장소의 필요성은 절실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공부할 때에도, 도심보다는 외곽지역에서 생활한 시간이 더 많았고, 그는 이곳 용인의 상쾌한 공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고.




색채의 조화와 선율이 흐르는


카페 모무스에는 젊은 보헤미안들의 슬픔과 환희를 묘사한 오페라 ‘라보엠 (La Boheme)’에는 색의 조화와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고 있다. 이곳의 편안한 음악과 자연스러운 색채로 그려진 벽화가 마음을 스치게 한다.


공사 일정에 약간의 차질이 생겨 카페를 오픈하는 날까지 벽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오히려 손님들은 하나의 퍼포먼스로 구경했고 그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규모 살롱 음악회를 재현하고 싶었던 길한나 씨는 실제 연주가 열리지 않을 때는 다양한 곡들을 골라 손님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프레스코 풍의 벽화와 피아노, 전면창으로 보이는 정원의 여유로운 풍경과 어울리는 곡들을 고르는 그의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봄이면 철쭉과 진달래가 그 붉은 빛을 서로 다퉈가며 선보이고, 가을이면 단풍나무의 화려함은 물론, 손님들에게 대접하기에 충분한 양의 감이 주렁주렁 열리는 모무스. 한여름의 무더위가 살짝 모습을 감추었으니, 벌써부터 나뭇가지에 매달린 풍성한 감이 기다려진다.

전원주택단지 내에 있는 카페? 과연 얼마나 많은 손님이 올까 하는 의아심은 이곳 매니저의 설명에 금방 사라져 버린다. 인근에 연예인들이 여럿 살고 있는데, 그들의 인터뷰 장소로 이곳이 자주 애용된다고. 그들의 잦은 방문은 자연의 색과 보헤미안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의 선율이 함께 흐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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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까페] 푸른 자연에 라보엠의 선율을 씌운 카페 모무스(Cafe Mo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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