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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봉우리를 자랑하는 팔봉산을 휘돌아 흐르는 홍천강 기슭에 자리한 단층 목조주택. 425평 대지에 건축면적 79평의 단층 2″× 6″ 경골 목구조로 주거동과 객실동을 분리해 지었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주거동 전면의 가벽은 호주산 적벽돌과 방부목 사이딩으로, 객실동 좌측의 가벽은 방부목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지붕은 적색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하고 녹색 덱으로 포인트를 준 아담한 주택으로, 흰색 자갈을 깔아 깔끔한 이미지를 더했다. 주거동은 침실과 거실 외에 커뮤니티 홀을 두고, 객실동의 3개 룸에는 각각 덱을 설치해 전망권과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

·대 지 면 적 : 425평

·건 축 면 적 : 79평(관리동 42평, 객실동 37평)

·건 축 형 태 : 경골목구조(2″× 6″)

·외벽마감재 : 호주산벽돌, 방부목사이딩, 시멘트사이딩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미국식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 전기 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년 3월∼7월

·건 축 비 용 : 평당 400만 원

설계·시공 : 신영하이랜드건설 02-592-0514


정년퇴직 후 전원생활로 노후를 즐기고 더불어 게스트-룸 형식의 펜션을 운영하며 방문객들과의 대화로 적적함을 달래고 싶었다는 송환칠(68)·권원자(64) 부부. 2000년부터 동네 지인의 소개로 홍천 일대의 땅을 둘러보면서 전원생활 준비를 차근차근 해 왔다. 부지를 보러 다니던 중 근거리 생활 편의시설 형성이 잘 되어 있고, 홍천강과 대명스키장 등의 위락시설로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전원생활의 묘미도 맛볼 수 있는 팔봉리의 땅을 구입했다. 2003년 평당 30만 원에 425평 구입하고 이듬해부터 흙을 고르며 터를 닦기 시작했다. 설계·시공사 선정은 큰딸 미정(37) 씨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신영하이랜드에 의뢰하면서, 작년 말 ‘KBS 6시 내 고향’의 100년 가약으로 유명한 최길찬 건축사와 김태영 사장과 서로 안면을 트게 되었다. 최 건축사와 김 사장은 부지를 살핀 후 건축주와 협의를 통해, 건축주 부부를 위한 주거동과 방문객을 위한 객실동으로 채를 나눈 77평형 목조주택으로 결정했다. 올해 초부터 대지 분석을 시작해 설계 컨셉을 잡고 시공하기까지 약 4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신영하이랜드로 결정하면서 내심으론 방송 출연 등 대외 활동으로 너무 바빠 제대로 신경을 써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어요. 막상 부지를 보여주자, 우리 부부의 바람을 정확히 읽어 내고는 관공서 출입 업무뿐만 아니라 설계에서 시공, 마감, 입주까지 자로 잰 듯이 계획을 잡아 일을 진행했어요. 우리 부부는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지요. 더욱이 완공 후에도 근처에 지나던 길에 일부러 들러 불편한 점이 없는지 하나하나 살피더라고요.”


집을 지을 때는 최길찬 건축사와 김태영 사장, 권원자 씨와 큰딸이 늘 모여서 상의하고 진행했다. 건축주와 설계·시공자가 한자리에 모여 상의하고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결과물이 아주 만족스럽다고.


“주거동 지붕까지 다 올리고 나니까 손자들이 놀 만한 공간이 없는 거예요. 고민하다가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얘기를 했죠. 그렇게 해서 손자들이 놀 수 있는 다락을 드렸는데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조경 공사를 할 때는 송환칠 씨가 매일 서울과 홍천을 오갔는데, 나이 탓인지 좀 무리한 것 같다고.


“신영하이랜드에서 모든 걸 맡아 했는데, 하루하루 그럴듯한 모습을 드러내는 걸 보니 눈에 아른거려서 서울에 가만히 있지 못 하겠더군요.”


집을 짓고 나서 지나가는 객들이 예뻐서 들렀다가 꼭 촬영까지 하고 간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이는 건축주 부부. 만나는 사람마다 예쁘다 예쁘다 해서 노일강 일대에서 일명 ‘예쁜집’ 으로 통한다며 웃음이 가득하다.



절제된 미학으로 아름답게 연출한 공간


주거동은 부부를 위한 침실과 방, 거실, 주방, 욕실과 손자들을 위한 다락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실 전면으로 시원스레 창을 내고 좌측 덱으로 향하는 곳에도 전면창을 내어 팔봉산 전경을 한눈에 끌어들였다. 내부 벽면은 석고보드를 두 겹으로 대어 방음처리를 하고 화이트 실크벽지로 마감해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바닥은 강화마루로 깔고 주방가구도 원목 소재를 사용해 통일감을 주었다. 2층 다락은 손자들을 위해 지붕공사를 마친 후 재공사를 해 만든 곳으로 연두색으로 마감하고 노란색 커튼을 달아 귀여운 분위기를 냈다. 현관을 사이에 두고 분리되는 커뮤니티 홀은 주거동 내에 있으면서도 독립된 공간으로 내벽은 짙은 카키색으로, 천장 홀에는 포인트 벽지를 사용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캔들 샹들리에와 벽난로를 사용하여 따뜻한 분위기를 돋우어 준다. 건축주 부부는 손님과 다과를 곁들여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텔레비전도 볼 수 있는 커뮤니티 홀을 이 곳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간으로 꼽는다.


객실동은 외관이나 유지·관리 면에서 출입구를 배면으로 내어 이미지를 그대로 연출했다. 각 실 전면에는 덱을 설치해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4인-룸과 커플-룸 그리고 패밀리-룸, 이렇게 3개의 룸은 배면에 설치된 램프로 각각의 입구로 연결된다. 실마다 벽면 일부에 포인트 벽지를 써서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화이트 벽면에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천장 홀을 깊게 내어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벽지와 가구 등은 화이트로 통일하고 바닥재는 강화마루로 몰딩도 같은 색상으로 마감했다.


뒤편 야외 공간에는 바비큐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파고라를 설치해 전원의 운치를 더했다. 주거동과 객실동의 덱에서 사용한 녹색의 원목을 사용해 초록빛이 가득한 단란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난방 형태는 심야전기보일러를 사용하고 식수는 100미터 지하 암반수를 끌어쓴다.



물안개 피어나는 노일강을 벗삼아


아침이면 팔봉산을 흐려 놓는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나고 안개가 걷힐 무렵이면 노일강의 물결이 선명해지고 여덟 개의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내듯 팔봉리 초입에서 앞마당에 깔린 하얀 자갈과 자두나무, 앵두나무, 느티나무 등 갖은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다. 마당 한 구석에 마련한 작은 텃밭에는 고구마, 무, 갓, 쪽파, 대파, 배추를 심어 놓았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건축주 내외에게서 삶의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7월 초에 완공하고 27일에 입주했는데 새벽 5시에 일어나도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돌이 많아 땅 고르고 풀 뽑기를 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하다 보면 해가 져요. 시계가 필요 없다니까요. 그냥 해가 중천에 뜨면 점심 먹고 또 일하다가 해가 질 무렵이면 저녁 먹으러 가고 그렇게 살아요.”


정원에 해바라기 모종도 심어놨다며 내년엔 다른 꽃들도 심을 거라 작은 포부를 비춘다. 차로 10분 거리에 대명콘도가 있고 시내에 나드리마트와 보건소가 인접해 있어 생활하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시골이라 사람이 없어 버스를 타면 집 앞에서 타고 내려주고 하니 자가용이나 마찬가지라고.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


티라미스(Tiramisu)란 말은 ‘끌어올리다’란 뜻의 ‘티라레’(tirare)와 ‘나를’이란 뜻인 ‘미’(mi), ‘위로’라는 뜻인 ‘수’(su)가 복합된 이탈리아어로 종합적인 뜻은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한다.


“큰딸과 펜션 이름짓기 위해 3∼4자 단어를 수십 개 뽑아 와서 둘이 앉아 계속 골랐지요. 내가 마음에 들면 딸이 싫다 하고 딸이 마음에 들면 내가 싫다 하다 둘 다 마음에 드는 단어를 골랐어요. 우리 집에 와서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갔으면 하고 이 단어로 정하게 됐어요.”


“펜션이라고 하면 방을 많이 만들어도 좋을 테지만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어요. 사람들하고 만나 이야기도 하고 싶고 관리하기도 힘들 것 같아서 단층으로 결정했지요.”


오랜 공무원 생활에서 배어 나오는 습관이랄까. 과하지 않는 태도가 송환칠·권원자 부부에게서 묻어나온다. 동네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들어와서 그런지 마을 사람들이 이것저것 잘 가르쳐 준다고. 펜션 운영은 처음 해보지만 시골에 왔다고 둘만 살면 너무 적적할 것 같아 손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람 사는 맛도 느끼고 티라미스에 와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침구도 남이 쓰던 거 다시 쓰면 불쾌하잖아요. 그래서 단추로 쉽게 벗길 수 있는 걸로 여러 벌 장만했어요.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야지요.”田




글 최선희 기자 / 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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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일강의 운치를 담아 채를 나눈 홍천 티라미스(Tiramisu)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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