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아침 날씨에 옷을 껴입고
로컬 푸드 사업단에 들러
매주 배송하는 박스를 챙겨 서울로 향했다.
서울은 덥다.
한 시간여 걸리는 거린데도 온도 차이가 좀 난다.
복잡한 여의도 길이지만 내비게이션이 길을 잘 안내한다.
덕분에 헤매지 않고 바로 KBS에 도착.
뭘 분장한다고 찍어 바른다.
최대한 티 안 나게 살짝 해 달라고 부탁해 보지만
그래도 얼굴이'뽀샵'처리가 된다.
난생처음 스튜디오에서 녹화가 시작됐다.
긴장은 안 되는데 내 말투가 아닌 대본 말투는
영 외워지지가 않는다.
내 차례 녹화 시작.
입은 벌렸는데 외운 말은 나오지가 않는다.
갑자기 분위기 싸~~~.
진행자도 게스트도 표정이 장난이 아니다.
나를 엄청 안타깝게 바라본다.
어쩌지…
안 한다고 했는데 괜히 시켜서…
에라 모르겠다!
그냥 대본 무시하고 내 식으로 말해버렸다.
앞 TV에 비치는 내 모습이 영 어색타.
'원래 생긴 게 그런 걸 어째' 라고 위안을 삼아 보지만.
배틀 방식이라 뭘 뽑는다는데
그런 건 포기하고
로컬 푸드에 대한 홍보만 쏟아 냈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에게 상을 준단다.
정말 깜짝 놀랐다.
장장 일곱 시간을 방송국에 갇혀서
겨우 끝내고 돌아왔다.
역시 춘천은 춥다